해외 투자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최고 30.66%를 기록했다. 이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3.5% 기준)보다 7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올해에도 이 같은 고수익률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해외 투자 펀드에 대한 인기가 하늘로 치솟을 것으로 점쳐진다. 재테크 전문가들도 해외 투자 상품을 2005년 최대의 재테크 테마로 꼽고 있다.
Ⅰ. 해외투자펀드의 모든 것 장점 종류 유망펀드 투자요령



 최근 많은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새로운 해외 투자 펀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한국투신, PCA투신 등이 헤지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산은자산운용은 대우증권과 공동으로 오랜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활짝 펴고 있는 아시아의 두 거인, 인도와 중국에 투자하는 Chindia(친디아, China와 India를 결합한 합성어) 펀드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 자산운용사들의 국내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템플턴, 슈로더 등에 이어 피델리티자산운용이 국내 자산운용업계에 진출, 공격적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해외 투자 펀드 시장에 많은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면 투자 대안으로서 해외 투자 펀드가 최근 투자자들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자산운용사들이 관련 상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는 무엇보다도 초저금리 상태에서 원금을 지키는 데 급급한 예금만으로는 자산이 오히려 줄어든다는 위기의식 속에 어느 정도의 위험을 부담하면서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다른 투자 대안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데 있다. 여기에 덧붙여 해외 투자 펀드가 글로벌 분산 투자와 다양한 투자 기회의 포착이 가능하다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어필했기 때문일 것이다.



 해외 투자 펀드의 장점

 우리는 최근 몇 년 동안 IMF 구제 금융, 대우 사태, SK글로벌, LG카드 문제 등 금융시장 전체를 뒤흔들어 놓은 수없이 많은 사건들을 경험했으며, 이 와중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심각한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이러한 사건들은 국내에만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큰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며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 등에 분산 투자했었다면 이러한 위험들은 충분히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해외 투자 펀드는 주식, 채권, 헤지 펀드 등 투자 자산별 분산 투자뿐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아시아 등 지역적으로도 분산 투자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어느 한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고유의 사건들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하나의 기업 또는 산업에 대한 신용 위기에도 금융시장 전체가 출렁거리는 한국 시장을 넘어서 생각해 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 투자 자산의 분산뿐만 아니라 투자 지역의 분산 역시 복잡, 다양화된 재테크 환경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의 뉴스를 인터넷으로 검색할 수 있고, 전 세계의 펀드들에 누구나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현재와 같은 글로벌 투자 환경에서 굳이 투자 대상을 한국에 국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더욱이 우리는 직업 등 모든 생활의 터전마저 한국에 있지 않은가? 만일 한국에 전쟁이라도 나서 모든 것이 초토화되었을 때 해외 펀드의 형태로 수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면 그것이 갖는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한국이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었을 때 훨씬 더 많은 투자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봐도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지난 16년 동안 제자리걸음이지만 미국의 주식시장은 엄청나게 상승했다. 원자재 값이 상승하여 한국의 기업들은 원가 상승 압력에 시달릴 때 원자재 강국인 오스트레일리아 등은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달러 약세로 유로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유럽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대규모의 환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 이러한 예들은 모두 해외 투자 펀드가 국내 투자 펀드는 줄 수 없는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이 외국 펀드들은 그 다양성이나 운용의 전문성 등에서 한국 펀드들보다 훨씬 잘 발달되어 있어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전통적 펀드뿐 아니라 부동산, 원자재, 미술품 등에 투자하는 펀드, 사모주식 펀드(Private Equity Fund), 하이 일드 펀드(High Yield Fund), 헤지 펀드 등 다양한 대안 펀드들이 존재하며, 같은 주식형 펀드라 하더라도 운용 스타일에 따라 가치투자펀드, 성장투자펀드 등으로 나뉘고 지역적으로도 미국주식펀드, 차이나펀드, 이머징마켓펀드 등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우리가 투자 기회로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투자 대안에 각각의 전문 펀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 투자 펀드의 종류

  해외 유가증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일반적으로 해외 펀드라고 하나 이는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용어이며, 엄밀히 따지면 해외 투자 펀드라고 하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다. 해외 투자 펀드에는 크게 봐서 외국에서 설립되어 외국 펀드 매니저에 의해 운용되는 외국 펀드와 국내에서 설립되어 국내 매니저에 의해 운영되는 해외 투자 국내 펀드가 있다.

 외국 펀드는 외국에서 설립되었기 때문에 대부분 펀드가 설립국의 통화로 평가되고 결제된다. 예를 들면 템플턴투신의 글로벌본드펀드는 선진국 국채들에 분산 투자하는 외국 펀드로서 달러로 사고 달러로 돌려받게 된다. 따라서 펀드의 매수와 환매 시 원화를 달러로,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환전 과정을 거치게 되며, 당연히 원달러 환율의 변화에 따라 원화로 환산한 수익률이 영향을 받게 된다. 외국 펀드는 외국의 전문가에 의해서 전문적으로 운용되어 글로벌 투자 환경에 밝고 펀드에 대한 정보가 많은 투자자라면 본인들의 입맛에 정확히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예를 들어 미국 주식시장을 좋게 보고 있으며 가치투자 방식을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가치투자에 강점이 있는 템플턴투신의 US Equity Fund를 직접 매수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외국 펀드는 환위험을 펀드가 아닌 투자자가 직접 관리해야 하므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경우 투자가 매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해외 투자 국내 펀드는 국내 자산운용사에 의해 설립되어 국내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원화로 매수하고 원화로 돌려받는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별도의 환전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으며 환위험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또한 국내 펀드 매니저가 외국 펀드나 유가증권 등에 투자하기 때문에 글로벌 투자 환경이나 펀드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어도 쉽게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종류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 입맛에 정확히 맞는 펀드를 고르기가 힘들며 수수료도 다소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해외 투자 국내 펀드들은 대부분 외국의 개별 주식이나 채권 등을 편입하는 대신 외국 펀드를 편입하는 펀드 오브 펀드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한 펀드 내에서 다양한 투자가 가능할 뿐 아니라 국내 펀드 매니저들이 해외에 직접 투자하기에는 정보력이나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해외 투자 펀드

 엄밀히 말해서 모든 투자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펀드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투자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처한 환경이 너무나 다르고 기대 수익, 위험에 대한 태도 등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최근의 금융 환경을 고려할 때 투자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펀드를 표 ‘2005년 유망 해외 투자 펀드’에 제시해 보았다.

 먼저 영국계의 슈로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이머징마켓펀드’는 한국 등 전 세계 이머징마켓의 국공채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로 지난 수년간 우수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 위험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컨버징유럽채권펀드’는 2004년 5월에 신규로 EU에 가입한 동유럽 12개 국가의 국채 및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이다. 이들 국가가 Euro 경제권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금리 등 까다로운 조건을 총족시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현재 높은 수준에 있는 이들 국가의 금리가 Euro 국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이 펀드에 편입되어 있는 채권들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채권펀드’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의 국채와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이다. 중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위해 환율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의 대규모 재정 및 무역 적자는 달러 약세를 불가피하게 해 이들 아시아 국가의 통화 가치를 상승시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아시아 통화들에 투자하는 아시아채권펀드는 높은 환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투신에서 운용하는 ‘글로벌펀드셀렉터’는 미국의 유명한 펀드 평가사인 모닝스타의 자문 아래 전 세계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드이다. 이 펀드는 우리투신이 펀드 내에서 환위험을 헤지해 환위험이 없고 소액으로도 전 세계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어 위험이 적을 뿐 아니라 향후 주식시장이 좋아질 경우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한국투신이 운용하는 ‘골드-글로벌채권펀드’이다. 이 펀드는 철저하게 미 달러화 약세를 겨냥한 펀드 오브 펀드이다. 먼저 이 펀드는 금값이 달러 약세 때와 국제 정세가 불안해질 때 상승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금에 투자함과 아울러 통화 상승 가능성이 높은 아시아와 동유럽 채권에 투자하여 환차익을 노리는 펀드이다. 미국 정부 당국의 공식적인 강달러 정책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국의 쌍둥이 적자 때문에 달러화의 붕괴까지는 아니더라도 큰 폭의 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철저히 약달러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투자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소개한 5개 펀드 이외에도 많은 유망한 펀드가 있으며, 2005년에 본격적으로 출시될 예정인 외국 헤지 펀드들에 분산 투자하는 FoHF(Fund of Hedge Funds)나 전 세계 고배당 주식에 투자하여 배당만으로 이자 수익 이상을 노리는 배당주 펀드들도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측된다.

 이상으로 해외 투자 펀드의 최근 동향 및 필요성과 유망 펀드, 그리고 해외 펀드 투자 시 유의할 사항에 관해 간단히 살펴보았다. 월간 <이코노미플러스> 독자 모두 2005년에는 해외 투자 펀드를 통해 성공적으로 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Plus TIP

 투자요령 및 유의사항

  1. 자신의 투자 목적이나 성향에 맞는 투자를 하라

 
해외 투자도 국내 투자와 마찬가지로 위험이 따른다. 따라서 투자자는 투자 목표, 감내할 수 있는 손실 한도, 투자 기간 등을 고려하여 먼저 해외 투자에 얼마의 자산을 투자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단기적인 유행 등에 따라 꼭지에 사고 바닥에 파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으며, 장기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막연히 ‘해외 투자 상품=고수익’이라는 환상을 갖고 해외 투자 펀드를 고려한다면 위험이 높은 투자 대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이른바 뒷북을 치고 다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차라리 해외 투자 펀드를 쳐다보지 않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2. 해외 투자 상품의 특징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라

 국내 펀드들이 주로 그때그때의 시황에 따라 발 빠르게 대응하는 데 반해 외국 펀드들은 철저하게 펀드 설정 당시의 투자 전략에 따라 장기 투자를 추구한다. 따라서 외국 펀드에 투자할 때는 국내 펀드 투자보다 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 특히, 채권형 펀드들의 경우 편입 채권들의 만기가 일반적으로 길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이 단기적으로는 금리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편입 채권의 평균 만기가 5년이라면 금리가 1% 하락할 경우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 5%를 기록하여 채권형 펀드임에도 단기 투자 시에는 예기치 않은 큰 손실을 볼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해외 투자 펀드의 경우 국가 간 시차 등으로 결제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어 환매 신청부터 출금까지 국내 펀드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하므로 자금 스케줄 관리 시 이를 유념해야 한다.

3.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라

 해외 투자 국내 펀드의 경우 환율 위험을 펀드 자체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환율에 대한 고려는 크지 않지만 외국 펀드의 경우 외국 통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달러로 표시된 외국 펀드의 수익률이 10%이더라도 달러 가치가 하락하여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한다면 수익률은 거의 제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 펀드에 투자할 경우 환율 움직임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다만, 일반 투자가들의 경우 환율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에 선물환 계약 등을 통해 환위험을 헤지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선물환 계약 등을 통한 환위험의 헤지는 펀드 매수 시 펀드 판매 증권회사 등에 문의하면 쉽게 체결이 가능하다.

4. 전문가와의 상담은 필수요건

 마지막으로 해외 투자 펀드는 자신의 투자 목적, 투자 성향, 국제 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뿐 아니라 국내 펀드에 비해 투자 자산의 가격 변동, 환율 변동 등 투자 시 고려할 요인이 많은 데 비해 정보는 일반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상담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