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경영자들은 브랜드 자산을 기업 자산으로 판단한다. 실제로 브랜드를 돈으로 환산한 자산 가치에 매우 민감하다. 자산 가치는 기업 인수합병(M&A) 시 매수 가격의 잣대가 되면서 자사의 미래 기업 가치를 대변해 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LG그룹에서 보듯 지주회사가 자회사들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주가를 떠받치는 주요 수단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IMF 구제 금융 이후 해외 자본들의 국내기업 인수가 늘어나면서 브랜드 자산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국존슨앤존슨은 삼성제약의 에프킬라 인수 시 브랜드 값으로 297억원을 지급했고 질레트는 로케트전지 브랜드 사용권으로 660억원을 지급했다. 현재 주요 기업들의 브랜드 사용료 현황을 살펴보면 지주회사 ㈜LG는 LG화학,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 20곳으로부터 매출액의 0.2% 안팎을 브랜드 사용료로 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테스코가 점포 1개를 설립할 때마다 4억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으며 르노삼성자동차로부터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2002년부터 매출액의 0.8%를 브랜드 사용료로 받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대우일렉트로닉스, GM대우차의 해외 매출분 중 0.17% 안팎을 브랜드 사용료로 받고 있다.



 전사적 브랜드 관리 필수

 브랜드가 기업에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되면서 브랜드 자산 가치를 효과적으로 측정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이 기업 경영의 필수적인 과제가 됐다. 브랜드 자산 가치 평가는 사업단위별 브랜드 투자에 대한 성과평가(ROBI-Return On Brand Investment), 마케팅 투자에서의 분배, 마케팅 투자효과 극대화, 투자자로부터의 지원획득을 위한 자료, 전략적 제휴 시 각 브랜드 기여도에 대한 정확한 파악, 합병 후 사용할 브랜드 결정과 추후 브랜딩에 대한 제언제공 등을 위해 꼭 필요한 필수 과정이다.

 브랜드 성과를 측정하는 것은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학문적으로 브랜드 가치평가에 대한 연구는 1990년대부터 시작됐으며, 실무적으로는 M&A가 성행하던 1980년대부터 출발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광고대행사의 광고성과측정 지표인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회상도 측정에 불과했다. <포천>의 100대 기업 PR 담당자는 자사의 인지도와 회상도가 100%에 이르렀는데 5년간 주가는 계속 하락했음을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브랜드 가치평가는 마케팅 분석과 재무 분석을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며 투자전략에 관한 의사결정에서부터 마케팅 부문의 성과측정 및 보상까지 경영 전반에 걸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도록 이뤄져야 한다.

 기업이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경영의 기본이 되는 계획(plan)-실행(do)-평가(see) 시스템 도입을 통해 브랜드 자산 구축 및 유지, 관리 사이클을 돌릴 수 있는 메커니즘을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브랜드 자산가치 중요성을 인지하고 1998년 이후 브랜드 가치평가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후 브랜드 가치평가에 기반을 둔 브랜드 관리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전략적이고 효과적인 브랜드 관리를 위해 브랜드 전략 그룹을 도입해 전사적 브랜드 관리와 전략 수립을 총괄하고 있다.

 기업에서 평가란 말에 대해 두 손 들고 환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경영의 출발은 바로 평가로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경영자는 바람직한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 시스템을 설계해 활용함으로써 기업성장의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