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그룹의 한국지사 오길비 앤 매더 코리아와 국내 굴지의 광고기획사인 금강기획이 올 초 금강오길비그룹으로 재탄생했다. 그룹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오길비 앤 매더 코리아의 백제열(50) 대표이사를 만났다.

 울 강남 잠원동에 있는 백 대표의 사무실은 감각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광고회사의 이미지를 그대로 뽐내고 있다. 오길비의 상징인 강렬한 빨강색이 입구에서부터 눈길을 끈다. 같은 색의 구조물은 마치 현대미술전시회를 방불케 한다.

 사무실 중앙에 있는 백 대표의 방은 항상 열려있다. 직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열어놓기도 하지만, 상사와 부하직원의 격을 없애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집보다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기 때문에 저는 직원들에게 편안하고 즐거운 회사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광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더욱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1987년 코래드를 시작으로 광고업에 종사한지 18년째인 백 대표는 2001년부터 오길비 앤 매더 코리아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오길비 아시아태평양지역 이사회의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한국인 최초의 선임이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올 초 출범한 금강오길비그룹에 대해 소개해 달라.

 금강오길비그룹은 오길비 앤 매더 코리아와 금강기획(Diamond ogilvy)의 통합으로 만들어진 그룹이다. 금강오길비그룹에는 금강기획과 오길비 앤 매더의 4개 계열사가 소속되며, 여기에는 국내 최초로 설립되는 오길비의 1개 계열사도 포함된다. 이에 따라 향후 금강기획이 가진 풍부한 국내시장 경험과 오길비가 가진 ‘360도 브랜드 스튜어드쉽(360 Degree Brand Stewardship)’을 비롯한 세계적 수준의 마케팅 지식과 노하우, 접근 전략이 결합되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마케팅 접근 방법인 ‘360도 브랜드 스튜어드쉽’은 무엇인가.

 360도 브랜드 스튜어드쉽이란 오길비의 대표적인 마케팅 방법이다. 브랜드 아이디어를 매체의 특성과 장벽에 관계없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통합적인 브랜드 구축으로 소비자들에게 같은 맥락의 이미지를 심어주고자 하는 것이다.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어, 아주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금강오길비그룹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세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2008년 안에 한국 광고시장에서 업계 3위를 달성하는 것, 두번째는 현재 또는 잠재적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이 되는 것, 세번째는 한국에서 재능 있는 전문가들이 가장 근무하고 싶어 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 외국인 없는 외국계 회사라고 들었는데.

 오길비 앤 매더 코리아의 설립 초기에는 외국인 사장을 포함한 5명의 외국인 임원이 있었다.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우리 회사에 외국인 직원은 단 한 명도 없다. 내가 처음 일할 당시만 해도 실력 있는 인재의 부재로 피부색과 사고방식이 다른 외국인들을 고용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국내 인력의 뛰어난 업무능력과 글로벌 마인드의 향상으로 외국인 직원을 고용하지 않는다. 겉은 외국계 회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완벽히 현지화 된 국내기업이다.

 -현재 오길비 앤 매더 코리아의 주 광고주는?

 오길비 앤 매더 코리아는 DHL, 질레트, 한국관광공사, 코닥, PCA생명, 유니레버, 더 페이스 숍(THE FACE SHOP), 한국 와이어스, 유한킴벌리, 모토로라, 피자헛 등의 광고를 맡고 있다.

 모토로라 광고가 방영되고 난 후에, 더 페이스 숍(THE FACE SHOP)에서 광고 의뢰를 해온 것이 기억이 난다. 모토로라 광고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며, 우리 회사에서 꼭 광고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하더라. (오길비 앤 매더 코리아는 2004년 기준으로 매출액 180억 원을 기록했고 연평균 20% 이상의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으며, 9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광고는.

  새로운 시각과 발상이 가장 중요함을 확인시켜줬던 1993년 대우전자의 ‘신대우 가족’과 1995년 유한킴벌리의 ‘화이트’ 광고다. 대우전자의 의뢰를 받고 드라마 형식의 독특한 TV광고를 생각했다. 당시 금성사(지금의 엘지전자)와 삼성전자의 소비자 인지도에서 밀렸던 대우전자는 한·두 제품의 선전이 아닌 대우전자라는 회사를 홍보하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의 모든 가전제품을 대우제품들로 비치해 놓고, 자연스럽게 소비자가 대우제품을 인식하도록 유도한 광고였다.

 유한킴벌리의 소비자 인터뷰 형식의 화이트 광고는 현재까지 총 18회 인터뷰 광고를 제작할 만큼 소비자 호응도가 높다. ‘깨끗함이 달라요’라는 광고문구와 인터뷰식 광고는 소비자에게 신선함과 신뢰감을 줘 브랜드 이미지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3년 만에 매출 1위를 달성했다.

 - 금강오길비그룹의 앞으로의 계획은.

 오길비 헬스 월드 코리아(Ogilvy Health world korea)가 의료광고 규제완화를 앞둔 시점에 맞춰 올해 안에 출범할 것이다. 의료광고 규제가 완화되면, 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에 새로 출범할 기업을 바탕으로 의료광고 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퇴근 후,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나.

 시간이 나면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거나,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하곤 한다. 아들이 있지만, 보통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짬짬이 운동을 한다. 자연스레 건강관리도 되니 아주 좋다. 한동안 요가를 했었는데, 허리에 무리가 가 지금은 헬스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