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말, 우리나라는 수출 1억달러 시대를 연 1964년 이래 정확히 40년 만에 수출 2000억달러 시대를 열게 됐다. 지난 40년간 연평균 수출 성장률은 23.1%에 달했고, 이는 세계 20대 수출국 가운데 단연 1위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인 성과의 이면에는 반도체, 휴대폰, 컴퓨터, 자동차, 선박 상위 5개 품목의 비중이 전체 수출의 44.1%에 이르는 품목 편중화가 숨겨져 있다.

 더욱이 이 분야는 최근 중국을 비롯해 후발국들이 빠른 속도로 추격, 잠식하면서 앞으로 10년 후까지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면 10~20년 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새로운 기술은 무엇일까. ‘미래에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라는 큰 그림 속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은 국가백년지대계가 걸려 있는 핵심적인 화두인 것이다.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선 누구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디지털 첨단 기술을 떠올릴 것이다. 정부가 IT산업을 중심으로 10대 차세대 성장 동력을 선정, 이의 개발에 많은 역량을 쏟아 붓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일·중도 IT 집중 육성

 미래 성장 동력 강화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의 경우 잃어버린 10년을 극복하고 ‘Made in Japan’의 부활을 위해 2004년 5월 연료전지, 로봇, 디지털 가전, 바이오, 환경기기, 콘텐츠, 비즈니스 7대 신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대만은 미래 성장 산업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콘텐츠, 바이오 4개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2003년 기술 정책의 화두를 Follow-up(추격) 전략에서 Lead(추월) 전략으로 전환하고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120개 기업의 R&D센터 유치를 추진하는 한편 향후 5~10년간 정보통신, 바이오, 교통, 에너지 등 4개 산업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미국도 막대한 재정 적자에도 불구하고 IT, BT, NT 등 첨단 기술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10년까지 미국에 견줄 수 있는 가장 경쟁력 있고 역동적인 지식 기반 경제를 이룩하겠다는 비전을 설정하고, EU 6차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 속에서 우리가 IT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우리의 확실한 먹을거리로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원천 및 기반 기술 확보가 절실히 요구된다. “향후 10년 동안 우리는 그동안의 10년보다 더 극심한 변화를 견뎌내야 할 것”이라며 “기술 혁신에 적응하느냐의 여부가 조직이나 국가의 흥망을 결정할 것”이라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말처럼 우리는 10년 후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유지하려면 외국 기술을 모방하는 현재의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원천 및 기반기술 확보 요구

 특히 IT산업은 시장 요구와 기술 발전이 맞물리면서 광대역화, 모바일화의 진전과 함께 유선·무선·방송·컴퓨팅 분야의 컨버전스 현상과 금융·교육 등 타 산업과의 컨버전스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 산업·제품 간 경계가 붕괴되고 신산업이 탄생되고 있다. 컨버전스와 함께 또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유비쿼터스가 매우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비교 우위가 가능한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선택과 집중 전략일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IT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IT839 전략을 확정하고 이들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게 된 것이다. IT839 전략은 휴대 인터넷, 지상파 DTV 등 8대 신규 서비스를 광대역 통합망과 같은 3대 인프라를 기반으로 도입해 9대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는 것이다.



 IT 839전략 추진

 IT839 전략이란 IT산업이 갖고 있는 이러한 독특한 수직적·수평적 가치사슬에 따라 8가지 신규 정보통신 서비스를 도입·활성화 해 3대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유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9대 첨단 기기와 단말기, 소프트웨어, 콘텐츠 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이루면서 동반 성장이 가능하도록 민·관·연이 함께 협력하여 추진하는 IT산업의 새로운 발전 전략을 뜻한다.

이러한 IT839 전략 추진을 통해 신규 서비스 도입, 인프라 구축, 기기 및 S/W 등의 신성장 동력 육성이 순조롭게 추진될 경우, IT서비스 시장은 올해 45.9조원에서 2007년까지 53.3조원으로 규모가 확대된다. 이에 따라 전체 IT산업도 2004년 240조원, 2007년에는 380조원이 달성될 것으로 예상되며, IT 수출도 2004년의 700억달러에서 2007년에는 1100억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이다. 또한 IT산업에서의 고용도 2004년 128만명에서 2007년에는 15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012년 GDP 1103조원으로 선진국 도약을 전망하는 것도, 이와 같이 연평균 15.7%의 성장을 보이는 IT산업이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의 기틀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국민소득 2만달러 중 IT 분야에서 5000달러 달성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며 정보, 통신, 방송을 통합한 광대역 통합망을 구축해 새로운 IT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정보화를 통한 시장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다.

 IT839 전략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8대 서비스는 적시성(Time to Market) 있는 사업자 허가와 함께 표준 및 서비스 방식의 결정을 통해 정보통신서비스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시범사업, 기술개발 지원 등을 병행해 전략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서비스 극대화를 도모하는 데 있다. W-CDMA, 지상파 DTV, 인터넷 전화(VoIP) 등 기존 서비스는 2006년까지 활성화시키고, WiBro, DMB, 홈네트워크, 텔레매틱스, RFID 활용 서비스 등 신규 서비스는 2006년까지 점진적으로 도입해 결국 이를 통해 IT 설비 투자 및 시장 규모를 2007년까지 8조원 및 53조원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또한 3대 인프라 구축을 통해 IT 신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우선 통신, 방송, 인터넷의 대통합 시대에 대응하고, 신성장 동력 산업의 발전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광대역 통합망 구축을 추진해 2010년까지 2000만 가입자에게 현재보다 50배 빠른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리고 향후 유비쿼터스 시대를 대비한 u-센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전자칩 등 핵심 기술 개발을 통하여 RFID/USN 국제 표준을 선도하는 한편, 물류, 동물 관리, 교통 등 파급 효과가 큰 응용 분야를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해 세계 1위의 u-Life를 구현하게 된다. 더불어 현재 인터넷 프로토콜인 IPv4의 인터넷 주소 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광대역 통합망, 홈네트워크, 텔레매틱스 등의 구현에 필수적인 차세대 인터넷 프로토콜(IPv6)을 도입, 확산해 2010년에는 All IPv6로 전환함으로써 인터넷 주소 자원에 대한 고갈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특히 이러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2010년까지 투자 67조원, 생산 111조원, 수출 508억달러의 유발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인프라 구축에 중점 투자

 9대 신성장 동력을 통해 서비스 및 인프라 구축에 소요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부품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민간의 초기 투자에 대한 위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원천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네트워크 기반에서 호환성 확보를 위한 표준화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신성장 동력 산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소프트웨어, 기기 및 부품 시장은 2003년 165조원에서 연평균 18.6% 성장해 2007년에는 327조원으로 98.2%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이러한 IT839 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핵심 기술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도전적인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국책연구소와 대학의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 여건 조성과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기술 개발을 위한 산·학·연의 역할 분담 및 협력체제 정비 그리고 R&D 투자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꾸준한 연구 개발과 인재 육성 등을 통해 기초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결국 휴대폰, 반도체 등과 마찬가지로 머지않아 세계 시장으로부터 충분한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김태현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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