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모친인 손복남 CJ그룹 고문이 11월 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그가 세상을 떠난 날은 CJ그룹(창업 당시 제일제당공업)의 창립 69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1933년생인 손 고문은 경기도지사를 지낸 고(故) 손영기 전 안국화재(현 삼성화재) 사장의 장녀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누나다. 1956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선대 회장의 장남 고 이맹희 CJ 명예회장과 결혼해 슬하에 이재현 회장, 이미경 부회장,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 삼 남매를 뒀다. 특히 이병철 회장은 집안 대소사를 맏며느리인 손 고문과 상의할 정도로 그를 아끼고 신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영기 사장 사망 후 안국화재 지분을 손 고문에게 상속해줄 정도였다.

이때 손 고문이 물려받은 지분은 CJ그룹이 탄생하는 데 기틀이 됐다. 1993년 제일제당이 삼성그룹에서 분리될 때 그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안국화재 지분을 당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제일제당 지분과 맞교환했다. 이후 1996년 제일제당그룹이 공식 출범하자 이를 장남 이재현 회장에게 모두 증여해 CJ그룹 출범에 힘을 보탰다.

손 고문은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았지만, CJ그룹의 후원자이자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일례로 CJ가 문화 사업에 진출하는 계기가 됐던 1995년 미국 드림웍스 지분 투자 당시, 공동 창업자였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제프리 카젠버그를 집에 초청해 직접 식사를 대접해 협력 분위기를 이끌었다. 손 고문에 대해 이재현 회장은 평소 “CJ그룹 탄생의 숨은 주역”이라며 “내가 그룹의 경영자로 자리 잡는 데 든든한 후원자셨다”고 말해왔다고 한다.

손 고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필동 CJ인재원에는 발인식이 열린 11월 8일 오전까지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11월 6일 첫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모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손 고문은 이재용 회장에게는 큰어머니, 홍라희 전 관장에겐 손위 동서다. 이들은 30여 분간 자리를 지키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튿날에는 홍라희 전 관장이 차녀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함께 빈소를 다시 찾았다. 범삼성가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도 같은 날 조문했다. 이 밖에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신임 대표이사 사장. 사진 코오롱그룹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신임 대표이사 사장. 사진 코오롱그룹

코오롱그룹 정기 임원인사·계열사 CEO 대거 교체
‘이웅열 장남’ 이규호 사장 승진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4세인 이규호 부사장이 11월 7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1984년생인 이 사장은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 부문을 맡아 지난 2년간 체질 개선과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BMW 본부장 전철원 부사장과 오는 2023년 1월 신설 출범하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각자 대표이사를 맡을 예정이다.

코오롱그룹은 주력 제조업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도 모두 교체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자리에 김영범 코오롱글로텍 대표이사 사장을 내정했다. 코오롱글로텍 대표이사는 방민수 코오롱플라스틱 부사장,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이사는 허성 코오롱인더스트리 부사장, 코오롱베니트 대표이사는 강이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부사장이 내정됐다. 코오롱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신임 상무보 22명 가운데 72%에 달하는 16명을 40대로 선임했다”며 “세대교체에 따른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시스템(MLRS)천무. 사진 한화그룹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시스템(MLRS)천무. 사진 한화그룹

한화, 다연장로켓시스템 천무 폴란드와 본계약
5조원 규모…200여 문 수출

한화디펜스와 통합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1월 4일 폴란드 정부와 다연장로켓시스템(MLRS) ‘천무’의 수출 1차 이행계약(본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만 5조원에 달한다. 앞서 올해 10월 한화는 폴란드와 천무 288문과 유도탄 수출을 위한 기본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기본 계약은 본계약 체결 전 사업 예산을 설정하고자 총물량과 사업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절차를 말한다. 이번 1차 이행 계약을 통해 우선 200여 문의 발사대와 유도탄이 순차적으로 폴란드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화는 추가 협상을 통해 2023년 말까지 2차 이행 계약도 체결할 계획이다.

한국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천무는 유도탄뿐 아니라 다양한 구경의 다연장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시스템(체계)이다. 최대 사거리 300㎞의 지대지 미사일도 쏠 수 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이번 계약으로 2022년 한국의 방위 산업 수출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인 170억달러(약 24조378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방위 산업 수출액(72억5000만달러)의 두 배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전광현 SK케미칼 사장. 사진 SK케미칼
전광현 SK케미칼 사장. 사진 SK케미칼

SK케미칼, 친환경 전환 속도
“그린 소재에 1조원 이상 투자”

SK케미칼이 그린(친환경) 소재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1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11월 7일 밝혔다. 전광현 SK케미칼 사장은 이날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열린 온라인 기업 설명회에서 “화학적 재활용, 바이오 소재, 그린 에너지 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에코트랜지션(Eco Transition)’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2021년 기준 약 9000억원 규모의 화학 사업 매출액을 2030년까지 2조6000억원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SK케미칼의 핵심 사업인 코폴리에스터 생산 능력 확대 등에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코폴리에스터 생산 능력을 기존 대비 50% 이상 확대해 2030년 세계 1위 코폴리에스터 생산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플라스틱 리사이클(재활용) 시장 수요에 대응해 2030년까지 리사이클 플라스틱 판매 비중을 100%로 늘릴 방침이다.

김우영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