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 회장직 겸직을 선언했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에 이어 최 회장이 SK텔레콤을 직접 지휘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계는 최 회장이 배터리·반도체 사업에 이어 통신 기반의 인공지능(AI) 사업까지 직접 챙겨,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혁신)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10년 전인 2012년 2월 14일 인수한 하이닉스를 적자기업에서 지난해 삼성전자와 인텔에 이어 글로벌 반도체 매출 3위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SK그룹은 2월 21일 “최 회장이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을 맡아 AI 사업과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이 SK텔레콤 회장을 겸임하지만, 미등기 회장으로 이사회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SK텔레콤의 경영 활동은 기존처럼 유영상 사장과 경영진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이사회 운영 사항은 김용학 이사회 의장과 등기 이사들이 결정한다. 


‘회장님’ 합류로 힘 받는 SKT

2021년 11월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사업 지주사 및 투자사로 SK텔레콤에서 인적 분할된 SK스퀘어의 대표이사를 박정호 부회장이 맡게 되면서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유영상 사장으로 바뀌었다. 기존에 SK텔레콤이 거느리고 있던 SK하이닉스, SK플래닛, SK쉴더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등의 계열사들도 SK스퀘어 산하로 편입됐다. 인적 분할 이후 회사 외연이 축소됐을 뿐 아니라, 그룹 이인자였던 박정호 부회장마저 자리를 옮긴 상황에서 그룹 총수인 최 회장의 회장직 겸직 소식이 알려지자, 향후 SK텔레콤 사업에 힘이 실릴 것이란 이야기가 많다. 

최 회장이 미등기 회장직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에서도 미등기 회장을 맡아 경영진과 이사회의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와 SK이노베이션 계열사들의 친환경 사업 전환에는 최 회장의 조력이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SK텔레콤 이사회에 참여하진 않지만, 회사 혁신을 위한 조력자 역할을 자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군 재정비하는 SKT⋯AI에 우선순위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디지털 전환이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면서 AI 분야는 SK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사업군이 됐다. 유 사장은 취임 직후 ‘SKT 2.0 비전’ 실행을 강조하면서 회사의 사업군을 5가지로 재정비했다. 이에 따라 사업군은 △유무선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아이버스(AIVERSE·AI와 universe의 합성어)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로 세분화했다. 아이버스와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두 개 사업군은 AI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신사업이다. 

이번에 그룹 총수인 최 회장까지 합류하면서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AI 신사업이 최우선 순위에 놓일 전망이다. 또한 전 그룹 차원에서 AI 사업과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행보 역시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이 SK텔레콤의 AI 딥체인지를 시작으로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인 사피온(SAPEON)과 연계성이 점차 커질 것이란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SK그룹이 글로벌 수준의 AI 경쟁력을 확보해 AI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업체)로 사업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SK그룹은 지난 1월 사피온의 해외 진출을 위해 미국 법인(사피온 Inc)을 설립했다. SK텔레콤은 SK스퀘어와 함께 사피온 미국 법인을 통해 AI 반도체에 투자할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 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과 기업 결합 승인받은 대한항공
일부 노선 운수권 이전 조건부 승인

대한항공이 2월 22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아시아나항공과 기업 결합을 승인받았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주식 63.88%를 취득하게 됐고, 세계 10위권 초대형 항공사 출범이 이뤄지게 됐다. 공정위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한 지 1년여 만이다. 

다만 결합일로부터 10년간 일부 노선의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과 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 이전이라는 조건이 달렸다. 우선 26개 국제노선과 8개 국내노선에 신규 항공사가 들어오거나 기존 항공사가 증편할 경우 두 회사가 가진 국내 공항(인천·김해·제주·김포공항) 슬롯을 공항 당국에 반납할 의무가 생겼다. 운수권이 필요한 11개 ‘항공 비(非)자유화 노선’의 경우 새로 항공사가 진입하거나 기존 항공사가 운항을 증편할 때도 두 회사가 사용 중인 운수권을 즉시 반납해야 한다. 슬롯 및 운수권 반납 개수의 상한은 노선별 점유율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세부 내용은 신규 항공사가 진입 신청을 하거나 기존 항공사의 증편 신청이 있는 시점에 공정위가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결정한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QLED TV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QLED TV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글로벌 TV 시장 16년 연속 1위
프리미엄 판매 전략이 성공 포인트

삼성전자가 세계 TV 시장에서 1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2월 20일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1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점유율 29.5%, 수량 기준 19.8%로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측은 “TV 시장의 환경이 끊임없이 변화 중이지만 QLED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판매 전략이 주효했다”며 “QLED는 2019년 이후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프리미엄 TV의 대세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2500달러(약 303만원) 이상 TV 시장에서 42.1%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80형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는 44.9%의 점유율(금액 기준)을 차지했다. 삼성 QLED TV는 2017년 출시 이후 5년 만에 누적 판매량 2600만 대를 돌파했다. 삼성 QLED TV는 2017년 80만 대를 시작으로, 2018년 260만 대, 2019년 532만 대, 2020년 779만 대, 2021년 943만 대를 기록하며 판매량이 가파른 속도로 증가했다. 

OCI 본사 사옥. 사진 OCI
OCI 본사 사옥. 사진 OCI

부광약품 최대 주주 오른 OCI
지분 투자로 바이오 신사업 드라이브

에너지·화학 전문 기업 OCI가 부광약품의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OCI는 부광약품의 신약개발 역량을 통해 미래 신사업 분야로 낙점한 제약·바이오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2월 22일 OCI는 부광약품 최대 주주로부터 지분 약 11%(약 773만 주)를 1416억원에 매입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OCI는 부광약품의 최대 주주가 됐다. OCI가 취득한 주식은 김상훈 부광약품 사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던 것이다. 

OCI는 태양광발전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회사다. 최근에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같은 첨단소재 사업뿐 아니라 제약⋅바이오 사업으로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OCI는 2018년 바이오사업부를 만들고 바이오 벤처기업과 펀드 등에 투자를 해왔다. 같은 해 OCI는 부광약품과 공동으로 ‘BNO바이오’라는 합작사를 설립해 협력한 바 있다. 부광약품은 중추신경계 치료제와 항암제를 중심으로 의약품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대해왔다.

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