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4일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국을 찾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회장과 회동하는 모습. 두 사람은 3여 년 만인 10월 4일 다시 한국에서 회동을 했다. 사진 뉴스1
2019년 7월 4일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국을 찾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회장과 회동하는 모습. 두 사람은 3여 년 만인 10월 4일 다시 한국에서 회동을 했다. 사진 뉴스1

“삼성과 ARM(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의 전략적 협력을 논의하고 싶다.”

10월 1일 방한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10월 4일 단독 면담을 갖기 앞서 공개적으로 밝힌 내용이다. ARM은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팹리스)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칩 기본 설계도(아키텍처) 시장의 9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0월 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2027년 1.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양산 계획을 공개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보다 앞설 것으로 관측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에서 20년 이상 세계 1위를 굳히고 있는 삼성전자가 비메모리에서도 초격차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ARM 인수 이재용식 신경영 신호탄 될까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10월 4일 오후 손 회장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코퍼릿클럽에 들러 이 회장과 만찬까지 하며 오후 늦게까지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 노태문 MX(모바일경험)부문장 등 삼성 측 인사와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 등이 동석했다.

두 사람의 회동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손 회장은 최근까지 ARM 지분 매각이나 프리 IPO 투자(상장 전 지분 투자)가 아닌, 삼성과 장기적 포괄적 협력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 2016년 310억달러(약 45조1980억원)에 ARM을 인수(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각각 75%, 25%씩 보유)했는데, 비전펀드가 올 2분기에만 230억달러(약 33조534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여러 보유 주식 매각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예상 매각 가격이 80조~100조원으로 매출(지난해 기준 3조9000억원)에 비해 비싼 편이어서 삼성이 고객사들과 관계 등을 따졌을 때 선뜻 인수에 나서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2020년 ARM을 미국 엔비디아에 매각하려다가 미국·영국·유럽 경쟁 당국의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 적이 있다. 이 부회장이 인텔·퀄컴·SK하이닉스와 연합 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언급되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컨소시엄 규모가 클수록 독점에 대한 의심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ARM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만약 삼성전자가 ARM 인수를 확정 발표한다면 이는 곧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과 ‘뉴 삼성’ 선포의 기점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최시형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파운드리 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삼성은 TSMC보다 3개월 앞선 지난 6월 세계 첫 3나노 1세대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뒤졌지만 기술 초격차로 판을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4월 1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네이버 밋업(NAVER Meetup)’ 행사에서 글로벌 비전을설명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4월 1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네이버 밋업(NAVER Meetup)’ 행사에서 글로벌 비전을설명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최수연 네이버 대표, 글로벌 3.0 비전 실행
8000만 사용 ‘美 당근마켓’
‘포시마크’ 2조3441억원에 인수

네이버가 북미 최대 중고 거래 패션 플랫폼에 2조원 넘는 자금을 투입,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을 했다.

네이버는 10월 4일 북미 최대 패션 C2C(개인 간 거래) 커뮤니티 포시마크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규모는 2조3441억원이다. 이는 네이버 창사 이래뿐만 아니라 국내 온라인 플랫폼 기업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빅딜’이다. 네이버 측은 “한국, 일본, 유럽을 잇는 글로벌 C2C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실리콘밸리에 직접적인 사업 거점, 전초기지를 마련하게 됐다”며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포시마크의 기업 가치를 주당 17.9달러(약 2만6098원), 순기업 가치 12억달러(약 1조7496억원)로 평가했으며 포시마크가 보유한 현금 5억8000만달러(약 8456억원)에 대한 대가를 포함한 인수 대금을 전달한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포시마크는 네이버 계열사로 편입된다. 

포시마크는 사용자 중 80%가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인 글로벌 패션 C2C 1위 사업자다. 2011년 설립 이후 총 8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 개인 간 패션 거래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0월 3일(현지시각) 폴란드 바르샤바 총리실에서 구광모(왼쪽) LG 회장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예방했다. 사진 LG
10월 3일(현지시각) 폴란드 바르샤바 총리실에서 구광모(왼쪽) LG 회장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예방했다. 사진 LG

구광모 LG 회장 ‘글로벌 현장 경영’ 시동
배터리 핵심 거점 폴란드서 부산엑스포 지지 요청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섰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만나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지를 요청한 데 이어 현지 배터리 생산 공장도 둘러봤다.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10월 3일 폴란드 바르샤바 총리실에서 모라비에츠키 총리를 만났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2016년 열린 LG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부총리 겸 경제개발부 장관으로 참석한 바 있다. 구 회장은 모라비에츠키 총리에게 LG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 공장이 LG의 세계 배터리 생산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한 데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이어 부산엑스포 지지 요청도 했다. 구 회장은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LG에는 처음 사업을 시작한 의미가 큰 곳”이라며 “엑스포가 추구하는 ‘새로운 희망과 미래’에 대한 소통의 장이 부산에서 마련되길 기대한다. 한국의 모든 국민이 엑스포 유치에 어느 나라보다 열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는 구 회장을 비롯해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이천국 LG전자 유럽지역대표 등이 참석했다. 구 회장과 관계자들은 대한민국과 폴란드가 더욱 미래 지향적인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라며 그 과정에서 LG도 기업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10월 4일 브로츠와프로 이동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브로츠와프 공장은 연간 100만 대 규모의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곳으로 생산 능력(연 70)이 세계 최대 규모다. 구 회장은 브로츠와프 공장을 LG 친환경 미래 차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시킨 구성원을 격려하고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는 현재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 위치한 쇼팽 국제공항과 즐로테 타라시 백화점 외부 대형 전광판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응원’ 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전효진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