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캠핑카 공유 서비스 업체 아웃도어시는 2월 초 설립 이후 누적 거래액이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 아웃도어시
미국 캠핑카 공유 서비스 업체 아웃도어시는 2월 초 설립 이후 누적 거래액이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 아웃도어시

‘아웃도어 업계의 에어비앤비(Airbnb)’로 불리는 캠핑카 공유 업체 아웃도어시(Outdoorsy)가 누적 거래액 10억달러(약 1조105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웃도어시는 1월 14일(현지시각) “2월 초 누적 거래액이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까지 아웃도어시 플랫폼을 통한 누적 예약 일수는 320만 일, 가입 회원 수는 370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2014년에 설립된 아웃도어시는 세계 최대 캠핑카 공유 서비스 회사로 성장했다. 미국·캐나다·호주·프랑스·영국을 비롯해 전 세계 14개국 4만8000여 개 도시에 캠핑카 20만 대를 확보했다. 올해 일본·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초 5000만달러(약 553억원) 규모의 시리즈 C 단계(해외 진출, 연관 사업 진출 단계) 투자 유치에 성공, 누적 투자 유치액이 7500만달러(약 829억원)를 넘어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여행 업계 전반이 침체를 겪었지만, 아웃도어시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아웃도어시의 2019년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400% 성장률을 보였는데, 지난해 10월 예약 건수가 같은 해 4월과 비교해 무려 4600%나 증가했다. ‘차박(차+숙박)’ 문화의 확산이 회사 매출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타인과 접촉을 줄이면서도 자연을 즐기고, 이동과 숙박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레저로 차박이 인기몰이하면서 캠핑카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소비자는 1억원이 넘는 캠핑카를 직접 구매하기보다 대여로 눈을 돌렸다.

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생활하는 ‘밴 라이프(van life)’를 쿨한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이는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도 차박 인기를 거들었다. 지난해 아웃도어시 예약 중 90%를 밀레니얼 세대 고객이 차지했다. 아웃도어시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제프 캐빈스는 “아웃도어 시장은 온라인으로 가져올 수 있는 마지막 주요 시장”이라며 “우버를 만들었던 밀레니얼 세대가 이제는 아웃도어시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시장 조사 업체 아이비스 월드에 따르면, 미국의 RV(레저용 차량) 렌털 시장은 지난해 2억8060만달러(약 3101억원)로 2012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1%대에 그쳤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차박을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RV 판매는 물론 렌털 시장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실제 소어 인더스트리(Thor Industries), 위네바고(Winnebago), 포레스트 리버(Forest River) 등 미국 주요 RV 제조사의 지난해 실적이 일제히 개선세를 보였다.

웰스 파고는 코로나19 이후 자사 RV 구매자 중 80%가 첫 구매자였다고 밝히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RV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소어 인더스트리는 원격근무가 계속되면서 RV를 여가뿐만 아니라 작업 공간으로 활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본다.

일본에서는 현지 기업 최초로 차박 시장에 뛰어든 캠핑카 공유 서비스 업체 카스테이(Carstay)가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2019년 설립된 카스테이는 차량 공유뿐 아니라 주차 공간 대여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주목받았다. 일본에서 차박이 인기를 끌면서 ‘캠핑카 불법 주차’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카스테이는 사업 초기부터 지자체, 캠핑장 업체, 주차장 업주 등과 협력해 캠핑카 주차 공간을 확보해나갔다. 현재 회사가 확보한 주차 공간은 일본 전역에 100곳이 넘는다.

카스테이는 현지 대형 손해보험사인 미쓰이스미토모해상과 협력해 카스테이 이용 고객을 모두 ‘차박 보험’에 가입시켜 이용 고객은 물론 주차 공간 제공자를 보호한다. 차박 장소 인근 관광지와 각종 행사 정보는 물론 예약 서비스까지 제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평가도 받는다.

사실상 차박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스테이는 차별적인 사업 모델 덕에 투자자와 대기업의 러브콜을 받았다. 2019년 초에는 라이프타임벤처스, 메르카리 등 일본 주요 벤처캐피털로부터 3000만엔(약 3억원)을 투자받았다. 모네 테크놀로지스(MONET Technologies)와는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함께 구축하고 있다. 모네 테크놀로지스는 도요타와 소프트뱅크가 공동 설립한 미래형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 업체다.

일본 경제 전문 매체 동양경제에 따르면 일본에서 차박은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후인 2008년 여행 경비를 줄이려는 목적에서 등장했다. 이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이 트레일러 하우스를 임시 거처로 이용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고 일본 전역에 알려진 것은 차박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2018년부터 일본에 다시 불고 있는 차박 인기는 20~30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게 현지 매체의 분석이다.

일본 RV협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일본에서 개인이 소유한 캠핑카는 12만 대에 이른다. 일본에서는 밴이나 박스카를 캠핑카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아 일본의 차박 시장은 더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카스테이는 일본 차박 시장 규모를 1200억엔(약 1조2781억원)으로 추정한다.


한국 캠핑카 공유 시장도 ‘꿈틀’

한국에서도 지난해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국내 최초 캠핑카 공유 업체 캠버(Camver)를 시작으로 캠핑카 제작사 다온티앤티, 캠핑카 수입사 코센모빌리티 등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캠버는 ‘쉽고 저렴한’ 캠핑카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캠핑카는 물론 캠핑용품 및 장비, 캠핑 음식, 캠핑장 예약 등을 패키지로 제공한다. 캠핑카를 처음 경험하는 고객이라도 추가 비용 없이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원하는 장소에서 차량을 대여·반납할 수 있는 딜리버리 서비스도 있다.

캠버는 캠핑카 확보를 위해 이미 캠핑카를 소유한 고객 그리고 캠핑카 구매를 원하는 고객과 협력한다. 캠핑카 소유 고객과는 대여로 발생한 수익을 나눈다. 캠핑카 구매를 원하는 고객과는 4년 계약을 하고 대여로 발생한 수익으로 할부금과 보험료를 지원한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캠핑카는 온전히 고객 소유가 된다.

코로나19 여파와 주 52시간 근무제 확대로 인한 여가 수요 증가, 튜닝 범위 확대 등 정부의 캠핑카 규제 완화로 한국에서 캠핑카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국내 캠핑카 등록 대수는 2만 대 수준으로 2011년과 비교해 19배로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캠핑 인구는 60만 명에서 10배인 600만 명으로 뛰었다.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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