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해 주력 산업인 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만들기로 했다.

삼성은 2023년까지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 사업에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겠다고 8월 24일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지 11일 만에 나온 투자 계획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투자 규모가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매출(약 236조원)보다 크다. 삼성 측은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산업·국제 질서, 사회구조 대변혁에 대비해 미래에 우리 경제·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초격차 굳히기’ 나선 삼성

삼성은 14나노 이하 D램과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같은 혁신 차세대 제품 솔루션 개발에 집중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오르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2019년 발표했고, 삼성은 올 5월 이 규모를 171조원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제2 파운드리 공장을 포함,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만 앞으로 3년간 최소 5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도 최근 시스템 반도체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해 앞으로 3년간 1000억달러(약 119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었다.

삼성은 또 바이오 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2023년까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려 업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현재 건립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에 이어 5·6공장도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다. 백신과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 분야에도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한다. 인공지능(AI), 5·6세대(G) 이동통신, 로봇 등 미래 산업도 육성,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규모 투자에는 M&A도 포함

삼성이 공개한 240조원의 투자 금액에는 대규모 인수합병(M&A) 계획도 포함돼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AI, 5G, 전장, 로봇 분야 등에서 앞으로 3년간 유의미한 M&A를 추진할 계획임을 공개한 바 있다. 구체적인 M&A 업종이나 대상은 언급된 적이 없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함에 따라 M&A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은 2016년 약 9조원을 투자해 전장 업체인 하만을 인수한 이후 지난 5년간 대규모 M&A를 진행한 적이 없었다.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삼성전자의 M&A 대상에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이 포함됐을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세계 2위이지만,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는 펩리스 분야에선 세계 10위권 밖이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에 치우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삼성은 공채제도를 유지하고, 3년간 총 4만 명을 신규 채용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삼성은 향후 3년간 240조원 투자에 따른 고용 유발 효과가 5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미포조선이 2019년 건조한 메탄올 추진 PC선(5만t급). 사진 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이 2019년 건조한 메탄올 추진 PC선(5만t급). 사진 한국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 친환경 선박 8척 수주
대형선 최초 메탄올 엔진 탑재

한국조선해양이 1조원대 친환경 선박 수주 잭팟을 터뜨렸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사업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8월 24일 친환경 선박 8척을 수주했다며 총 1조6474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선박 주문 업체는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다. 이 회사가 발주한 이번 컨테이너선은 1만6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이다. 한국조선해양이 메탄올 연료 추진엔진이 탑재된 대형 선박을 수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 기름에 비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같은 오염물질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연료로 꼽힌다. 이번 계약에는 4척을 추가 수주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해 2024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지난 6월 2100TEU급 메탄올 추진 소형 컨테이너선을 현대미포조선에 발주했고, 연간 1만t의 선박용 메탄올 연료를 공급할 재생에너지 업체를 선정하기도 했다.


춘천에 있는 휴젤 사옥. 사진 휴젤
춘천에 있는 휴젤 사옥. 사진 휴젤

GS그룹, 컨소시엄으로 휴젤 인수
의료·바이오 사업 첫 진출

GS그룹이 국내외 투자자들과 손잡고 국내 보톨리눔톡신(보톡스) 1위 업체인 휴젤을 1조7000억원에 인수한다. GS그룹이 의료·바이오 사업 분야에 뛰어든 건 그룹 창립 이래 최초다. GS그룹은 8월 25일 베인캐피털이 보유하고 있는 휴젤의 지분 46.9%를 약 1조70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휴젤 인수 주체는 싱가포르 펀드 CBC그룹이 주도하는 ‘CBC컨소시엄’이다. 컨소시엄은 GS, IMM인베스트먼트, 중동 투자 펀드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 아시아 헬스케어 투자 펀드 CBC그룹으로 구성됐다. GS는 이 펀드에 1억5000만달러(약 1750억원)를 투자했다. 휴젤 인수 이후 컨소시엄이 경영을 맡고, GS는 이사회 멤버로 참여한다.

휴젤은 국내 보톡스 시장 점유율 50%가 넘는 1위 업체다. 중국, 대만, 베트남, 일본 등 24개국에도 수출하고 있다. 휴젤은 코로나19에도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2110억원)과 영업이익(780억원)을 기록했다.


2021 레드닷 최우수상(Best of Best)을 받은 리틀빅 이모션.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2021 레드닷 최우수상(Best of Best)을 받은 리틀빅 이모션.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 레드닷 어워드서 17개 디자인상 수상
‘리틀빅 이모션’ 최우수상 선정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적인 디자인 상인 ‘레드닷 어워드’에서 최우수상을 포함, 총 17개의 디자인상을 휩쓸었다.

현대차그룹은 8월 24일 독일 노르트하인 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가 주관하는 ‘2021 레드 닷 어워드: 브랜드 &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에서 최우수상 2개, 본상 15개 등 총 17개 디자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매년 시상하는 레드닷 어워드는 iF, IDEA 디자인상과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힌다. 올해는 현대차그룹의 신기술 캠페인 ‘리틀빅 이모션’과 현대차 전기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종이(Jong-e)’가 필름·애니메이션 부문과 인터페이스·사용자 경험 디자인 부문에서 각각 최우수상을 받았다.

리틀빅 이모션은 자동차와 탑승자의 교감을 가능하게 하는 감정인식 차량 컨트롤 기술이 적용된 키즈 모빌리티가 어린이의 치료 과정에 도움을 주는 영상이다. 지난 7월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2021 미국 뉴욕 페스티벌 광고 어워드’에서 은상을 받기도 했다.

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