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아라 파트너변호사 서울대 법학 학사 미국 스탠퍼드대 법학 석사 제50회 사법시험 합격 전 법무법인 태평양 근무김갑유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 석·박사 미국 하버드대 법학 석사 제26회 사법시험 합격안종석 변호사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법학 박사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 합격한민오 파트너변호사 서울대 법학 학사 및 석사 제48회 사법시험 합격 전 법무법인 태평양 근무
왼쪽부터
조아라 파트너변호사 서울대 법학 학사 미국 스탠퍼드대 법학 석사 제50회 사법시험 합격 전 법무법인 태평양 근무
김갑유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 석·박사 미국 하버드대 법학 석사 제26회 사법시험 합격
안종석 변호사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법학 박사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 합격
한민오 파트너변호사 서울대 법학 학사 및 석사 제48회 사법시험 합격 전 법무법인 태평양 근무

미래에셋금융그룹(미래에셋)이 총 7조원이 넘는 미국 내 15개 최고급 호텔 인수와 관련, 매도자인 중국 안방보험(安邦保險)과 법적 분쟁에서 승소를 거뒀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데 법조계에선 미래에셋 측이 1심에 이어 또다시 승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소송 대상이 된 미국 현지 15개 호텔 매각 딜(deal)은 국내 자본의 해외 부동산 투자 중 가장 큰 규모로, 출범한 지 당시 6개월 된 신생 로펌 피터앤김(Peter & Kim)이 미래에셋을 대리한다는 점에서 로펌업계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미래에셋, ‘美 호텔 인수’ 꿈꿨다 계약해지한 사연

2019년은 증권업계에서 해외대체투자 딜이 급증한 시기다. 저금리 기조로 채권운용 수익성이 떨어지고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정부 규제로 위축되면서 증권사들이 먹거리를 찾아 나선 때다. 하지만 정보 비대칭에 따른 불확실성 등 ‘리스크 관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딜 규모 자체가 큰 만큼 리스크 발생 시 원금 회수를 하지 못하면 회사가 입을 타격도 클 수밖에 없었다. 미래에셋은 2019년 8월, 중국 안방보험의 해외 자산(미국 현지 15개 호텔) 매각 입찰에 참여했다. 경합 끝에 최종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는데, 호텔 소유권 증서가 다른 곳으로 이전한 정황이 포착됐다. 안방보험은 “캘리포니아 쪽 20대 러시아계 우버 운전사가 소유권 증서로 장난을 쳤다”며 “말소 처리하겠다”라고 했다. 결국 이 조건까지 계약서에 넣기로 하고 같은 해 9월, 미래에셋은 안방보험이 소유한 미국 호텔들을 총 58억달러(약 6조994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으로는 5억8000만달러(약 6994억원)를 지급했다.

의심스러운 정황은 이때부터 드러났다. 안방보험은 “(15개 매물 중) 캘리포니아 호텔 6곳의 소유권 문제 해결을 위해 잔금을 대주(貸主)에게 받고 증서도 말소해야 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6개월만 더 달라”고 했다. 그러던 중 미래에셋 대주단인 골드만삭스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다. 15개 전체 매물에 대해 델라웨어주(州)에서 소유권을 주장하는 소송 90건이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것.

여기에 권원보험(Title insurance⋅부동산 소유권을 보증하는 보험)사에서 소유권 권리를 보증할 수 없다고 연락이 왔다. 대주단 역시 대주를 못 하겠다고 나섰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감지한 미래에셋은 매매계약을 해지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러자 안방보험은 부당해지라고 반박하며 계약을 이행하라는 소송을 델라웨어주(州) 법원에 제기했다. 미래에셋이 사실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리스크로 호텔업계가 폭락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매수인 변심’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미래에셋은 피터앤김에 소송 지휘권을 맡겼다. 미국 현지 로펌으로는 퀸 에마뉘엘(Quinn Ema-nuel)이 공동 대응에 나섰다.

흥미로운 점은 피터앤김이 15개 호텔과 관련된 ‘이면계약서’를 뒤늦게 입수했는데, 최종 결재자가 2017년 안방보험의 전 회장이었던 우샤오후이(吳小暉)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2004년 안방보험을 설립한 우 전 회장은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와 결혼했다. 안방보험은 중국 공산당이 경영권을 장악한 이후, 다자보험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급하게 해외에 자산을 매각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에 안방보험은 다급하게 미국 호텔 15곳을 매각하게 됐는데, 이면 계약을 체결한 우 전 회장은 도장을 찍은 지 한 달 후 구속돼 18년형을 받았다. 사건을 맡은 한민오(39·사법연수원 38기) 변호사는 “마치 존 그리샴 소설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우 회장의 ‘재산 빼돌리기’ 배경에 대한 정황을 접하게 됐고, 그렇다면 안방보험에서 적어도 2019년 초 이면계약 사실을 인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法 ”불분명한 소유주, 계약 해지 정당”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은 지난해 11월, 안방보험에 “미래에셋 등에 계약금을 반환하고 368만5000달러(약 44억4411만원)의 거래 비용과 관련 소송 비용 등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의 쟁점은 미래에셋의 계약해지가 정당했는지 여부였다. 피터앤김은 별건 소송의 2020년 1월 변론기일의 속기록을 입수했는데, 속기록에는 안방보험측 로펌(깁슨 던) 소속 변호사들이 “권언보험의 심각한 장애 사유가 된다”고 인정한 부분을 발견했다. 이처럼 모순된 진술이 나왔다는 점에서 피터앤김은 ‘별건 소송은 별게 아니다’라는 취지의 안방보험 주장을 탄핵했다. 결국 법원은 피터앤김 주장을 받아들여 “계약 해지는 정당했다”고 판결했다. 매물(호텔)의 소유권이 매도인(안방보험) 측에 있다고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권언보험을 확보하는 것은 거래 종결의 선행 조건인데, 권언보험이 확보가 안 된 상태에서 조건을 충족할 수 없다는 취지다.

또 다른 쟁점은 거래 조건에 들어있는 확약 내용을 안방보험이 위반했는지 여부다. 확약에는 매도인이 거래 종결까지 호텔 사업을 ‘통상적 영업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돼 있다. 통상적 영업 수준은 말 그대로 사업 유지만 하면 되는 조건이라 평상시엔 이슈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코로나19 시기’라는 점이 변수였다.

안방보험은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동의를 받지 않고 일부 호텔의 영업을 중단했는데 “코로나 정도의 심각한 상황에서 영업 중지는 불가항력적 사유”라고 주장했다. 코로나 환경에서는 이른바 ‘문을 닫는 게’ 통상적 영업 유지에 해당된다는 취지다. 하지만 법원은 “이 사건에서 ‘통상적 유지’란 코로나가 아닌 상황에서의 통상적 유지에 준해야 한다”며 미래에셋의 손을 들어줬다.


美 법원, 中 안방보험 ‘사기’ 사실상 인정

특히 재판부는 매도인 측이 미래에셋을 속였다고 판단했다. 미래에셋은 잔금을 물어줄 책임이 없고 계약금도 돌려받아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이번 소송에서 쓴 법률자문 및 소송 비용과 전문가 비용까지 물어줘야 할 뿐만 아니라 소송 제기 전 양측이 딜을 성사시키며 썼던 ‘자문 거래 비용’까지 물어내라고 했다. 한민오 변호사는 “델라웨어주 법원은 기업분쟁 관련,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판사들이 ‘신속하면서도 심도 있는 재판’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판결 결과에 대한 권위도 남다르다”면서 “이 사건의 경우, 석 달 만에 300장짜리 판결문을 내놨다”라고 설명했다.

사건을 진두지휘한 김갑유 대표는 “거래 비용까지 배상하라는 것은 안방보험 측에서 사기적으로 딜을 진행한 것(사기성)을 법원이 인정했다는 뜻”이라며 “거래를 하다 (양측이) 틀어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불필요한 비용을 내게 됐으니 전부 다 배상하라고 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안방보험은 지난 3월 미래에셋과 미래에셋금융그룹 산하 미래에셋생명을 상대로 상소를 제기했다. 미국 소송사건은 3심제인데, 델라웨어주는 이례적으로 2심제로 운영한다. 항소를 하면 사건이 바로 대법원으로 올라가는 셈이다. 대법원은 9월 15일 단 하루의 변론 기일을 열고 사건을 재심리했다. 항소심 선고는 연말쯤 이뤄질 전망이다.

※ 법무법인 피터앤김은 2019년 11월에 설립됐다. 국제분쟁 및 중재 분야 대표적 전문가로 꼽히는 김갑유(60·사법연수원 17기) 대표가 유럽의 국제중재 전문가 볼프강 피터(Wolfgang Peter)와 함께 출범시켰다. 현재 서울, 싱가로프, 제네바, 베른, 시드니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김 대표는 과거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국내 처음으로 국제중재팀을 이끌었다. 국내 법률 시장에서 ‘국제중재 분야’를 개척한 1세대 전문가다.

이미호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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