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의 중형 세단 ‘ES 300h F 스포트’의 전면. 사진 도요타
렉서스의 중형 세단 ‘ES 300h F 스포트’의 전면. 사진 도요타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9월 기존 7세대 ES 300h의 외관 디자인에 변화를 주고 안전·편의사양을 강화한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ES 300h F 스포트(SPORT)’를 함께 출시했다. 편안한 세단의 기본기를 유지하면서 역동적인 주행감을 추가한 모델이다.

최근 서울 양재동에서 인천공항까지 왕복 140㎞ 구간을 달리며 ES 300h F 스포트를 시승했다.

렉서스가 2012년 처음 국내에 선보인 하이브리드 세단 ‘ES 300h’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수입차 하이브리드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이다. 일본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 여파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3월 국내 누적 판매가 5만 대를 넘어섰다.


뛰어난 효율성…리터당 연비 20㎞ 수준

하이브리드차의 명가 도요타의 기술력이 집약된 모델답게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는 순간부터 하이브리드 기술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시동이 켜져도 엔진음이 들리지 않는데, 시속 40㎞까지 저속 구간에서는 배터리를 동력으로 해 모터가 바퀴를 굴린다. ES의 ‘스트롱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5L D-4S 휘발유 엔진에 대용량 배터리와 두 개의 모터가 장착됐다. 저속에서 모터만으로 주행하고, 주행과 동시에 충전도 할 수 있다.

주행 모드는 대시보드 오른쪽에 있는 다이얼식 버튼을 통해 ‘노멀’ ‘에코’ ‘스포트 S’ ‘스포트 S+’ 등 네 개 중 선택할 수 있다. 도심에서는 노멀 모드로 주행했는데 주행 중 정숙함이 좋았다. 소음이 잘 차단되고 엔진 떨림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최고 속력이 시속 50㎞로 제한된 도심에서 신호 대기로 주행과 정차를 반복했지만, 엔진이 개입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운전 중 피로도가 매우 낮았다. 특히 스티어링휠의 조작감이 좋았다.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조향이 이뤄졌다.

렉서스 측은 “ES 300h F 스포트에 적용된 전자제어가변서스펜션(AVS)은 주행 조작과 도로 조건에 따라 충격 흡수 억제(댐핑)를 세분화해 정교하게 감쇠력을 제어하고, 드라이브 모드에 맞는 조향 반응성과 승차감을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특유의 낮은 차체 설계 덕분에 고속으로 달리는 구간에서 방향을 틀어도 쏠림이 거의 없었다. 차체를 끌고 나가는 안정감이 탁월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ES 300h는 렉서스 GA-K(Global Architecture-K)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저중심 차체 설계와 최적의 중량 배분을 구현했다.

서울을 벗어나서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구간에서는 F 스포트 모델의 진가가 발휘됐다. 스포트 S+로 주행 모드를 변경하니 치고 나가는 가속감이 좋았다. 노멀 모드에서는 안정성과 편안함이 부각되는 세단이었다면, 스포트 S+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을 밟는 만큼 엔진이 반응해 곧바로 속력을 높이는 스포츠카의 감성이 느껴졌다.

다만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특성상 휘발유로만 달리는 중형 세단과 비교하면 주행 성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렉서스 ES 300h의 최고 출력은 5700RPM 구간에서 178PS를 낸다. 시스템 총출력이 218PS라고 하지만, 휘발유 모델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 제네시스 중형 세단 ‘G70’ 가솔린 모델의 최고 출력은 250PS 정도다. ES 300h의 최대 토크 역시 22.5㎏·m으로, 휘발유만을 원료로 하는 경쟁 모델보다 다소 낮다.

하지만 주행 효율성을 고려하면 조금 낮은 주행 성능은 전혀 아쉽지 않다. ES 300h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7.2㎞, F 스포트는 16.8㎞다. 그런데 서울에서 인천공항까지 왕복하는 동안 절반 이상을 스포트 S+ 모드로 달렸음에도 계기판에 찍힌 연비는 리터당 21㎞가 넘었다. 일반 중형 세단의 연비는 평균 10㎞ 초중반이다.


렉서스의 중형 세단 ‘ES 300h F 스포트’의 내부. 사진 연선옥 기자
렉서스의 중형 세단 ‘ES 300h F 스포트’의 내부. 사진 연선옥 기자

자율주행 돕는 크루즈 컨트롤 정교해

이번 시승을 통해 경험한 도요타의 자율주행 시스템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스티어링휠에 있는 버튼을 통해 간단하게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데 전방과 옆 차선에 달리는 차량을 아주 정교하게 감지하는 것이 느껴졌고, 차 간 간격과 속도를 조절하는 능력도 탁월했다.

특히 크루즈 컨트롤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차선을 바꿀 때 뒤에 오는 차량의 속도도 함께 고려해 적당히 속도를 높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톨게이트를 지나거나 정체 구간에서 속도를 줄이는 정도도 부드럽고 자연스러웠다. 크루즈 컨트롤이 작동하는 동안에 운전자가 가속 페달이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시스템은 계속 적용된다. 렉서스 측은 “이번 부분변경 모델에는 안전한 주행을 돕는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LSS+)가 한층 강화됐다”며 “감지 범위가 확대된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과 커브 감속 기능이 추가된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그리고 긴급 조향 어시스트(ESA) 지원 기능도 새로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ES 300h 외관에는 ‘L’ 자 모양 유닛의 프런트 그릴이 적용됐는데, F 스포트 모델에는 메시 패턴 그릴이 사이드 그릴까지 확장 적용돼 날렵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ES 300h 헤드램프에는 직사각형 LED 렌즈가 적용됐고, 주간 주행등과 프런트 방향 지시등이 이전보다 입체적으로 다듬어져 세련된 느낌을 준다. F 스포트에는 스포츠 시트와 19인치 휠이 적용됐다. 후면은 날렵한 쿠페 스타일이다.

내장은 프리미엄 모델답게 고급스럽다. 운전석에서 이용하는 12.3인치의 대형 고해상도 모니터도 실용적이다. 내비게이션의 편의성도 나쁘지 않고, 헤드업디스플레이에 경로가 표시돼 편리하다. 뒷좌석의 공간감도 상당하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 레그룸이 확보됐다. ES 300h 가격(부가세 포함·개별소비세 3.5% 기준)은 6190만~6860만원, ES 300h F 스포트는 7110만원이다.

연선옥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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