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리차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Recharge PHEV)  XC60 T8의 측면. 사진 고성민 기자
신형 리차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Recharge PHEV) XC60 T8의 측면. 사진 고성민 기자

 

 

1 XC60 T8의 전면
XC60 T8의 전면 사진 고성민 기자
XC60 T8의 후면 사진 고성민 기자
XC60 T8의 후면 사진 고성민 기자
XC60 T8의 트렁크 사진 고성민 기자
XC60 T8의 트렁크 사진 고성민 기자

볼보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를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 4월엔 사상 최초로 아우디를 제쳤다. 벤츠, BMW, 볼보, 아우디순으로 판매량이 많았다. 볼보의 상승세에 기여한 대표적인 모델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60’이다. 볼보코리아는 지난해 10월 XC60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았다.

5월 16일 신형 리차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Recharge PHEV) XC60 T8 모델을 타고 서울 광화문에서 도봉동까지 왕복 약 50㎞를 달렸다. 신형 XC60은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 등 겉보기는 큰 차이가 없고 대신 내실을 다진 모습이었다. 

신형 XC60은 2017년 이후 약 4년여 만에 나왔는데, 외관은 후면 머플러를 삭제했다는 점이 그나마 가장 큰 변화다. 전면부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하단에 크롬바를 추가했고, 공기흡입구를 수평에서 수직 모양으로 바꿨다. 전면 중앙 부분 볼보 아이언 엠블럼은 최신 3D 엠블럼으로 교체했다. 부분변경 모델 특성상 측면 변화는 없고, 실내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형 XC60의 겉면 변화를 찾는 것은 틀린 그림 찾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외관의 변화가 적어 아쉽다는 의미는 아니다. 물론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XC60 디자인은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편이다. 무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줘 출시 이후 국내 소비자에게 전반적으로 호평받았다. ‘북유럽 디자인’으로 정의되는 단순하고 간결한 모습인데, SUV 모델이라 차체가 스포티한 인상을 더해준다. 실내는 밝은 갈색의 나파가죽 시트와 천연 나무가 어우러져 눈이 편안하다. 전반적으로 차분한 실내에선 유독 반투명한 크리스털로 제작된 기어노브가 눈에 띄었다. 250년 역사의 스웨덴 크리스털 제조사 오레포스가 제작한 것이다. 미니멀리즘만 의도하고 디자인한 건 아니라고 주장하는 듯하다.

XC60 T8의 실내 사진 고성민기자
XC60 T8의 실내 사진 고성민 기자

운전석에 앉으면 주행 모드를 다섯 가지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다. 시동을 걸면 자동으로 설정되는 기본 주행 모드는 하이브리드(hybrid)다. 충전된 배터리 전력으로 모터를 구동하고 더 큰 힘을 발휘할 때 엔진이 개입한다. 하이브리드 모드 주행에선 배터리 사용을 ‘자동’ ‘유지’ ‘충전’으로 각각 선택할 수 있다. ‘유지’를 선택하면 주행 중 배터리 잔량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충전’을 선택하면 배터리 잔량이 회복된다. 또는 오로지 전기모터로만 주행하는 전기(pure·퓨어) 모드와 항시 사륜구동(AWD) 모드, 파워 모드, 오프로드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우선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해 봤다. XC60 T8은 내연기관과 전기모터가 함께 달린 트윈 엔진으로 공차 중량이 2155㎏에 이른다. 일반적인 중형 SUV보다 200㎏ 정도 더 무겁다. 그럼에도 주행 중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정지 상태에서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전기모터가 즉각적으로 반응했고, 가속 구간에서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으면 엔진이 힘을 더한다. 힘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고음을 내는 발라드 가수처럼 손쉽게 속도를 높인다. 코너를 돌 때나 급정거할 때 느껴지는 핸들감과 브레이크감도 편안해 운전하기 쉽다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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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XC60 T8은 이전 T8 모델 대비 최고 출력이 50마력 강화됐다. 최고 출력 455마력, 최대 토크 72.3㎏·m를 발휘한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8초다. SUV인데도 제로백이 4.8초에 불과하다는 건 그만큼 힘이 세다는 의미다.

전기 모드로 바꾸자, 순수 전기차 같은 ‘윙~’ 하는 모터음이 잠시 들리고는 실내가 확 조용해졌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이 느껴지면서 블루투스로 연결해 놓은 음악 소리가 갑자기 크게 들렸다. 퓨어 모드로 주행할 땐 전기차 특유의 매끄러운 주행감이 인상적이었는데, XC60 T8은 하이브리드 모드도 주행감이 톡톡 쏘기보다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편이라 퓨어 모드 주행감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다만 퓨어 모드는 최대 시속 140㎞까지만 주행이 가능해 고속 구간에서 힘이 부친다. 도심 주행에선 물론 부족하지 않은 속도다.

신형 XC60 T8은 롱레인지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최대 주행 거리가 기존 모델(33㎞) 대비 80% 증가한 57㎞로 늘었다. 볼보는 “서울시 승용차 소유주의 일평균 주행 거리 29.2㎞의 두 배가량”이라고 설명했다. 순수 롱레인지 전기차의 주행 거리가 쑥쑥 향상되는 것과 비교하면 왠지 아쉬워 보이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중에선 우수하다. 퓨어 모드는 PHEV 차량의 ‘비장의 무기’라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출퇴근을 퓨어 모드로, 장거리를 하이브리드 모드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XC60은 다재다능한 차다.

신형 XC60은 기존 모델과 달리 T맵 인포테인먼트를 장착한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을 위해 T맵모빌리티와 3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시스템”이라면서 “전 세계에서 한국과 중국만 현지화된 디지털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실제 T맵의 호출어 ‘아리아’를 부른 뒤 목적지를 말하자 T맵이 내비게이션을 자동으로 설정했다. 주행 도중 ‘에어컨 온도 1도 높여줘’ ‘에어컨 온도 25도로 설정해줘’ 등 명령도 수행했다.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묻자, 내비게이션 도착지의 날씨를 알려줬다.

볼보 XC60은 중고차 시장에서 ‘잔존 가치 수입차 1위’를 기록했다.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이 2019년식 인기 수입 차 22종을 최근 분석한 결과, XC60의 잔존 가치는 78%로 수입차(전기차 제외) 1위에 올랐다. XC60은 앞선 2020년과 2021년에도 엔카닷컴 기준 수입 중대형 SUV 부문 잔존 가치 평가 1위를 기록했다. 신형 XC60 T8의 가격은 8570만원이다.

고성민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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