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월 27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입사 31년, 부회장 취임 10년, 고 (故) 이건희 회장 별세 후 2년 만이다.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석에 누운 뒤 실질적인 삼성그룹 총수 역할을 해온 이 부회장이 회장이 되면서 뉴 삼성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위기 속 리더십 필요”⋯취임식 생략 조용한 행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 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는 3분기 실적을 보고받는 자리였지만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 안건도 함께 논의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1.4% 급감했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경기 악화로 3분기 DS(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9%나 감소했다. 

이날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식을 하지 않고 예정된 일정을 소화해, 기존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재용식 실용주의’를 보여준 이 회장의 행보는 별도 취임식을 하지 않는 해외 글로벌 기업 총수들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의 ‘뉴 삼성’⋯“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조직 필요”

이 회장은 별도 취임사를 내지 않았지만 10월 25일 열린 고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모식에서 사장단에 밝힌 소회문이 취임사로 갈음할 수 있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취임 날인 10월 27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이 소회문에서 ‘뉴 삼성’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을 미래의 삼성이라고 제시한 것. 이 회장은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고 호소했다. 

그는 이를 위해 기술과 인재 투트랙으로 뉴 삼성을 이끌 것임을 확실시했다. 이 회장은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고,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며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하고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고,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으며, 기존 시장에서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 인정하고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지난 8월 밝힌 인공지능(AI), 바이오, 5G, 반도체 등 ‘4대 미래 성장 사업’에 대한 24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특히 “최근 사업장을 둘러보며 만난 젊은 임직원들이 일터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뉴 삼성 조직 문화 도입 임박을 알렸다. 하지만 3세 경영자인 그는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여부, 4세 경영 포기 관련 지배구조 개편, 이병철 창업자와 삼성을 일류기업으로 키운 이건희 전 회장을 뛰어넘는 업적 달성 등 과제도 있다. 회장 승진 날 삼성물산 합병 재판에 참석하는 등 사법 리스크도 여전한 상황이다. 


정의선(왼쪽에서 다섯 번째)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0월 25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서 열린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의선(왼쪽에서 다섯 번째)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0월 25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서 열린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美 조지아 전기차 공장 첫 삽 뜬 정의선
2025년 완공…연 30만 대 생산 가능

현대차그룹이 10월 25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州)에서 창사 이래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 착공식을 가졌다. 

조지아주 서배나항 인근 브라이언카운티 1183만㎡(약 358만 평) 부지에 지어지는 이 공장은 연간 30만 대 전기차 생산 능력을 갖추고 2025년 초 양산을 시작한다. 현대차는 미국 투자금(약 55억달러)의 30%를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로 받는다.

전기차 전용 신공장인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이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그룹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 최적의 파트너를 찾았다”며 “전 세계가 선망하는 최고 수준의 전기차 생산 시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장은 정의선 회장이 2020년 회장에 취임한 뒤 처음으로 건립을 결정한 신설 공장이다. 2002년 아버지인 정몽구 당시 회장이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을 착공하고 ‘쏘나타’를 내세워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선 지 20년 만에 정 회장이 전기차 ‘아이오닉5’를 내세워 새로운 승부에 나서는 것이다.

한편, 이날 기공식에 참가한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현대차그룹과 파트너십 그리고 이 혁신적인 공장 기공식은 조지아주에서 전례 없는 경제 성과”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내 경제 어젠다가 미국 국민을 위해 계속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의 약속은 브라이언 카운티 공동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사진 뉴스1
코오롱티슈진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사진 뉴스1

상장 유지 결정 난 코오롱티슈진
속도 붙은 인보사 임상
2027년까지 美 허가 목표

한국거래소는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TG-C(인보사)’ 개발 업체인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을 유지한다고 10월 24일 발표했다. 코오롱티슈진은 2019년 ‘인보사 사태(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 처분한 일)’로 지난 3년 5개월간 주식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던 이유는 당시 코오롱생명과학 임원들이 인보사 주성분이 바뀐 내용의 허위 서류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는 의혹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 거래 정지 족쇄가 풀린 코오롱티슈진은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무릎 관절염 환자 대상 인보사 임상 3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재개 허가를 받고, 2021년 12월부터 무릎 관절염 환자에 대한 임상 3상 인보사 투약을 재개했다. 코오롱티슈진은 내년 상반기까지 목표 인원인 1020명에 대한 투약을 모두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상은 2년간의 관찰 기간을 포함해 2025년 상반기에 끝난다. 코오롱티슈진 측은 2027년까지 미국 FDA로부터 인보사 품목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적응증 확장도 추진 중이다. 이미 고관절 골관절염 치료 목적으로 2021년 12월 미국 FDA로부터 임상 2상 실시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 FDA 무릎 관절염 환자 대상 임상 3상 비용 마련을 위한 그룹 내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티슈진에 3000만달러(약 437억원)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