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평 매장에서 일평균 300만 원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점포 사업자에게 ‘월매출 1억 원’은 꿈같은 목표다. 서울 반포동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1층에 있는 굴요리 전문점 ‘굴마을’ 강남터미널점이 생생한 사례다.

 박진협 사장의 장사 노하우



 01 남들 다하는 업종은 피하라

 02 입지와의 궁합을 따져라

 03 웃어라 퍼줘라 신선하라

 04 비수기 메뉴를 개발하라

 05 ‘늘 처음처럼’ 신조로 일하라



 난 2월14일 오전 11시30분 서울 강남터미널역 지하상가. 경부선터미널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엔 10여 명이 줄을 선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만원사례를 보인 이 점포의 간판은 굴요리 전문점 ‘굴사랑’.

 오전 11시 개점과 동시에 몰린 손님은 밤 11시 문 닫을 때까지 끊이지 않는다. 요즘 같은 겨울철 하루 평균 매출액은 약300만 원에 이른다.

 메뉴판을 보니 특별할 것도 없다. 4500원짜리 굴국밥에 굴순두부(5000 원), 뚝배기굴밥(6000원), 굴떡국(4500원) 등이 점심메뉴다. 저녁엔 안주거리로 생굴전(8000원), 생굴회(중자 1만 원), 생굴찜(중자 2만 원) 등이다. 가격 면에서도 여느 굴요릿집과 다를 게 없다.

 평범한 메뉴에 보통가격, 그러나 매출액에선 ‘초특급’ 실적을 올리는 이곳의 비결은 뭘까. 굴요리 하나로 대박을 터뜨린 주인공인 박진협(42), 강영미씨(40) 부부를 통해 창업 스토리를 들어보자.



 4500원 굴국밥 하루 400그릇씩 나가

 박진협 사장은 장사경력만 20년에 가까운 자영업자다. 의류점 점원에서 출발, 1988년 자기 사업을 시작한 그는 옷, 신발, 귀금속, 잡화 등 안 건드려본 장사가 없다. 무대도 남대문, 동대문 좌판에 이르기까지 산전수전 다 겪어봤다. 그러나 ‘대박’은 없었다.

 2004년 11월 행운은 우연히 찾아왔다. 강남터미널 지하상가에서 신발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던 박씨의 눈에 점포매물이 들어온 것. 신발잡화점에서 직선거리 50미터가 채 안 되는 음식점 매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연결통로와 지하철이 이어지는 A급 입지다.

 오랜 고민 없이 얼른 잡았다. 행운이라는 표현은 알짜요지에 권리금이 한푼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돈가스 전문점이 장사가 안 돼 갑자기 문을 닫으며 나온 급매물이었던 탓이다.

 임대 보증금은 1억5000만 원. 처음엔 점포 재임대를 통해 세를 받을 생각이었다. 장사 베테랑인 그도 음식장사는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불황에 장사를 하겠다는 후보자가 안 나타났다. 관리비포함, 월 임대료 500만 원을 두 달간 내야했으니 속도 어지간히 상했다.

 애물단지가 보물단지로 바뀐 건 박씨가 생각을 바꾼 뒤부터다. ‘내가 직접 해보자.’ 이때부터 50여 일간 업종 찾기에 골몰했다. 예비 창업자 최대 고민인 업종선택에 있어 박 사장의 대 원칙은 ‘남들 다 하는 업종은 피하자’는 단순한 생각.



 “입지와 업종 궁합 맞아야”

 그는 뭔가 신선한 게 없을까 하는 생각을 머릿속으로만 하진 않았다. 교대, 신천, 신림 등 서울시내 유명하다는 먹자골목은 죄다 돌아다녔다. 최종적으로 창업후보로 올려놓은 아이템은 순두부 전문점, 해물찌개 전문점, 굴요리 전문점 등 세 가지. 모두 육류를 취급하지 않고 저칼로리인데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업종들이다.

 이 가운데 굴요리를 택한 건 입지와의 ‘궁합’을 감안한 것. 터미널 입지 특성상 빠른 요리에 간단한 메뉴에 있어선 굴국밥이 제격이었다. 특히 터미널 인근에 굴요리점은 단 한군데도 없다는 점이 결정적 계기다.

 요리기술이 없었기에 확실한 조리기술 전수를 약속한 프랜차이즈 업체 ‘굴마을’(gulgul.co.kr)을 선택했다. 그는 당시 서울에 있는 가맹점 10여 곳을 죄다 방문해 본사의 관리 시스템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차별화된 아이템에 경쟁점포가 없는 사업을 하라’는 게 박씨의 창업철칙인 셈이다.

 그렇게 창업한 게 2005년 1월. 철저한 준비 끝에도 ‘잘 될까’ 하는 불안감이 밀려들었다. 그러나 개업 당일 손에 쥔 하루 매출액은 200만 원이 훌쩍 넘었다. 창업 첫달에 이미 인근에선 ‘A급 식당’ 반열에 올랐다.

 창업 후 1년 사이클을 경험한 박 사장은 “12월부터 3월까지 넉 달간은 월평균 8000만~9000만 원정도 매출을 올린다”고 들려준다. 이 경우 직원 9명을 둔 박씨 부부의 월순익은 2000만 원에 달한다. 하루 매출액을 묻자 그는 “4500원짜리 굴국밥만 하루 400그릇씩 나간다”고 들려준다. 하루 평균 300만 원 매출액 중 60%가 굴국밥이다.

 그렇다면 박씨 부부만의 장사 노하우는 없을까. 그는 “사업 1년간 내방객 한명 한명 일일이 응대했다”고 한다. 식사 테이블 옆에서 굴국밥을 맛있게 먹는 방법, 굴의 유래를 설명했던 것. 귀찮아하는 손님보다는 ‘주인이 친절하다’는 인상이 고객에게 전해졌다는 게 박씨의 경험담이다.

 터미널 입지라 뜨내기손님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건 오해다. 오히려 단골이 더 많다. 손님들  연령대는 30~50대 장년층이 대부분. 특히 인근 상가 내 상인들, 신세계백화점, 매리어트 호텔 직원들과 반포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더 많다.



 “정량보다 20g 더 퍼줘 인기”

 인근 직장인 김영준씨는 “굴국밥 한 그릇에도 굴을 퍽퍽 담아준다”며 “일주일에 1~2번은 꼭 들른다”고 말했다. 실제 박진협 사장은 본사 지침대로 모든 걸 운영한다. 그러나 단 한 가지. 굴의 양만큼은 ‘원칙대로’가 아니다.   본사 정량보다 20g쯤 더 내놓는다. 이유를 묻자 “음식장사에선 인색하게 굴면 마이너스”라며 “팍팍 퍼주는 게 남는다”고 웃는다.

 특히 박씨는 “음식점은 뭐니 뭐니 해도 맛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육수비법을 공개했다. 남해안 청정지역서 잡아 올린 멸치, 서해안 특산물인 건새우, 한국산 버섯, 무, 양파 등을 5시간 푹 우려내는 게 개운하고 시원한 맛의 비결이란다.

 비수기 메뉴를 개발한 것도 굴마을의 특징. 굴요리는 겨울이 제철이다. 여름엔 하루 매출액이 150만~200만 원으로 떨어진다. 그만큼 매출격차가 심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개발한 메뉴가 굴반계탕(6000원). 생굴과 찹쌀, 인삼, 대추, 마늘 등과 닭 반마리로 만든 굴반계탕은 여름철 별미로 매출액 편차를 완화시켜준 일등공신이다.

 박씨의 음식장사 원칙 중 또 한 가지는 신선하지 않은 재료는 아예 쓰지 않는다는 것. 배송된지 24시간이 지나면 전량폐기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외식업 사업에 익숙지 않던 지난 추석 땐 물량을 잘못 예상해 수많은 굴을 내다버린 아픔(?)도 있다. 

 박 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모든 사업이 그렇듯 직원관리가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내놓은 그의 복안은 인근 음식점보다 15% 이상 수당을 높인 것. 직원의 서비스마인드를 높이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셈이다.

 그의 총 투자금액은 2억2500만 원. 저축해 모아둔 1억2500만 원에 집을 담보로 대출한 1억 원을 더해 창업자금을 마련했다. 그는 “올해엔 투자금 전액을 회수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특히 ‘초심처럼’이란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다. 그는 “특히 매일 점포 앞에 늘어서는 줄을 보면서 쫓기듯 식사하고 자리를 뜨는 손님들한테 항상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며 말을 맺었다.



 plus tip



 굴요리 전문점 경쟁 현황



 굴의 별칭은 ‘바다에서 나는 우유’다. 영양가 만점이란 뜻이다. 남성에겐 스태미너식으로 여성에겐 미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요릿집이 생기더니 최근엔 프랜차이즈 업체의 등장으로 대중화되고 있다. 사업 사이클상 이제 막 도입기를 지나 성숙기로 가는 업종에 속한다. 이 점에서 업종전망은 괜찮은 편이다.

 현재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로는 굴마을, 굴천하, 굴사랑 등 3개 업체가 유명하다. 이 가운데 1999년 직영점 개설을 통해 현재 150개 가맹점을 보유한 굴사랑(www.iloveoyster.com)이 체인점이 가장 많다. 박진협씨가 가맹한 굴마을도 유명 브랜드다. 2001년 창업, 현재 60여 점포를 두고 있다. 굴천하(www.gulbada.co.kr)는 신생 브랜드로 현재 3개 점포가 있다. 이밖에 굴사냥, 굴세상 등 다양한 브랜드가 영업 중이다.



이래서 내가 자영업9단



  일산 뉴스터디 학원 이태봉 원장



 “학원업은 강의 질이 사업의 90%죠”



 산신도시 마두1동에 있는 수학전문 ‘뉴스터디 학원’. 학원 이름처럼 강의 스타일이 새롭다.

 제2 강의실 문을 열자 학생 대여섯 명이 토론에 한창이다. 토론이 끝나자 한 명씩 나와 문제를 풀며 다른 학생들에게 해답풀이 과정을 말로 발표한다. 얼핏 봐선 논술수업 같은 이 강의가 바로 ‘토론 수학’이다. 선생님이 강의를 하고 학생은 집에서 복습을 하는 일반적 수학교습의 고정관념을 깬 셈이다.

 이른바 ‘창의력 수학’을 모토로 내건 ‘뉴스터디 학원’의 학생수는 현재 약 400여명. 지난해 9월 문을 연 지 6개월도 안된 학원치곤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벌써 일산 학부모 사이에 입소문이 퍼진 덕분이다.



 족집게 강사의 모토는 ‘창의력 수학’

 원장실에서 만난 이태봉(54) 원장은 사업가보다는 ‘선생님’ 인상이 강했다. 조근 조근한 어투에 겸손한 태도가 교육업이 천직인 듯하다.

 실제 그는 연세대 수학과 졸업 후 서울시내 여고에서 수학을 가르친 교사 출신. 서울 노량진 학원 강사(1987년~1992년) 시절엔 학생들을 몰고 다니는 ‘족집게 강사’로 유명했다. 당시 월급이 교사 생활 1년 치 연봉보다 많았다는 그가 직접 학원업에 뛰어든 건 1992년 서울 목동에 보습학원을 개원하면서부터다. 평소 ‘돈’보다는 교육에 열정이 많았다는 게 창업에 나선 이유다.

 1995년 일산에 입시학원 ‘이태봉 수학학원’을 열며 일터를 옮긴 이 원장은 직접 ‘강의하는 원장님’으로 유명했다. 족집게 강사가 일산에 왔다며 학부모 호응도 대단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직접 수업을 맡다 보니 본인이 강의하는 수업엔 학생들로 넘쳐났지만 다른 강사 강좌엔 수강생이 뜸했던 것. 특히 그는 “점수 10점 올리는 것도 중요한데 정말 수학의 원리를 깨치는 교육이 절실했다.”며 ‘뉴스터디 학원’으로 재창업에 나선 까닭을 들려준다.

 벌써 수학선생님만 22년째인 그는 “수많은 학생들이 수학 때문에 이과를 선택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며 “이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바로 토론수학”이라고 강조한다. 배운 내용을 토론하고 발표하는 게 특징이다. 남들 앞에 말로 문제를 푸는 과정을 발표하는 게 수학을 이해하는 첩경이라는 게 이태봉 원장의 지론이다.

 그는 “올해 상반기 내로 1000명까지 수강생을 늘릴 계획”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250평 규모로 마련한 강의실이 비좁다면 3개 이상 분원도 낼 계획을 갖고 있다.

 사업실적 얘기를 꺼내자 그는 난감해하다 재차 묻자 매출액을 들려줬다.  현재 뉴스터디 학원의 월 매출액은 7000만 원 정도. 매출액 대비 대략 20%가 순익이라고 한다.

 학원은 2005년 말 현재 전국에 7만여 개가 넘는다. 최근엔 교육사업 열풍이 불어 창업 아이템으로도 유망업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원장은 “학원업을 음식점처럼 돈만 벌겠다고 생각했다면 꿈도 꾸지 말라”고 한다. 대신 “돈벌이 이전에 학원은 인재 양성소라는 교육 마인드가 성공비결”이라고 경험담을 들려준다.

 특히 창업자 자신이 교육에 열정은 물론 강의력을 갖추고 있어야 학원업 운영이 수월하다. 사실 학원업은 ‘사람(강사)’이 곧 경쟁력이다. 이 때문에 평소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현재 고양시 라이온스클럽 부총재로 있는 이 원장이지만 강사 뽑을 때만큼은 날카로운 교감선생님처럼 돌변한다.

 “원칙을 중시하고 사명감을 갖는 교육철학이 우선입니다. 진정으로 학생을 위하는 마음이 전부입니다. 돈은 따라오는 것이죠.”

 음식업이 ‘맛’에 충실해야 하듯 학원사업은 본질인 ‘교육의 질’이 최고라는 게 학원사업 베테랑 이태봉 원장의 성공학이다.



 사업 원칙

 01 학원업은 ‘사람(강사)’이 경쟁력이다

 02 대표(원장)가 실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03 돈벌이 사업이기 전에 교육 마인드가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