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부모들은 대체로 자식들은 주식 투자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는 과거에 주식에 투자하여 크게 실패하였던 경험을 갖고 있거나, 아니면 주변에서 주식에 실패한 사람들을 많이 보아, 주식은 막연히 위험한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죽 했으면, 어떤 한 부동산 컨설턴트가 내 집 마련의 최대의 적은 물론이고, 있던 집도 날려먹는 것이 주식투자라고 했겠는가?

식의 기대수익률은 일반적으로 연 10%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금금리 연 5%와 주식 기대수익률 10%의 차이가 위험에 비해 너무 적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 투자할 경우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표에서 보듯이 1억원을 은행에 예금할 경우 30년 뒤 4억 3200만원이 되나, 주식에 투자하여 10% 수익률을 올린다면 무려 17억 4500만원으로 불어나 4배 이상의 재산 차이를 초래하게 된다. 또한 30년 후에 1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매달 적립하여야 할 금액도 120만원과 44만원으로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은행예금과 주식투자는 장기적으로 엄청난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에, 주식이 위험하다는 이유만으로 자녀들에게 주식투자를 하지 못하게 하기 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보다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주식투자 요령을 대물림해 주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방법일 것이다. 이는 운전이 위험하다고 해서 자식들에게 운전을 못하게 하기 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안전운전에 대한 인식과 요령을 가르쳐 주는 것이 오히려 자식을 보호하는 방법인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자식들에게 대물림할 만큼 보편적인 주식투자 요령은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있겠으나, 부모들의 관심은 주식투자를 통한 대박보다는 잘못된 주식투자로 자식들의 인생을 망치지 않게 하는데 있다는 가정 하에 몇 가지 투자요령을 제시한다.

가격보다 가치에 주목

미국의 투자귀재 중 한 사람인 피터 베른스테인(Peter Bernstein)은 투자에 성공하여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참을 고민한 후 ‘돈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높은 수익률도 좋으나 일단 살아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주식에 투자할 경우 때로는 주식시장 전체가 폭락함으로써 큰 손실을 보며, 때로는 주식시장의 상승에도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망함으로써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입기도 한다. 가진 돈을 전부 날린다면 재기하기 힘들다. 따라서 위험관리를 통한 생존이 최우선이다.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위험관리는 미래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결코 100%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예측이 맞았을 때 수익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나, 우리의 예측이 틀렸을 경우에 회복할 수 없는 결정적인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데 보다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수익과 위험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야말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친구나 친척으로부터 대출까지 받아서 투자하는 것, 증권회사로부터 돈을 빌려 하는 신용투자, 자기 돈의 몇 배까지 미수로 투자하는 것 등이 모두 해서는 안 될 생존을 위협하는 투자 방법의 예다.

주식에는 가치와 가격이 있다. 가치란 그 주식의 수익성이나 안정성, 성장성, 자산 규모 등과 같은 본질적인 것이다. 반면 가격은 현재 주식이 거래되고 있는 시세다. 가격은 궁극적으로는 가치를 반영할 수밖에 없으나, 일시적으로 또는 몇 년에 이를 정도로 상당 기간 가치에서 벗어나서 거래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90년대 후반의 코스닥 열풍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가격이 가치와 동떨어져 거래가 되는 것은, 투자에는 심리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를 심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탐욕과 공포의 반복이다. 사람들은 한 번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미 가격이 크게 올랐음에도 매수를 하게 된다. 또한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하락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이미 가격이 크게 하락했음에도 매도에 가담하게 된다. 따라서 대개의 경우 꼭지에 사고 바닥에 파는 행위를 반복하여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이러한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가격보다는 가치에 주목하여 투자해야 한다. 가격은 결국은 가치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90년대 후반 전 세계적인 IT열풍에 따라 나스닥(NASDAQ)이 크게 올랐을 때 가치투자의 귀재 워렌 뷔펫은 수차례 경고의 사인을 보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계속 상승하고 있는 가격에만 주목하여 그의 경고를 무시함으로써 큰 손실을 입은 바 있다. 가격보다 가치에 주목하는 것은 유행에서 벗어나는 투자방법으로 때로는 오랜 시간을 참고 견뎌야 한다. 그러나 그 열매는 매우 달콤하며, 또한 안전한 투자 방법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투자와 관련해서는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주로 사용되고 있다. 분산투자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여러 자산에 나누어 투자하고,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에도 여러 종목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분산투자와 반대되는 말은 집중투자로 자산을 소수의 종목에 한꺼번에 모두 투자하는 것이다.

분산투자는 설사 한 개의 투자가 실패하여 큰 손실을 입더라도, 전체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아주 손쉽게 할 수 있는 위험관리의 방법이다. 또한 여러 자산이나 종목에 분산투자 할 경우 그 중 일부가 뜻하지 않게 높은 수익을 올려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금이나 원유에 자금의 일부라도 투자했다면 큰 수익을 얻어 전체 수익률에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분산투자는 살아남는 투자, 안전한 투자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1~2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100번 중에 한 번만 잘못된 투자를 해도 회복할 수 없는 결정적인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이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제로의 법칙’이 아닌가 한다. ‘제로의 법칙’이란 어떤 수에 영을 곱하면 반드시 영이 된다는 것이다. 100번 중 99번 성공하여 1억이 1조가 되더라도 마지막 한 종목이 부도가 나서 휴지조각이 된다면 이 투자자는 99번의 성공에도 빈털터리가 되는 것이다.

분산투자와 관련하여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정기적으로 투자비율을 조정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러 자산이나 종목에 분산 투자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어떤 자산은 가격이 많이 오르고 어떤 자산은 가격이 떨어져 당초의 투자비율과는 달라진다. 6개월이나 1년마다 원래의 투자비율대로 조정해주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팔게 되고, 가격이 떨어진 것은 사게 되어 그 자체로서 훌륭한 투자방법이 될 수 있다.

이상에서 자식들에게 대물림할 안전한 주식투자 요령에 대해서 알아 봤다. 교육에 있어서 말보다는 실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한다. 자식들에게 아무리 안전한 주식투자 요령에 대해 강조해 본 들 부모인 자기 자신이 이를 실천하지 않고 전혀 다른 투자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면 교육의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다.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것만큼 좋은 교육방법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