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여신(白頭如新), 경개여고(傾蓋如故)’라는 말이 있다. 머리가 하얗게 되도록 사귀어도 항상 서먹한 사이가 있으며, 스쳐 지나가는 가마를 멈추고 잠시 대화를 나누었을 뿐인데도 오래된 친구처럼 마음이 통하는 사이도 있다는 옛말이다. 다음 사례는 그 압권이다.

  “이 시나리오를 단돈 1달러에 팔겠소.”

 무명 감독이 유명한 영화 제작자를 어렵사리 만나 3분의 시간을 얻은 후 던진 첫마디다. 뜻밖의 제안에 놀라는 제작자에게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무명 감독은 한마디를 더 던졌다.

  “단, 내가 그 영화를 감독하는 조건으로 말이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영화가 그 유명한 ‘터미네이터’이다. 영화 탄생에 걸린 시간은 채 3분이 안 되었다.

 이 사례가 주는 메시지가 뭘까. 한마디로 모든 일의 성패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결정적인 일격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고사 ‘경개여고’의 주인공인 공자와 정본의 관계는 그들 철학을 평소에 잘 정리해 놓은 준비 덕분이며, 그 무명 감독은 제작자를 만나는 3분을 위해 인생을 건 연습을 수없이 했을 터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3분이 미덕이다. 특히 남에게 내 얘기를 전달해 무엇인가 결과를 얻으려면 더더욱 그러하다. 문서인 경우에는 400자 내외로 정리된 A4용지 1장 분량의 서류 전달이 최적이다. 이때 필수적인 것은 상대방이 그 문서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꼭 읽어 주십시오” 등 짤막하지만 인상적인 마지막 코멘트이다.

 

 간결한 보고서 작성 훈련돼야

 말로 전달할 때에는 3분 이내에 약 800~1000자 정도 전달이 가능하며, 이때 고려해야 할 것은 상대방의 인내심이다. 남의 얘기를 듣는 것은 내가 얘기하는 것의 3배 이상 에너지가 필요하며, 인간의 집중력은 3분을 넘기기 어렵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가는 짧은 순간에 설명하는 ‘엘리베이터 브리핑’과 한눈에 전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두괄식으로 간략히 정리된 ‘1페이지 보고서’ 등을 가정한 철저한 사전 준비와 훈련이 필수적이다.

 검도 달인이 우연히 큰 바위를 망치 하나로 간단히 둘로 쪼개는 석공의 솜씨를 보게 됐다. 놀라움과 존경하는 마음으로 석공에게 비결을 물으니, 석공이 간단히 대답했다.

 “아무리 큰 돌이나 바위덩어리라도 거기에는 눈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곳을 치면 쉽게 갈라지지만, 눈이 아닌 곳을 치면 아무리 힘을 써도 소용이 없습니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비즈니스란 ‘바쁘다’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busy’의 명사형이다.

 즉, 바삐 움직이는 것이 비즈니스 기본 성질인 것이다.

 따라서 짧은 시간에 상대방이 궁금해 하는 내용과 그것을 풀어줄 급소를 제대로 짚어내는 것이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한 지름길이며, 동시에 상대방의 시간을 귀중히 여기는 최고의 매너라 할 수 있다.

박완순 대한항공 서비스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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