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가만있는 것 같아도 지금도 계속 변화하고 있다. 웹2.0이 그렇고, 끊임없는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흐름이 그렇다. 과연 인터넷 포털의 미래는 어떨까.

성장을 거듭해 온 국내 인터넷 업계는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인터넷이 통신·영상·미디어·상거래의 종합적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산업 전반이 격동할 조짐이다. 최근 인터넷 산업의 가장 두드러진 흐름으로 사용자의 참여 확대와 인터넷 포털의 미디어로의 변신, 글로벌화 등을 들 수 있다. 구글이나 야후, 그리고 MS보다 나은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고민 중인 것이 인터넷 포털의 현실이다.

‘현관’을 뜻하는 포털(Portal)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포털사이트를 통해서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사이트를 찾아가는 대문 역할을 하는 사이트를 일컫는다. 그러나 최근 포털사이트는 검색, 이메일, 뉴스,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초대형 사이트로 확대 정의되고 있다.

인터넷 포털은 전화 접속 서비스 등 접속 기반 포털로부터 시작했다.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한 그야말로 ‘현관’이었다. 이후 점차 인터넷 사용자가 늘어나고 정보량이 증가하면서 검색이 이슈로 등장하자 검색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검색 포털로 성장하게 된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다음 등이 등장했으며, 국내외 포털 간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심화되자 커뮤니티, 미디어, 전자상거래 등 검색 이외의 다양한 서비스가 나타났다. 이제는 ‘현관’이 아닌 콘텐츠 집합체로, 사용자들이 스쳐지나가는 통로가 아니라 이용자들이 머무는 최종 목적지가 돼가는 것이다.

사용자가 직접 만드는 콘텐츠로

이런 포털의 변신과 함께 주요 인터넷기 업의 매출도 급성장해 NHN,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 네오위즈 등 4대 인터넷 기업의 2005년 매출 합계는 2004년보다 79%나 늘어난 1조570억원에 달했다. 특히 네이버와 다음, 싸이월드는 우리나라 인터넷 포털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 산업의 큰 흐름으로는 이용자가 만드는 콘텐츠(UCC: User Created Contents)의 확산이 꼽힌다. 미니홈피, 블로그, 인터넷 카페 등에서 개인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1인 미디어’가 대표적 사례다.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싸이월드 서비스는 이용자가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1인 미디어 형태의 인터넷의 트렌드를 잘 읽어 성공했다”고 말했다. 싸이월드는 ‘미니홈피’ 등의 서비스로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여기에다 각종 디지털 아이템과 장식 선물 등을 팔아 유료 서비스 도입에도 성공했다. 온라인상의 자기표현 욕구와 맞물리면서 싸이월드의 회원 수는 2004년 1월 300만 명에서 현재 2000만 명에 육박하는 비약적 성장을 했다.

사용자 참여라는 인터넷의 새로운 트렌드는 ‘웹2.0’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웹2.0’이란 사용자, 사업자, 광고주가 서비스에 직접 참여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나가는 ‘개방형’ 웹을 뜻한다. 네티즌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할 뿐만 아니라 재창조할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된 것이다. 과거의 웹이 사업자만 편집하거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던 반면, 웹2.0은 사용자가 직접 참여하고 만든다. 이에 따라 최근 포털업계도 UCC기반의 서비스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잘만 만들면 자신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로 짭짤한 수입도 올릴 수 있다. 개인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 특히 동영상이 포털 등에서 인기를 끌면서 이를 활용해 돈을 버는 아이디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 인기 UCC 동영상을 직접 팔거나 여기에 광고를 붙여 수익금을 제작자와 나누는 방식까지 등장했다. 광고에 의존하는 수입 구조만으로 생존이 쉽지 않은 인터넷 포털로서는 또 다른 수익원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포털의 미디어화도 대세로 점쳐지고 있다. 접속 기반 포털에서 시작한 인터넷 포털의 차세대 모델은 미디어화한 포털이다. 인터넷이 통신, 영상, 미디어, 상거래의 종합적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산업 내의 진화를 넘어 타 산업과의 융합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주자는 다음. 다음은 포털의 미래는 결국 미디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미디어 부문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다. 미래에는 인터넷 포털이 뉴스 뿐 아니라 오락, 스포츠 전문 정보 등을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종합 매체로서의 성격이 부각될 것이라는 얘기다.

현실에서는 월드컵 응원, 각종 촛불 시위 등에서 이미 미디어로서의 인터넷 포털의 위력이 입증되고 있다. 다음의 경우 미디어 부문이 2003년 1월 전체 페이지뷰의 1%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20%에 육박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특히 다음의 차세대 미디어 전략도 UCC에 무게를 두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자회사인 라이코스를 ‘UCC 포털’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 향후 국내외 시너지 효과에도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은 지난 7월12일 자회사인 미국의 라이코스의 뉴스사이트인 ‘와이어드 뉴스’를 미 컨디나스에 2500만달러에 매각했다. 다음 측은 이번 매각으로 라이코스는 동영상을 비롯한 UCC 커뮤니티 등 핵심 사업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국내에서도 동영상 미디어에 주력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수익원 ‘검색’

가까운 미래에는 인터넷 포털을 언론으로 봐야 될지도 모른다. 인터넷 포털이 언론으로서의 막강한 파워를 가질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 이미 인터넷 포털은 언론사가 제공하는 기사들에 힘입어 정보화 사회의 절대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 포털이 직접 기사를 생산하지는 않지만 기사를 자의적으로 유통시킴으로써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요즘 네티즌들은 신문에서 기사를 읽는 것이 아니라 ‘네이버’나 ‘다음’에서 기사를 보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지만 인터넷 포털이 언론사를 인수하거나, 기사를 자체 생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인터넷 포털은 뉴스의 유통 채널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검색 역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미래 정보화 시대의 화두로 보인다. 검색은 모든 서비스를 연계시켜 주는 창구이자, 정보 공유를 위한 근간 서비스다. 이에 따라 검색을 소홀히 하게 된다면 향후 경쟁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인터넷 포털의 기본적인 인식이다.

검색은 돈을 벌게 해주는 가장 큰 수익원이며 곳곳의 정보를 연결해주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경쟁력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이 이를 대변해준다.

우리나라 검색창의 대표선수는 NHN이 운영하는 네이버. 경쟁사들이 네이버의 검색 아성을 허물기 위해 치열한 신규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을 정도다. 인터넷 포털 검색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고 앞으로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디지털 시대에 누가 정보에 빨리 접근하고 전달, 생산하느냐는 바로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도 눈앞의 단기적인 목적보다는 ‘장기 비전’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 이뤄진 ‘첫눈’ 인수가 그것이다. 첫눈은 아직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은 자본금 10억원의 업체. 미래의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NHN은 “일본 검색시장 진출을 위해 첫눈의 힘이 필요했다”고 밝히고 있다.

검색관련 기술이 뛰어나지 못한 네이버로서는 첫눈의 우수한 인력을 이용해 일본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실제 첫눈의 스노랭크 기술은 정보의 중복도에 근거해 알짜 정보를 뽑아주는 것으로 미국의 구글도 큰 관심을 보였을 정도다. 구글과 야후에 견주어 네이버의 경쟁력 검증은 지금까지 국내에서밖에 이뤄진 게 없지만, 이번 첫눈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겨뤄보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쯤 일본을 시작으로 검색 부문에서도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미 게임 포털인 한게임으로 일본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네이버는 중국과 일본, 미국 등지에서 게임으로 트래픽을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나 검색 등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다음도 검색 포털로 거듭날 것임을 거듭 밝히고 있다. 다음은 검색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자체 검색엔진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이는 검색이 포털 본연의 기능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게임전문업체인 엔씨소프트도 검색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 움직임

우수한 IT인프라 환경을 바탕으로 인터넷 강국을 자리매김했지만 해외시장에서 국내 인터넷서비스의 경쟁력은 아직까지 미미한 상태다. 아직 이렇다 할 만큼 부각되고 있지는 않지만, 국내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서서히 해외시장에 스며들고 있는 국내 인터넷 업체의 해외 진출 현황도 눈여겨 볼만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 인터넷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이제는 해외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포털의 향후 2년간의 화두는 글로벌화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NHN은 게임 부문으로 지난 2001년 일본, 2004년에는 중국에 진출했다. 이들은 일본, 중국에서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2005년 7월에는 미국법인을 설립했으며, 현재 서비스 오픈을 준비 중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04년 라이코스로 미국에, 그리고 타온이라는 브랜드로 일본에 포털 부문으로 진출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중국, 일본, 미국에 미니홈피를 갖고 진출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오픈 이후 가입자 180만 명을 돌파하며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진출을 위해 지난해 10월 샌프란시스코에 현지법인을 설립하여 현재 베타 서비스 중이며 8월중 공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판 싸이월드라고 할 수 있는 ‘마이스페이스’가 야후, 구글 등을 제치고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미국 웹사이트 1위 자리에 올라 미니홈피를 중심으로 한 1인 미디어 서비스시장 환경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싸이월드는 조만간 유럽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으며 하반기 중에는 동남아시아 및 남미지역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인터넷 포털들이 사용 인프라의 제한, 경쟁 심화 등 국내 인터넷시장의 한계성을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해외 사업의 수익 안정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plus tip

국내 인터넷 포털 성장사와 성공 조건

주력 콘텐츠 장기적으로 성장시켜야

국내 인터넷 포털의 역사를 살펴보면, 1997년 국내 최초의 무료 이메일 서비스 한메일넷을 오픈한 다음은 메일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른 포털사이트와 차별화에 성공했다. 그리고 1997년 9월 ‘야후! 코리아’가 진출하면서 검색 포털 전성기를 맞이했다.

1999년 5월 온라인 커뮤니티 다음카페 오픈, 1999년 6월 멀티미디어 웹기반 채팅 서비스 세이클럽 오픈, 1999년 9월 커뮤니티 사이트 싸이월드 등이 오픈되면서 다양한 콘텐츠들이 포털의 출발점이 됐다. 국내 최초의 인터넷 게임 포털인 한게임 서비스가 1999년 12월에 개시됐으며, 지식 공유 커뮤니티 디비딕 서비스가 2000년 10월 시작됐다. 이어서 2004년 9월 싸이월드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2006년 7월 현재 웹 사이트 분석기관인 랭키닷컴에 등록돼 있는 포털은 14개로 게임 포털, 금융 포털, 심지어는 애완견 포털이 있을 정도로 다양해졌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인터넷 포털로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현재까지 본격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진 않지만 구글 한국어 서비스와 세계적 서비스망을 갖춘 MSN코리아 등 외국계 기업들의 부진을 보면 단순히 다른 국가에서 성공한 포털 비즈니스 모델을 국내 시장에 도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네이버는 검색 부문, 네이트는 미니홈피와 무선콘텐츠 부문, 다음은 메일과 커뮤니티 부문, 야후코리아는 지역 검색이나 동영상 검색과 같은 기능성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살펴보면 성공의 열쇠를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들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해당 서비스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하고, 한 번 결정한 서비스에 높은 충성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다국적 기업들의 테스트베드로 통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개념적으로만 쓰이는 웹 2.0이나 UCC 관련 서비스들이 실제 구현되고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인터넷 이용자들이 새로운 서비스 수용에 유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포털 서비스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용자를 배려한다는 명목 아래 콘텐츠의 양으로 승부하기보다는 주력 콘텐츠를 선정하고, 효과가 미미할지라도 중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중추엔진으로 성장시키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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