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한 복장의 노신사와 말쑥한 차림의 젊은 사장이 만났다. M&A(인수합병)의 현장이다.

 젊은 사장은 자기 회사를 인수하려는 노신사에게 서류를 펼쳐 보이며 열심히 설명 중이며, 노신사는 밝은 모습으로 그 서류를 찬찬히 들여다볼 뿐 말없이 젊은이의 설명을 듣고만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젊은 사장의 포개졌던 양다리는 어느새 정자세로 바뀌고, 인수 가격 또한 사장 자신이 여러 번 수정해 처음 부른 갑의 60% 수준에 이르렀다. 그때서야 조용히 듣기만 하던 노신사가 한마디로 협상을 종결시킨다.

 "참 좋은회사입니다"

 일반적으로 대화라 하면 말을 서로 주고받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대화란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속 생각을 여러 방법을 통해 상대방에게 전하는 행위다. 그 주요 수단으로 BMW가 사용된다. 즉 행동(Behaviour),분위기(Mood),말(Word)이다.

 특히 비즈니스에는 일반적인 대화 목적 이외에 서로가 만족해야 되는 협상이라는 과제가 따르므로 이 세 가지가 잘 조화돼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상대방을 인정하고 그의 입장에서 판단해 충분히 말할 기회를 제공하는 분위기 형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노신사가 특별한 기술이나 적극적인 가정답은 카타르시스(Catharsis)다. 이 단어가 가지는 고뇌 배출의 쾌감과 자체 정화 기능이 비즈니스 대화의 열쇠다.

 인간은 태어나서 듣기, 말하기, 읽기, 그리고 쓰기의 순서로 익힌다. 이중에서 듣기는 다른 과정과는 달리 생존본는에 따라 저절로 들리는 것이라 생각해 어린 시절 짧은 기간을 제외하면 별로 훈련을 하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말할 때보다 들을 때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며 심지어는 고통까지 느끼게 된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의 얘기를 잘 들으려 하지않으면, 내 얘기를 잘 들어주는 상대방을 만나기도 쉽지않다.

 노신사는 젊은 사장의 얘기를 찬찬히 들어줬으며 젊은 사장은 설명을 하면서 회사를 팔게 된 사연과 자기 문제점을 스스로 정리하고, 가격까지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리는 자체 정화 과정을 거치면서 정신적으로는 쾌감을 느꼈을것이다.

 이 때 노신사가 젊은 사장을 넓게 포용하면서 보냈을 밝은 침묵을 생각해보자. 수뱁 마디 말보다도, 어떠한 몸짓보다도 젊은 사장의 소화 불량을 치유하는 결정적인 약이 되었을 것이다.

 말하기보다 어려운 것이 듣는 것이고, 잘듣는 것이고, 잘 듣는것이 대화의 훌륭한 방법임을 깨닫고 행한다면 비즈니스 대화에서의 밝은 침묵은 금이다.

박완순 대한항공 서비스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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