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플레이어, PMP(포터블 미디어 플레이어), PDA 휴대폰 등 휴대형 멀티미디어 기기 시장이 벌써부터 뜨겁다. 관련업체들이 내년 시장을 겨냥해 신제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멀티미디어 기기 전쟁터에서 시장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2005년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 시장을 미리 들여다봤다.
 2005년 휴대형 멀티미디어 기기 시장의 키워드는 패션화와 명품화이다. 즉 고급스런 디자인이 승부처라는 얘기다.



  MP3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이하 MP3P)는 젊은이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대중화한 멀티미디어 제품으로 자리를 굳힌 지 오래다.

 다양한 디자인과 재미난 기능을 포함한 새로운 모델이 한 달 사이에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따라서 기본 경쟁력이었던 기능, 음질로는 더 이상 차별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MP3P 제품은 패셔너블한 디자인이 가장 큰 특징으로 ‘소형화·패션화·명품화’가 내년 제품 트렌드에 새로운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패션이 주요 이슈로 자리 잡을 정도로 디자인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MP3 제품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휴대품이라는 의미를 강조한 ‘캐주얼 패션 액세서리’로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패션에 민감한 세대들을 겨냥해 초소형·초슬림을 표방하며 보다 작고 편리한 휴대성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디자인그룹 권기환 과장은 “음악을 듣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 몸에 걸치는 것만으로 스타일리쉬한 느낌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최근 디자인 트렌드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MP3P 업계는 소형화와 혁신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판 승부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초기 시장에서는 각각의 제품이 독특한 외형에만 치중, 고급스럽지 못한 디자인으로 실질적인 판매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레인콤 제품기획팀 정석원 과장은 “최근 디자인 추세는 소형화와 디자인 강화에 따른 액세서리 기능이 여성이나 젊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해 눈길을 잡을 것”이라며 “일정 기능이 확보됐다면 ‘예쁘고 화려한’ 제품이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내년 MP3P 제품의 디자인 트렌드 중 하나는 젊은 층, 특히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의 주얼리화다. 디자인 강화에 따른 소형화가 플래시 제품군의 주력을 형성하게 된다.

 레인콤은 목걸이 일체형인 주얼리 타입의 ‘N-10’과 컬러 액정 화면을 채용한 ‘iFP-900’을 내놓고 판매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세계적 디자인 그룹인 이노디자인사의 디자인을 채택해 고급스런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신감각적인 패션의 제품을 출시하고 한층 고급스런 외장과 이미지를 통해 명품 컬처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디자인연구소’에서 약 450여 명의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개발 및 연구에 치중하고 있다. 특히 3~5년 뒤를 내다보고 미래 상품 컨셉을 개발하는 전담팀이 큰 역할을 맡고 있다.

 새롭게 젊은 감각에 맞춘 ‘X프리’ 브랜드를 선보인 LG전자도 다양한 디자인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도 디자인연구소를 통해 폭넓은 디자인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한편 상대적으로 투박해 인기를 끌지 못했던 하드타입 제품도 그 크기가 점점 작아지면서 플래시타입 제품군과의 경쟁 영역이 점차 좁아질 전망이다.

 사용자가 많아지고 마니아층이 두터워질수록 하드타입 제품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관된 시각이다.

 초고속 인터넷의 확산과 시장 확대로 음향기기의 디지털화가 본격화하면서‘용량 대형화’ 추세 역시 대세이기 때문이다.

 각 사들은 다기능과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출시하면서 하드타입 수요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아이리버의 H320을 비롯해 거원시스템의 아이오디오 M3 등은 20GB, 40GB 등 대용량을 자랑하며 마니아 계층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LG전자도 내년에 출시되는 하드타입 제품에는 터치패드를 적용해 감성적인 면을 부각시키기로 했다.

 거원시스템 박남규 사장은 “고급스럽고 신뢰감 있는 디자인을 통해 인기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MP3 플레이어 시장은 앞으로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에 따르면 세계 MP3P 시장 규모는 지난 2000년 226만 대에서 2001년 350만 대, 2002년 583만 대로 늘었고 올해는 800만 대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올해 200만 대에서 내년 25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수 상위 기업의 과점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PMP

 음악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도 즐길 수 있는 동영상 플레이어인 ‘PMP’(포터블 미디어 플레이어) 열풍도 몰아칠 전망이다.

 크기가 손바닥만한 이 제품은 저장 용량이 20GB를 웃돌아 음악 1만여 곡, 수능 방송 50~100회분 정도를 담아둘 수 있다. 여기에다 음악 파일, 영화 파일, 디지털 사진들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관련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경쟁도 뜨겁다. 레인콤, 거원시스템 등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들도 속속 PMP 시장으로 진출, 신제품을 출시했거나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업체는 고화질의 영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 사용자 편의성을 앞세워 초기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레인콤이 내놓은 신제품은 PMP-120 (20GB), PMP-140(40GB) 2종으로, 20GB 제품은 700MB 동영상 파일을 기준으로 약 25편의 영화를 저장할 수 있다.

 디지털큐브의 ‘아이스테이션 피엠피 1000’은 DVD급 고화질로 20여 편의 영화를, 5000곡 이상의 음악을 저장할 수 있다. MP3 플레이어 기능과 FM 라디오 수신 기능, 전자사전 기능 등이 결합됐으며 터치스크린 방식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채택해 사용이 편리하다.

 페느로컴이 출시한 ‘엠파비오 DDP 1000’은 2.5인치 LCD로 화면이 작은 편이나 가격은 40만 원대로 저렴하다.

 대우텔레텍의 ‘아코스 AV 320’은 TV 또는 PC, 오디오, 캠코더 등에 간편하게 연결해 다양한 포맷의 동영상 및 음원을 녹화하거나 재생할 수 있다.

 네오솔이 개발한 ‘PMP 클리오드’는 유기 EL 풀컬러 디스플레이를 채용하고 TV 수신 기능을 추가했다.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PMP 시장에 대기업이 속속 진출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높은 가격대와 홍보 부족으로 판매가 활발하지 못했으나,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운 대기업의 진출이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1월 중순경 ‘PMC’(Portable Media Center, 모델명 YH-999)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PMC는 20GB 대용량 HDD를 탑재했다.

 LG전자도 20GB 대용량 HDD에 3.5인치 TFT LCD를 탑재한 ‘엑스프리 PMP’(모델명 MF-HE700)를 이 달 출시한다.

 이레전자는 이 달 말에 플래시 메모리 타입 PMP인 ‘포체’를 내놓는다. 무게 90g, 2.2인치 TFT LCD를 채용해 초소형·초경량을 자랑한다.

 초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PMP 제품의 트렌드 역시 소형화와 패션화 추세다. 크기를 줄여 휴대하기에 편한 컴팩트한 디자인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대우텔레텍이 올 연말 출시할 예정인 신제품은 기존 제품에 비해 절반 정도의 크기다. 별도 부착했던 부가 기능을 내부에 통합해 컴팩트화했다.

 LG전자 DDM디자인연구소 배세환 책임연구원은 “각 사가 독특한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감성적인 부분에서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PDA폰

 컴퓨터와 휴대전화의 융합으로 새로운 디지털 산업 문화도 생겨나고 있다. 유통, 의료, 금융산업 등에서 ‘움직이는 사무실’인 모바일 오피스가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무선 랜과 이동통신망을 함께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PDA폰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핸드폰에 PDA가 결합된 PDA폰 시장도 최대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한국HP·싸이버뱅크 등 주요 PDA폰 개발업체들이 KT의 ‘네스팟 스윙폰’ 시장을 노 리고 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네스팟 스윙폰이란 KT가 무선 랜 서비스인 네스팟을 이용할 수 있는 PDA폰 브랜드로 내놓은 상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말과 내년 초에 네스팟 스윙폰 2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PDA와  무선 랜 기능을 부가하는 스마트폰을 앞세우는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르면 내년 2분기에 네스팟 스윙폰 2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8월 네스팟 스윙폰 ‘HP iPAQ rw6100’을 출시한 한국HP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후속 모델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제품을 독점 출시해 오던 싸이버뱅크의 ‘포즈 301’과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싸이버뱅크도 오는 연말까지 130만 화소대 이상의 디지털 카메라를 장착하고, 크기도 줄인 업그레이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싸이버뱅크 이승현 이사는 “PDA폰은 그동안 문제가 됐던 낮은 전송 속도와 비싼 사용요금, 이동통신망의 한계를 모두 해결해 일반 소비자 시장의 본격적인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제는 콘텐츠 전쟁

 하지만 휴대형 디지털기기 업계가 다양한 수익원 확보에 나서면서 또 다른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패션화·명품화를 앞세운 제품 시장 공략에서 콘텐츠를 무기로 고객 끌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부가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거원시스템은 음악 감상 외에도 사용이 크게 늘고 있는 어학 학습이나 업무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1GB 분량의 EBS 인기 강좌 영어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외에도 다양한 온라인 강의, 음원 서비스를 추가해 부가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70만 곡의 음원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풍부한 음악 정보 제공은 물론 40여 만 곡의 음악을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전자도 다양한 콘텐츠 제공을 위해 X프리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음악 가사 지원, 영어·중국어·일어 등 다양한 어학 콘텐츠의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리버는 온라인 교육업체인 코리아에듀와 제휴를 맺고 PMP를 통한 ‘동영상 수능 강의’를 시작했다. 아이리버는 당분간 이용자에 제한을 두지 않고 양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수능 동영상 강의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PDA로 실시간 주가 조회가 가능한 서비스도 등장했다.

 KT는 증권정보 서비스 업체인 마켓포인트와 함께 실시간 무선 증권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PDA를 통해 고객들에게 실시간으로 변하는 증권시장의 종목 가격과 투자 정보를 KT의 네스팟을 통해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