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는 요즘 유행하는 ‘사오정’이 없다. 오히려 40대의 중간관리자가 되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여기에다 직원들의 자원 봉사 활동을 장려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미래 사회 공헌의 모델도 제시하고 있다.



 ‘경쟁력의 핵심은 인력’이란 인식은 이미 많은 기업들 사이에 보편화 돼 있다. 특히 외국 기업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직원 관리 노하우를 통해 일터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시행중이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약칭 한국썬)는 직원 만족도와 기업의 사회 기여도를 높이는 등 ‘좋은 기업 만들기’에 앞장서 눈길을 끈다. 한국썬은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으로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 아래 2004년부터 3개년 계획을 추진해 왔다.

 유원식 사장(48)은 “좋은 기업은 기술 리더십과 뛰어난 경영 실적 등과 같은 외적 요인도 갖춰야 하지만 임직원 스스로 만족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내적 요소도 필수적”이라며 “비즈니스 목표 달성 이외에 기업 내부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직원 행복이 회사 성장 원동력

 한국썬은 회사가 먼저 직원을 만족시켜야 조직에 대한 직원들의 기업충성도가 높아지고 결국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판단 아래 직원의 경쟁력과 직장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프로그램 가운데 차세대 중간관리자를 위한 프로그램 ‘2nd GMP(2nd Generation Management Program)’가 있다. 40대에 접어들기 무섭게 자리 보전에 전전긍긍해야 하는 소위 ‘사오정’과는 대조적이다. 중간관리자야말로 기업을 이끌어 나갈 핵심 역량이라고 파악하기 때문이다.

 2nd GMP는 이 회사만의 차세대 주력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계획으로 부장 이상급에서 차세대 주력 인재들을 선발, 3개월간 본사 파견 근무를 통해 글로벌 문화 등을 배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인재가 되려면 무엇보다 글로벌 사고를 가져야 하며, 언어에 대한 어려움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에 선발되는 인재들은 본사로 가서 업무 및 문화 습득 기회를 가진다. 한국썬 내부에서도 지난해부터는 ‘리더십 향상 프로그램’을 통해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4개월간 별도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신입사원 교육프로그램으로 운용중인 ‘썬바이저’(SunVisor)도 독특하다. 이 제도는 신입사원의 업무 및 기타 환경에 대한 신속한 적응을 위해 기존 사원 중 1명을 후견인으로 두는 것이다. 친근한 선배와 신입사원들을 직접 연결시켜 처음 들어온 회사에 대한 적응과 회사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려는 의도다.

 엔지니어 교육에는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썬은 ‘앰버서더’(Ambassador)라는 제도를 통해 기술별 전담자를 육성, 기술의 올바른 전달과 활용을 꾀하고 있다. 또 엔지니어간 기술 교류 및 증진을 위해 매주 ‘테크 토크’ 행사를 열고 있다.

 한국썬은 사상 최대 취업난을 맞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IT에 대한 실무 경험을 제공, 취업의 좁은 문을 여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대학교 및 대학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이 회사에서 실무 훈련 기회를 전격 제공하는 ‘썬스타 프로그램’이 그것.

 이 프로그램은 노동부에서 실시하는 기업연수제의 지원과 더불어 한국썬의 차별화된 프로그램 디자인 및 지원으로 만들어진 대학(원)생을 위한 실제 기업 연수 제도다. 1년에 두 차례 실시하며, 1회에 30여명의 학생들을 선발해 기업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연수 참가자는 기업 실무, 기업 문화, 기술 등의 다양한 실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된다. 대학(원)에 재학중이면 누구든지 지원이 가능하다. 2003년말 1기생을 선발, 10월부터 26명이 연수에 들어갔으며 지금은 4기 연수생을 선발하고 있다. 썬스타는 최근의 취업난과 인턴십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경쟁률이 80대 1에 달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엔지니어 부문뿐만 아니라 교육, 홍보, 회계 등의 다양한 실무를 접할 수 있게 된다. 썬스타 프로그램으로 처음 선정된 학생들은 6개월간 참여하게 되며, 기타 썬스타 프로그램의 학생들을 위해 여러 가지 실무 트레이닝 및 선배와의 대화 등 취업에 대비한 다양하고 유익한 세션도 기획하고 있다. 특히 2기 연수생들은 국내외 기업 등에 100% 취업했으며, 이들 중에는 경쟁사에 취업한 사례도 있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어떤 회사보다 직원들의 만족도를 중요시 하는 회사다. 이런 취지에서 ‘썬업(SunUp)’이라는 독특한 개념의 복지제도를 운용한다. 복리 후생제도로 이를 통해 임직원의 의욕이 향상(Up)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썬업’ 복리후생 제도 독특

 썬업 프로그램은 카페테리아식 복리후생 프로그램. 건강 카페·레저 카페·문화 카페·생활편의 카페·배움 카페 등 다섯 가지 메뉴로 구성된다. 복리 후생 관련 항목을 임직원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필요한 것만을 선택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개성이 강하고 취향이 다른 직원들에게 선택 폭을 넓혀 주고 개인의 취향에 맞춘다는 취지다. 직원들은 연초에 부여된 마일리지만큼 원하는 메뉴에 할당해 사용할 수 있다.

 배움 카페의 경우, 교육비 지원, 스포츠 센터 이용, 정보 이용 등 자기 계발을 위한 서비스 이용을 지원한다. 각종 자격증 준비, 학원 수강 및 온라인 강의를 듣거나 온라인 서점에서 도서 구매도 가능하다. 레저 카페에서는 온라인으로 여행 패키지를 신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나 가족의 각종 놀이, 숙박 시설, 레저스포츠 등의 이용도 가능하다. 문화 카페로 들어가면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 관람, 문화행사 참여 및 관람 등 다양한 문화 생활을 위한 각종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생활 편의 카페에서는 온라인 꽃 배달 서비스, 가족 식사권, 정기간행물 구독과 같은 가정 친화 서비스에서부터 이사 비용이나 주택 자금 대출 이자 자원 등 생활 안정 서비스까지 제공된다.



 지역 사회 봉사 활동에 앞장

 이 회사에는 다섯 가지 카페 이외에도 또 하나의 자랑거리인 ‘진짜 카페’가 있다. 선택적 복리 후생제도는 아니지만, 사내에서 운영하는 테이크아웃 커피숍 ‘썬카페’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 및 다양한 음료를 마실 수 있어 본사 임직원 및 방문객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썬은 가정이 행복하면 직원이 행복하고 회사가 행복하다는 판단 아래 1년에 한 차례씩 임직원의 배우자들이 참여하는 ‘행복한 가정 만들기-배우자의 날’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금연, 재테크, 자녀와의 대화, 스태미너와 컨디션 관리, 와인 강좌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3회째에는 직원 가족들이 모두 참석, 부부간에 비디오로 영상 편지를 만들어 ‘사랑해요! 힘내세요!’라는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열띤 호응과 함께 가족들에게도 웃음을 선사했다.

 이 회사는 고객 및 투자자 이외에도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을 중요시 한다. 특히 다양한 봉사 활동을 통해 함께 나누고 있는 환경과 이웃에 대한 관심을 보여줌으로써 지역 사회에 더욱더 친근한 기업으로 다가서고 있다.

 썬은 10년째 전세계적으로 매년 자원봉사 주간을 정해 사회 봉사 활동을 펼쳐 왔다. 지난해에도 4월 셋째주에 전세계에서 115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한국썬의 자원봉사 동호회 ‘사랑나눔’도 이 기간에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사랑나눔’은 지난해 처음 조직된 자원봉사 동아리로 직원 10%가 넘는 4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여기에 인턴십 프로그램인 썬스타에 참여하는 대학생 연수생 40명까지 합치면 8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랑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사랑나눔은 우선 4월에 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풀데이 봉사에 참여하게 된다. 매년 4월은 썬이 정하는 자원봉사 활동 주간으로 지난해 4월에는 직원 바자에서 성금을 모은 데 이어 수도권의 봉사 시설들을 방문해 청소, 세탁, 식사, 컴퓨터 작업 등의 활동을 펼쳤다. 특히 ‘마음의 문을 여세요’란 주제로 진행된 임직원 물품바자는 직원들의 적극적이고 높은 관심 속에 아동도서에서 가전제품, 패션 잡화에 이르는 임직원들의 다양한 물품이 판매됐고, 발생한 수익금 전액은 자원 봉사 및 사랑나눔 활동의 후원금으로 쓰여졌다.

 봉사 주간 이외에도 매분기가 시작하는 첫달 금요일, 매월 1회 토요일에도 사랑나눔의 정기적인 봉사 활동이 이뤄진다. 나섬의 집(수원), 화성영아원(하왕십리), 나그네 집(하남), 행복이 가득한 집(인천) 등이 자주 방문하는 봉사 시설이다.



 직원 65%가 매월 일정액 기부

 연중 진행되는 자원봉사 활동에 덧붙여 한국썬은 기업의 사회기여도를 높인다는 취지로 사내에 월간 기부프로그램 확대에 직원들의 참여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가입한 직원들은 매월 1만원 이상 일정액을 사회단체에 기부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모집을 시작한 첫날에만 73명의 직원이 가입했다. 현재 전직원의 65% 이상이 기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직원 모임 한국썬클럽 회장인 김희영 부장은 “기부 프로그램에 대한 임직원의 높은 참여가 사내 직원들 사이에 사회 봉사에 대한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 것이 큰 소득”이라면서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매월 최소 300여만원 이상이 기부되는데, 작은 정성이 모여 큰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부금은 현재 전국의 10여개 고아원, 장애인 및 노인 복지 시설로 일정액이 매월 후원금으로 보내지고 있다. 아울러 전직원은 얼마 전 동남아에서 발생한 지진해일 구호 성금을 모금, 대한적십자에 기부함으로써 참사로 인한 이재민 돕기에 앞장서기도 했다.



 고객 만족도 추구

 오늘날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고객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 다양한 직원 만족 프로그램 시행 및 지역 사회와의 긴밀한 관계 구축을 통해 세계 최고 기업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썬은 ‘네트워크가 곧 컴퓨터’라는 단일 비전을 통해 네트워크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및 지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1990년에 설립됐다. 이 회사는 뛰어난 기술력 및 다양한 제품군과 더불어 네트워크 컴퓨팅에 대한 확고한 신념, 기업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모든 사람과 공유한다는 ‘개방 정신’으로 업계의 독보적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AMD의 옵테론을 탑재한 새로운 서버가 큰 관심을 모으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썬은 서버 제품 이외에도 스토리지 제품군 및 솔라리스 10 운영 체제를 필두로 한 소프트웨어 제품의 시장 공략을 통해 한국 IT 시장을 견인할 계획이다. 또 비즈니스뿐 아니라 3개년 계획으로 추진중인 ‘가장 존경 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Plus INTERVIEW



  유원식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사장

  “전문성에 열정 갖춰야

   글로벌 경쟁력 지녀”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 있는 한국썬 사무실. 누구의 자리라고 정해져 있는 책상은 없다. 출퇴근 시간도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사장실도 따로 없다. 누구나 먼저 오는 사람이 앉고 싶은 자리를 차지하는 이른바 ‘플렉시블 오피스’ 제도 때문이다. 그래도 유원식 사장의 자리는 한쪽 귀퉁이에 조그마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직원들이 사장이 좋아하는 자리는 건드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귀띔한다.

 유사장은 “21세기 IT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무엇보다 전문가로서의 능력과 실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취임 당시 3년 안에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란 무엇인가.

  2002년 8월 취임 당시 한국썬을 3년 안에 IT업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천명했다.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란 IT기업으로서 비즈니스의 성장과 직원들의 만족감을 높이는 것이다. 여기에다 이익과 직원들이 얻은 만족감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계기로 이러한 목표를 설정하게 됐나.

 국내 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을 당시 임원들은 ‘일 잘한다’는 게 자랑거리였다. 하지만 그때에도 외국계 기업의 임원들은 ‘가족들과 어떻게 보내느냐’를 중요하게 여겼다. 벌써 생각에서부터 차이가 있지 않나. 직장 생활의 궁극적 목표는 자신과 가정, 사회가 다 같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재 양성에 적극적인 것도 같은 차원인가.

 비즈니스의 성장과 직무 만족도, 기업 이익의 사회적 환원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결국 ‘사람’이 핵심이다. 개인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쉽지 않다. 즐겁게 일하면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썬 본사에도 없는 각종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지난해 말 썬의 15개 지역에서 치러진 직원만족도 조사에서 한국썬이 1등을 차지했다. 본사에서도 놀랬지만 직원들의 자부심 또한 커졌다.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직원들에게 백만장자의 세 가지 공통점을 얘기하곤 한다. 백만장자들은 뚜렷한 목표 의식이 있다는 것, 목표를 이루려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여기에 열정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시행중인 각종 프로그램과 복지제도 등은 직원들이 이러한 과정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문가로서의 능력과 실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장시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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