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가운데 첫손 꼽히는 철도 개설. 사진 셔터스톡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가운데 첫손 꼽히는 철도 개설. 사진 셔터스톡
이선호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차장 감정평가사, 전 DL이앤씨,이화자산운용 근무
이선호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차장 감정평가사, 전 DL이앤씨,이화자산운용 근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교통을 첫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고, 교통 중에서도 역세권을 형성하는 철도가 가장 큰 요인이다.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처음 포함됐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는 향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 게임 체인저였다. 10년이 넘으면 강산도 변한다는 지금, GTX A 노선만 공사 중이며,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계획에 의하면 2028년쯤 삼성역을 포함한 전체 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다. GTX B, C 노선은 아직 삽도 못 뜨고 있다. 국토부 장관은 7월 18일 대통령 업무 보고 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GTX 조기 개통 등 수도권 교통난 해결 과제 신속 추진에 대한 대통령 업무 지시를 언급했다.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도 시작하지 못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GTX D 노선과 윤 대통령이 신설을 공약한 E, F 노선은 과연 임기 내 착공이라도 할 수 있을까.

철도망 개통 시기에 맞춰 현명한 전략을 세우는 것도 부동산 투자에 도움이 된다. 사진 셔터스톡
철도망 개통 시기에 맞춰 현명한 전략을 세우는 것도 부동산 투자에 도움이 된다. 사진 셔터스톡

철도망 구축 절차 및 소요 기간은

GTX 같은 대규모 국가철도망 구축사업은 통상 사업계획 수립-예타-기본계획 수립·고시-기본 및 실시설계-착공-준공 및 개통의 순으로 진행된다. 

사업의 첫 단추는 철도건설 분야의 최상위 법정계획인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으로, 10년 및 5년 주기로 발표한다. 가장 최근 계획은 2021년 7월 고시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었으며, 정상적인 절차라면 GTX E, F 노선은 2026년 제5차 계획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축계획이 발표된 후에는 대규모 국가 및 지자체 재정이 투여되는 사업의 예산확보를 위해 예타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실시하며, 비용 편익 및 정책적 효과 등을 검토하여 기획재정부에서 최종 통과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보통 예타에 1년 이상 소요되며, 비용 편익 비율(B/C)이 낮더라도 정책적 시급성 및 지역균형발전 등을 고려하여 예타 면제를 받기도 한다.

예타 후 개략적인 노선 및 정거장, 공사 기간 및 공사비, 재원조달계획 등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되며, 최종 국토부 고시가 되기까지 최소 1년 이상 소요된다. 다음으로 예타 및 기본계획을 고려해 시설물의 규모, 배치, 형태 등에 관한 최적안을 선정해 시공 및 유지관리에 필요한 설계도서 등의 자료를 작성하게 된다. 설계는 개략적인 내용의 기본설계와 이를 토대로 한 실제 공사 가능한 실시설계의 순으로 진행되는데 최소 2~3년 소요된다. 설계 단계까지 마치면 공사에 착수하는데 용지보상 및 대형 지하 토목공사 특성, 시운전 기간 고려 시 4~5년 이상의 공기가 소요된다.

앞에서 설명한 절차별 소요 기간을 고려하면 구축계획 발표를 시점으로 최종 개통 시까지 최소 8년 이상 소요되는데, 통상 잦은 계획 및 설계 수정·변경, 예산 부족, 인허가 지연, 용지보상 지연, 문화재 발굴, 차량 결함 등 예측하기 어려운 다양한 변수로 인해 개통 시기가 연기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예를 들어 올해 3월에 개통한 수도권 광역전철인 진접선(당고개~진접 구간) 구축 기간을 살펴보면, 구축계획 확정(2007년)-예타 통과(2010년)-기본계획 고시(2013년)-기본설계 완료(2016년)-실시설계 완료 및 착공(2018년)-개통(2022년)의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전체 약 15년이라는 기간이 걸렸다. 4호선 연장사업으로 GTX 대비 노선 길이 약 15㎞의 비교적 짧은 구간이었지만 계획확정 후 첫 삽을 뜨는 데만 거의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GTX별 개통 예상 시기는

먼저,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는 GTX A 노선을 살펴보면, 2011년 구축계획 확정, 2014년 예타 통과, 2017년 기본계획 고시, 2019년 착공, 현재 공정률 약 30%대에 이르고 있다. 삼성역 및 추가 신설 역을 제외한 부분 개통을 2024년 6월로 계획하고 있으나, 목표치에 다소 못 미치는 공정률로 인해 일부 공구의 돌관공사 및 비용 증가가 예상되어 계획보다 늦어질 공산이 크다. GTX C 노선의 경우 실시설계에 도입할 예정이나, 도봉 구간(창동역~도봉산역)의 지하 전용 철로 신설 여부에 따라 착공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앞으로 실시설계 기간 2년 및 공사 기간 5년을 고려하면 2029년 개통이 가능한 일정이다. GTX B 노선은 지난 6월에서야 기본계획 승인을 받은 상태로 앞으로 설계 단계 및 공사 기간 고려 시 GTX C 노선보다 1~2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착공에 들어간 GTX A 노선과 달리 미착공 단계인 GTX B, C 노선은 내년 6월까지 진행할 국토부의 ‘GTX 확충 통합기획 연구용역’의 결과에 따라 노선 연장 및 추가 정거장 신설 등의 계획 수정이 전체 일정을 뒤흔들 여지도 있다.

아직 예타 통과도 못 한 GTX D 노선의 경우 상기 연구용역의 결과를 보고 신속 예타 또는 예타 면제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예타 면제 시 신속한 설계 및 인허가 진행으로 현시점 기준 4년 후 착공을 기대해 볼 수도 있어 윤 대통령 임기(~2027년 5월) 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GTX E, F 노선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아직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이 되지 않아 추진 근거도 없는 상태이다. 

윤 대통령 임기 내 착공을 위해서는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의 근거법인 ‘철도의 건설 및 철도시설 유지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제5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 시기를 앞당기는 등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찌 됐든, 걸음마 단계인 GTX D, E, F 노선은 가장 빨리 진행된 GTX A 노선의 일정을 고려하더라도 빨라야 2032년 이후에나 개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망 개통 시기 예상 관련 정보

대세 상승장이 끝나고 고금리 및 대출 규제 흐름 속에 주택 가격 하방 압력이 심해지고 있는 요즘, GTX 추가 신설 역 호재에 의한 뇌동매매로 작년 여름 연일 신고가를 갱신했던 수도권 남부 지역(안양·의왕 등)의 주택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장기간 소요되는 철도망 구축사업의 개통 시점을 너무 긍정적으로 바라본 것은 아닐까. GTX 등 신설 역세권 부동산 투자 시 철도망 개통 시기 예상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첫째로 철도건설 예산 정보다. 매년 연말에 노선별 철도건설 관련 정부 예산이 확정되는데, 건설 후반부로 갈수록 예산이 많이 책정되고, 계획 초기 단계일수록 예산이 미미하다. 구축계획 확정 후에도 예산 배정이 몇 년간 계속 제자리에 맴돈다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로 국토부 및 지자체 홈페이지 정보다. 철도망 구축계획 관련 공고 및 고시, 설명자료 등이 공개되니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외 사업시행자 홈페이지, 토지이음 사이트, 민간 사이트(미래철도 DB, 아실 등) 정보도 참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