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지문제가 다시 대중매체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원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가격이 좀처럼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휘발유가격이 2~3배 뛰어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에너지 전문가들은 국제 에너지 수급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화석에너지를 주축으로 한 지금의 에너지체계를 탈석유, 나아가서는 탈탄소를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 지속가능한 에너지체계의 구축은 우리 세대가 짊어질 시대적 사명으로 부상했다. 정부는 이러한 대·내외 사정을 고려해 2003년 12월 ‘제2차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보급 기본계획’을 수립, 2004년을 신·재생에너지 원년으로 선포하였다. 또한 2003년 현재 1.5%에 불과한 신·재생에너지 공급비중을 2011년까지 5%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세부실행 계획을 마련해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2011년까지 9조원 정도를 지원할 계획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 선택과 집중에 입각한 전략적 기술개발 추진, 기술개발 인프라 및 보급 인프라 구축, 보급 확대 및 시장 창출, 그리고 제도 및 정책 개선의 네 분야를 선정하여 추진하는 중이다.

 최근 정부는 차세대 성장 동력원인 수소경제 시대의 도래에 대한 대응책으로 수소경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공청회를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회를 가졌다. 본 플랜의 주요골자를 보면 2040년까지 최종 에너지소비의 15%를 수소에너지로 충당하고, 주요 공략 대상을 수송부문으로 삼아 자동차의 50% 이상을 연료전지 자동차로 대체하며, 이에 필요한 수소의 과반수를 장기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제조하는 걸로 되어 있다. 이렇듯이 신·재생에너지에 기반을 둔 수소경제를 실현할 경우에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믹스와 함께 에너지소비의 저감, 환경 편익과 경제적 편익을 동시에 누리는 혜택을 얻게 된다.

 문제는 이런 수소경제의 비전을 구현하려면 방대한 투자비가 소요된다는 것이다. 석유를 중심으로 한 탄소경제를 마감하고 지속가능한 수소경제시대로 가려면 에너지체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국가 차원의 사업에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어차피 수소경제시대가 도래할 수밖에 없고, 진정한 의미의 수소경제를 실현하려면 신·재생에너지가 핵심역할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본다. 신·재생에너지의 기술개발과 보급에 투자를 아끼지 않음으로써 궁극적으로 기술 수준의 향상과 대량 보급을 가능케 하고, 이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자생력을 갖춰 화석에너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미래에너지원으로서 선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수소경제가 도래하든, 아니면 다른 에너지체계가 구축되든, 미래 에너지체계는 에너지 안보와 경제 및 환경 측면에서 사회적 수용이 가능해야 한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어떤 경우에도 신·재생에너지가 중심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서로 형성하고 있다. 또한 이것이 기후변화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이에 대비해 우리도 신·재생에너지의 기술개발과 보급에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근에 고유가 문제를 풀려는 시도도 시급하지만,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에너지체계로 전환할 것을 제시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현재의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체계의 한계성을 감안한다면, 우리의 선택은 궁극적으로 탄소경제를 지양하고 지속가능한 수소경제로 전환하는 데 있으며, 정책의 무게중심을 그에 따라 이동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