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은 모차르트 서거 250주년이었다. 그래서 서울에서도 모차르트 음악회가 연중 끊임없이 열렸다. 신수정(서울대 음대 학장)과 그의 젊은 친구들은 세계 정상급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해 ‘천상의 소리’를 서울 한복판에서 황홀하게 들려주었다.

그래서 2006년은 우리에게 행복한 해였다. LPGA에서 한국 낭자군은 여전히 두각을 나타내는 경기를 펼쳤고 젊은 ‘한국의 과학자’들은 세계 생물학계, 물리학계, 수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수많은 창의적 논문을 발표했고 현대자동차의 품질은 JD파워의 평가에서 일본 도요타를 능가했다.

삼성, LG는 ‘다음 세기의 자동차’라는 이동전화기 시장에서 기술과 디자인을 선도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일본을 앞질렀다. 백남준을 이어가는 한국 미술가들은 세계 미술계에서 확고한 자리를 찾아 가고 있다. 6·25전쟁 이후 반세기만에 한국은 선진국이 되어가고 있다. 나라가 아니라 사람들이 선진 시민이 되어가고 있다.

세계 경제를 주도해 왔던 미국 금융 시장이 런던이나 홍콩 시장에 비해 상대적인 우위를 잃어가고 있다. 엔론사태 이후의 샤베인-옥슬리법은 기업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보이기 위해 너무 많은 비용을 지불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가 다시 출현하는 길을 막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별로 남지도 않은 제조업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미국의 산업 보호 정책으로 미국 달러화는 계속 가치가 하락되고 있다.

2007년에도 달러화 가치 하락은 계속 될 것이고 한국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900원 이하로 내려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의 엔화 환율도 정부의 외환 시장 개입에 따라 인위적으로 조작될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우리의 자동차, LCD 수출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기술이 차별화 된 기억소자 반도체, 조선 분야의 수출은 2007년에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에서 획기적인 차별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 철강은 세계 철강계의 M&A 위협에 계속 시달릴 것이다. 대선이 있는 2007년에는 정부가 세계시장에서 대기업의 활동을 적극 도와주지 못 할 것이다. 결국 대기업은 그런대로 살아남는다 해도 대기업에 납품하는 소재 부품 산업은 큰 고통을 경험할 것이 예측된다. 자동차, LCD, 이동통신 단말기 분야가 그런 분야다. 장기적으로는 기술혁신이 살길이지만 2007년을 넘기는 데는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재무적인 측면에서 파산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나 단위 기업이 처한 환경은 모두가 독특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해결책은 없다. 기업이 각자의 독창성을 발휘해 창의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 우리가 키워 온 우수 인력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가 있다. 세계 금융, 현물 시장에서 창의적인 혁신을 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경영자가 할 일은 창의적인 발상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개인의 창의성은 자유로워야 발휘되고, 자유로운 활동은 경쟁을 가져오고, 경쟁은 분쟁의 씨앗이 된다. 결국 경영자는 분쟁을 생산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2007년 우리 경제의 화두는 개인의 자유로운 창조적 활동과 사회 갈등의 해결이다. 이에 따라 성장과 침체의 갈림이 결정된다. 선진 시민의 민주적인 합의 절차를 보여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