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곤 취재팀장 

allen@chosun.com

당근과 채찍

정기 인사철인 연말연초 직장인들은 인사고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됩니다. 사업부별 성과도 희비를 엇갈리게 합니다. 결과에 따라 승진과 상여금이라는 당근이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흔히 회사가 어려울 때 직원들은 당근에 욕심을 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모두가 다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정이 좋아지고 당근이 생기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불평불만을 하게 됩니다. 논공행상에서의 부당함 때문입니다.

직장인들이 술좌석에서 안주 삼아 하소연하는 말이 있습니다. 출세하기 위한 행동수칙이 그것입니다. ‘내 공(功)은

내 공, 남의 공도 내 공’.

취재를 하다보면 흑자를 내는 기업일수록 이처럼 약삭빠른 이들을 걸러내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걸

보게 됩니다. 한 해 동안 직원들이 무슨 일을 했으며 어느 정도의 성과를 냈는지에 대한 데이터도 축적합니다.

그러나 항상 적자를 면치 못하는 기업들은 이러한 데이터 축적에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를 의심스런 눈으로 바라볼 뿐입니다.

기업들의 정기 인사가 한창입니다. 승진하는 사람이 있으면 누락되는 사람도 있겠지요. 직원들이 술좌석에서

부당하게 당근을 받거나, 부당하게 채찍을 받는 사람을 술안주에 올리는 기업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박인상 기자

edream@chosun.com

폭탄주 빠진 송년파티

얼마 전 프랜차이즈업계 지인들과 함께 한 술자리는 ‘썰렁했다’는 표현보다는 ‘추웠다’는 말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송년 모임을 겸했지만 참석자 수는 7~8명에 불과했습니다. 예년 같으면 초면도 많아 명함깨나 돌렸지만 이번엔 그런 수고는 덜었습니다.

식사 메뉴가 생등심에서 설렁탕으로 바뀐 것만 봐도 요즘 자영업계 체감경기가 고스란히 전해지더군요. 술잔이 일 순배 돌자 속 얘기도 술술 나왔습니다. 외식업체 K사장이 “8월에 제 2브랜드를 냈는데, 친인척 두 명을 빼면 가맹점을 한 곳도 못냈다”고 털어놓자 100여 가맹점을 둔 L 사장은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작년보다 30% 떨어져 매일 밤 점주들 불평 전화에 잠을 못자겠다”며 한술 더 떴습니다. 옆에 있던 창업 컨설턴트 P 소장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기자에게만 슬쩍 “2006년 프랜차이즈업계는 절반이 개점휴업 상태”라며 “몇 푼 안하는 컨설팅 비용도 미루는 업체가 수두룩하다”고 들려줍니다.

잘 나가는 주류 프랜차이즈업체 S사장이 “업계 사장단 이름으로 청와대에 탄원서를 내야 할 판”이라고 한 말이 ‘엄살’만은 아닌 듯싶습니다. 오죽했으면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나서 “자영업 대책을 내놓겠다”고 발표(12월18일)까지 했을까요. 저녁 9시 K사장이 감기를 핑계로 자리를 뜨자 하나둘씩 모임을 빠져나가 이날 파티는 2차 ‘폭탄주’도 없이 조용히 끝났습니다.

장시형 기자

zang@chosun.com

한강, 자연으로 되돌리자

2010년 어느 봄날 회사원 김모씨는 가족과 함께 한강으로 피크닉을 떠납니다. 버스에서 내려 반포대교 위 엘리베이터에서 한강으로 바로 내려갑니다. 무료 자전거로 한강 여기저기를 다니며 생태공원에서 자연도 즐기고, 야외조각공원의 작품도 감상합니다. 잠수교를 걸어서 건너 낙하분수와 ‘물 위에 떠 있는 정원’도 봅니다. 한강 유람선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돌아올 때는 한강에서 운행 중인 수상택시를 이용합니다. 김씨는 여름에는 한강의 천연 백사장에서 여름휴가를 즐기고, 한강서 출발하는 유람선을 타고 서해와 남해안 관광도 즐길 참입니다. 조만간 한강서 개성으로 가는 뱃길이 생기면 개성 관광도 다녀 올 생각입니다.’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닙니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 2008년부터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아마 가까운 미래에는 한강에서 배를 타고 북한이나 중국으로 갈 수도 있을 겁니다.

서울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자료를 보면 앞으로 한강에서는 엄청난 일들이 벌어집니다. 4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잡힌 단일 사업도 눈에 띕니다. 한강의 모습이 바뀌면 서울의 모습이 바뀝니다. 물론 사람들의 모습도 변하게 될 겁니다.

서울시는 한강 개발을 통해 도시가 바뀌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좋은 방향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한강이 사람의 손을 반길지는 의문입니다. 사람 좋자고 하는 일이 자연에게는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자연을 상대하는 것은 엄청난 일입니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한강을 다시 사람에게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 되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임상연 기자

sylim@chosun.com

Fly KOSPI, Fly

얼마 전 ‘가네시로 가즈키(재일교포로는 처음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나오키문학상을 탄 베스트셀러 소설가)’의 라는 소설을 읽었습니다. 부정(父情)을 소재로 한 흔한 이야기이지만 소설 속 샐러리맨의 메마른 현실은 슬픈 거울처럼 우리를 투영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스즈키는 자신의 딸을 폭행한 복싱 유망주 이시하라에게 복수하기 위해 박순신이라는 사부를 둡니다. 스즈키는 단신에 배불뚝 아저씨로 전형적인 샐러리맨이죠. 복싱 유망주에게 덤비기엔 한없이 처량해 보입니다. 결국에는 복수에 성공한다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기자에게는 복수보다 슬픈 현실을 이겨내는 훈련 과정이 더 애틋하게 와 닿더군요. 그래서인지 스즈키가 훈련을 힘들어할 때 박순신이 위로하며 하던 말이 자꾸 생각납니다. “괜찮아, 노력하면 돼!”

최근 한국 증시(KOSPI)가 환율, 부동산, 북핵 등 열악한 주변 환경과 악전고투하고 있습니다. 기자는 ‘한국 증시, 르네상스 올까’라는 기획기사를 취재하면서 한층 강해진 KOSPI를 체감했습니다. 열악한 환경과 싸우며 힘들게 성장하는 KOSPI에게 박순신의 위로의 말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괜찮아, 노력하면 돼!”

이홍표 기자

hawlling@chosun.com

쌍춘년과 황금돼지

2006년 한국 사회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하늘에 구름만 빽빽하고 비가 되어 내리지 못하는 상태’를 뜻하는 ‘밀운불우(密雲不雨)’가 선정됐다고 합니다. 여건은 조성되었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은 의미의 사자성어입니다.

하지만 이 밀운불우가 유일하게 적용되지 않았던 업계가 바로 웨딩 관련업입니다. 별다른 특수가 없는 결혼 시장에 ‘쌍춘년’이란 획기적인 마케팅 바람이 일면서 이 업계는 때 아닌 호황을 이뤘습니다. 이른바 ‘쌍춘년 효과’입니다.

각 기관과 연구소의 경제 전망을 살펴보면 2007년 경제도 그리 밝지 않습니다. <이코노미플러스> 자체조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환율, 유가, 북핵 등 우리가 어찌해볼 수 없는 여러 변수들도 산적해있습니다.

떠도는 이야기를 들으니 2007년은 ‘황금돼지해’랍니다. 600년 만에 찾아오는 해랍니다. 물론 역술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던 쌍춘년처럼 황금돼지해라는 말도 어디서 나온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2007년엔 2006년의 쌍춘년 효과처럼 ‘황금돼지 효과’가 제대로 한번 일었으면 합니다. 단지 쩨쩨하게 한 업계만이 아닌 아무거나 잘 먹는 돼지처럼 경제 전반에 일었으면 합니다. 아… 벌써 한 곳은 들썩인답니다. 금은방들 말입니다.

이맹호 사진기자

gemma68@chosun.com

새해 계획

어느덧 2006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2006년의 반성과 새해 계획을 세우고 계시겠지요. 저도 새해 계획을

다시 세워 보았습니다.

첫째  : 금연

둘째  : 금주

셋째  : 운동

‘과연 올해는 성공 할 수 있을까?’ 벌써 몇 년째인지 저도 모르지만 항상 연말에는 그동안 이루지 못한 계획을 반성하고 다가올 새해에는 이루고 말겠다는 굳은 다짐을 다시 하지요. 하지만 이번 새해에는 꼭 실천하려고 합니다.

홍승모 사진기자

smphoto@chosun.com

넓고도 좁은 세상

서울의 대표적 상징인 한강 사진을 촬영하면서 ‘어떻게 하면 한강의 모습을 한 장의 사진에 담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높은 곳에서 찍으면 되겠다 싶어 무작정 63빌딩으로 올라갔습니다. 63빌딩의 높이는 약 249m라고 합니다. 이렇게 아찔하게 높은 빌딩 꼭대기에서 한강을 둘러보았지만 여전히 일부만 눈에 들어왔습니다. 서울이 정말 넓게 느껴지더군요. 잠시 보고 있노라니 저 아래에서 땅덩이가 작다고 아우성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얼마나 높은 곳에 올라가야 넓다고 느낄까요?

2007년은 조금 높은 곳에서 보는 시각으로 세상을 넓게 살았으면 합니다.

Editor’s Note

삶의 질을 높여드리겠습니다

2007년 정해(丁亥)년은 행운이 크게 뒤따르는 황금돼지 해라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좋지 않은 시그널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듭니다.

 우선 <이코노미플러스>가 전국 주요대학 경제경영학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7년 경제전망 설문조사에서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52.8%에 달했습니다. 이는 2005년 말 실시한 ‘2006년 경제전망 조사’의 7.7%에 비하면 무려 45.1% 포인트가 높은 수치입니다. 이에 따라 2007년 경제성장률은 3.9%로 전년의 4.22%보다 낮게 전망됐습니다.

 성장률에 관한 비관적인 전망은 국내외 기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LG경제연구원은 4.0%, 현대경제연구원 4.2%로 봤고, 외국기관인 골드만삭스와 UBS는 모두 3.6%로 아예 낮게 잡았습니다.

 지난 4년 동안 겪은 고통을 생각하면 좋아져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하니 심난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비관만 하고 앉아있을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증시가 2007년부터 20년만의 부흥기를 맞을 것으로 대다수의 증권 전문가들이 점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돈은 많이 풀렸는데 부동산은 정부의 억제정책으로 투자대상으로 여의치 않고, 튼튼한 상장기업들은 M&A를 대비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등으로 증시의 공급물량이 줄어들은 데다, 증시가 경기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등등 전문가들의 이유 있는 설명을 보면 일부에서 지적하듯 증권사들의 얄팍한 상술만은 아닌 듯싶습니다.

 우리를 기쁘게 해줄 것이 어찌 증시뿐이겠습니까. 눈을 크게 뜨고 잘 찾아보면 분명 희망적인 일들이 있을 겁니다. 어느 상황에서든 돈 버는 사람과 잃는 사람이 각각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다만 어느 사람이 많으냐에 따라 호·불황이 판가름 날 따름이죠.

<이코노미플러스>는 ‘독자 여러분의 삶의 질 향상’을 2007년 주요 편집방향으로 정했습니다. 힘든 한해라고 위축되거나 불안해하지 마시고 <이코노미플러스>를 항상 옆에 두고 2007년의 경제 길라잡이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