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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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경제와 인도 경제가 올해도 10% 이상의 초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 한국 경제는 아직도 이렇다 할 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수출 부문이 아직도 고속 성장을 하고는 있지만, 그 이익률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고, 대다수 내수산업들은 저성장 내지는 침체기를 겪고 있다. 국제경쟁력의 약화가 일자리 부족과 고용조건 악화와 소비 침체, 저출산 등을 초래하면서 악순환되는 추세다. 국면의 획기적 전환 내지는 근본적인 혁신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그러나 많은 정치, 경제 지도자들은 국제경쟁력의 근본적인 혁신 방안보다는 무언가 당장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에 집착하고 있는 듯하다. 기업 단위로 내려가면, 불법, 비리, 부패와 타협하기도 꺼리지 않는 듯하다. 내부 경제만을 중시하며 외부 불경제가 얼마나 크던 개의치 않는다.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환경파괴도 사회적 손실이나 후퇴도 불가피하고, 심지어 가정의 붕괴, 인권의 유린, 부패와의 타협, 정실거래도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외부 불경제를 도외시하는 마피아 같은 기업들은 오래 가지 못한다.

종업원들이 불신하고, 거래선들이 불만하고, 지역사회가 지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을 1년, 2년은 속일 수는 있어도 10년, 20년을 속일 수는 없다고 한다. 사회친화적이기를 거부한 기업, 환경친화적이기를 거부한 기업들이 거의 모두 20년 안에 사라져 가는 이유다.

한 세대를 넘어서 50년 이상 장수하는 기업들에는 남다른 유전자가 있다고 한다.

첫째, 장수 기업들은 이윤 추구를 넘어서 사회 발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경제적 성과 못지않게 사회적 성과와 환경적 성과를 중요시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꿈꾸고 실천하는 기업들이다.

둘째, 장수 기업들은 학습이 끊이지 않고, 혁신이 지속적으로 일어나 전방위에서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고성과 기업들이다.

셋째, 장수 기업들은 사람을 중시하고, 모든 구성원과 협력 기업들의 마음과 영혼을 사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이다. 이런 기업에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주인 의식과 창조성을 갖추고 기업가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장수 기업에는 존경받는 창업자나 최고경영자(CEO)가 있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2개의 열정, 2개의 꿈이 있다. 경제적 꿈, 그리고 사회적 꿈이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재산의 99%를 공익재단에 기증하기로 했다. 사업에서도 세계 최고였지만, 60조원이 넘는 그의 사유재산 거의 모두를 진정 공익과 사회를 위해 바침으로써 세계적 존경을 받고 있다. 그들은 합법적 상속마저도 자녀들의 도전정신과 창조적 능력을 키우는데 방해가 된다고 꺼리고 있다.

그에 반해, 범국민적 지원을 받아 성장한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그 성과를 종업원, 협력회사, 지역사회, 소액주주, 미래 세대들과 투명하고 적절하게 나누지 못하고, 불법적 또는 부당하게 독식하려는 데서 많은 기업과 기업인의 실패가 비롯되고 있다.

21세기의 경쟁력은 윤리적 신뢰, 기술적 역량, 다자간 협력, 능력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한다.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신뢰받고 존경받을 수 있는 기업들만이 장수하고, 우리 사회를 국민소득 3만달러, 4만달러가 넘는 선진사회로 이끌 진정한 미래 기업이 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