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은 기사 나가면 노사분규가 발생?

한정곤 취재팀장

allen@chosun.com

“좋은 기사 써주신다니 고맙습니다만

그런 기사 나가면 종업원들이 임금인상 파업합니다.”

울산 소재 모 중소기업 임원의 말입니다. 대기업 자회사로 편입된 이 회사는

작년 높은 실적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실적 향상이 종업원들의 노력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종업원보다 아웃소싱으로 경영실적이 좋아졌답니다. 즉, 종업원들은 한 일도 없는데 실적이 좋았다는 기사가 나가면 종업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이고, 회사는 난처해지기 때문에 기사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앞으로도 종업원은 계속 줄이고 아웃소싱은 계속 늘려갈 것입니다.”

아직도 이런 회사가 있다는 사실에 적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많은 회사가 밥 먹듯이 즐겨 사용하는 말이 있습니다. ‘회사가 잘돼야 직원이 잘 된다.’ 아마

이 회사도 평소 직원들에게 이 말을 자주 사용했을 것입니다. 종업원이 없는 회사가 존재할 수 있습니까. 100% 아웃소싱에 의해 운영되는 회사가 있을 수 있습니까.

몸은 21세기를 살고 있으면서 사고는 18세기 산업혁명 당시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회사에 내일이 있을까요.

대기업 계열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됐다고 앉아서 이익을 챙길 수 있을까요.

이 중소기업을 자회사로 편입한 대기업과 그 계열사들이 왜 노사분규로 매년 곤욕을 치르는지,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따로국밥’식 경기지표

박인상 기자

edream@chosun.com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GDP)이 6.2%에 이르렀다는 통계에 울화통을 터뜨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1년 전 같은 기간 성장률이 2.7%였다는 점에 비춰 경기가 살아났다는 통계입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썰렁합니다. 오히려 제 주변에선 ‘더 나빠졌다’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 업체의 윤홍근 제너시스 회장은 “바닥의 끝이 어디일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그는 “몇몇 업체를 빼면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개점휴업’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서민 경기의 바로미터인 자영업 경기가 끝없는 추락에 빠져있다는 지적입니다.

중소 수출업체들은 사정이 더 딱합니다. 일본 최대 100엔숍 회사인 ‘다이소산업’에 지난해 납품가 400원짜리 물건 5억 개를 납품한 박정부 한일맨파워 사장. 그는 “올해엔 3억5000만 개쯤 될까”라며 “사실 많이 납품할수록 적자라 걱정이 태산 같다”고 한숨입니다. 100엔당 1000원하던

원·엔 환율이 지금은 8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기 때문이겠죠. 문제는 하반기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고유가에 원화가치 상승, 원자재값 급등이라는 ‘신3고’가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 때문에 서민들에게서 “경기 회복 맛도 못보고 벌써 꼭짓점이냐”는 한탄이 절로 나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지표 따로 체감 따로’인 셈이죠.

이쯤 되면 ‘서민 경제 측정용 경기 지표’라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시세 100%를 세금에 반영하겠다”에 대해

오성택 기자

ost69@chosun.com

지난 강남 재건축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3·30 대책’이 국회를 통과한 뒤, 목동과 인근지역이 풍선 효과로 ‘재미를 본’ 것을 제외하고 주택 시장은 4월 말부터 뚜렷한 소강국면에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시장에서도 이른바 인기지역의 주택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거죠.

전문가 대부분도 하반기부터는 집값이 완만한 내림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건교부 장관, 재경부 차관의 ‘시세 100% 반영’, ‘세금 폭탄’ 발언이 돌출해 사람들을 ‘덜컥’,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공식 선거기간 2~3일 앞두고 말이죠.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진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세금이 아니라 금리를 인상하거나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경쟁을 제재하라”고. 금리 인상은 고려해야할 변수가 많지만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경쟁은 지금도 정부가 개입하면 충분히 조치할 수 있습니다.

무주택자나 집값 상승이 없는 지역의 주택 소유자이자 유권자가 들으면 속은 시원해질 소리인 줄은 압니다만, 충분히 조치할 수 있는 처방이 있는데도 쓰지도 않는다면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겁니다.

휴대폰 업체들의 고집

장시형 기자

zang@chosun.com

요즘 휴대폰 업계가 시끄럽습니다. 지난 1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나서부터입니다. 세계 휴대폰 산업을 이끌어왔다고 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많이 팔고도 이익을 남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맹추격을 통해 거의 따라붙었던 1, 2위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박리다매식’ 저가공세에 한국 휴대폰 업체들의 ‘프리미엄’ 전략이 밀린 겁니다.

여기에다 5위였던 소니애릭슨은 LG전자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항간에는 애플이 휴대폰 사업에 뛰어든다는 소문도 들립니다. 한국 업체들의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이제는 프리미엄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제조 업체들은 담담한 반응입니다. 기존의 전략을 고수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입니다. 지금은 저가가 주류를 이루지만 시간이 지나면 고가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그럴 것 같기도 합니다. 지난 1/4분기 유럽에 엄청난 마케팅비를 쏟아 부은 LG전자는 요즘 약간의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했습니다.

모토로라가 저가 시장을 공략할 때 한국 업체들은 그들의 전략을 비웃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전략은 지금은 한국 업체들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한 방향을 고집하기보다 시장마다

유연한 전략을 구사할 순 없을까요.

한국 휴대폰 업체들의 고집이

휴대폰 시장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하기 그지없습니다.

"경영은 어떻게 하라고요?”

임상연 기자

sylim@chosun.com

환율 급락에 이어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국내 기업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시장 전문가들이나

할 수 있는 원자재 가격 예측이나 분석이 쉬운 일이 아니죠.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지난 2004년 9월 EWS (조기경보시스템)라는 경제 점검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EWS란 원자재는 물론 환율, 부동산 등의 가격 동향과 향후 6개월간의 전망을 파악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한 마디로 EWS는 경제 변화에 조기 대응하기 위한 아주 유용한

시스템인 것이죠. 얼마 전 기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재경부 EWS 담당자를 취재하게 됐습니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는데 향후 전망과 위험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까요?” “파악은 하고 있지만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대외비거든요”

“대외비라니요? 그럼 기업들에게는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겁니까?”

“정책 결정을 위한 것이거든요.

시장에 정보를 유출하면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고….” EWS 담당자의 답변을 듣고 더 이상 할 말이 없더군요.

그 말인즉슨 정부만 믿고 기다리라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당장 사업을 포기해야 할 판인데 말이죠.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EWS의 결과는 언젠가, 어떤 방법으로든 경제정책에 반영될 것입니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격이 될까 우려되는 것은 기자만의 기우일까요?

경제속도로 달립니다

윤현정 기자

yoonhj1213@chosun.com

얼마 전, 편집장으로부터 중요한

지령(?)을 전달받았습니다. “한동안 경제속도인 시속 60km로 출퇴근해보고 장단점을 얘기해보라” 수원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저로서는 ‘다소 어렵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고속도로를 지나오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기름 값이 워낙 많이 오른 터라 ‘한번 해보자’는 마음에 시도를 했습니다.

시도 첫째 날, 시내를 지나 고속도로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끝 차선에 올라 시속 60km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오던 뒤차는 제 차 뒤에 바짝 붙어 라이트를 켰다 껐다를 반복하더군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달리자 뒤따라오던 차들이 이번에는 보란 듯이 추월하고 지나갑니다. 어떤 경우는 창문을 내려 한번 쳐다보고 가기도 하더군요. 다소 의기소침해져서, ‘꼭 이렇게 가야하나’는 생각이 스칩니다. 그러나 이미 시작했으니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끝까지 시속 60km로 달려 수원에 도착했습니다. 시계를 보니 평소보다 15분여 정도 더 걸렸더군요. 그렇게 4일을 반복하자, 주유통에는 평소 같았으면 전체의 4분의 1도 안 남아있을 기름이 평소보다 1.5배 정도 더 남아있었습니다. 그 정도면 하루 80km 이상을 왕복하는 제가 하루하고 반나절을 더 내달릴 수 있는 양입니다. ‘이거 괜찮은데~’라는 생각과 함께 급출발, 급제동, 급가속도 더불어 하지 말자는 생각까지 듭니다. 처음에는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고유가로 울상만 짓지 말고 직접 실천해 보자고 권하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 경제속도로 달립시다.

통신사 직원도 모르는 휴대폰 요금제

이홍표 기자

hawlling@chosun.com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휴대폰 보급률이 81.8%로 집계됐습니다. 10명 중 8명이 휴대폰을 들고 다닌다는 것이죠. 솔직히 이정도면 말 못하는 어린아이, 거동이 힘들 정도의 노인 등을 빼곤 모두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요. 휴대폰은 이제 생활필수품입니다.

휴대폰을 사용하는 데엔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달마다 돈이 나간다’, 즉 다달이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에 SKT, KTF, LGT 등 각 통신사들은 ‘소비자의 생활패턴에 맞게’ 여러 가지 요금제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생활패턴’에 맞게 했다는 요금제의 종류가 200여 가지에 달합니다. 물론 음성통신요금제에서만 말이죠. 데이터통신이나 기타부가요금제를 더한다면 변수는 천문학적입니다.

사실 독자들 중 몇이나 자신의 ‘생활패턴’을 꿰차고 있을까요. 그 중 몇이나 자신의 생활패턴에 맞게 ‘요금제’를 선택해 사용하고 있을까요.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까요. 아니면 휴대폰통신사 직원으로부터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추천받은 기억은 나시나요? 한 휴대폰통신사 마케팅팀에 다니는 친구에게 “너는 어떻게 쓰냐”고 물어보니 “나도 ‘잘 몰라 대충’ 쓴다”고 하더군요.

정통부사이트를 통해 기자의 요금제를 리모델링해보니 한 달간 3만원 돈이 절약되더군요. 일 년이면 무려 30만원을 넘어섭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하루빨리 자신의 휴대폰 요금고지서를 살펴보십시오. 우매한 기자처럼 ‘새는 돈’이 없도록 말이죠. 스스로 챙기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