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플러스>가 전문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를 통해 전국 45개 대학 경제·경영학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미 FTA 협상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89%에 달하는 교수들이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찬성 응답자들 중 78%가 ‘산업경쟁력제고’를 들었습니다. 협상 시기에 대한 적절성 여부를 묻는 질문엔 ‘진작했어야 하거나 지금이 적절하다’고 답한 교수들이 62%로 나타났습니다. 1차 협상에 대한 평가도 보통이 72%에 달해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한·미 FTA 추진에 대한 국내 여건 및 준비 정도에 대해선 비판적 지적이 많았습니다. ‘미흡하다’는 의견이 91%로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입니다.

불특정 다수인 네티즌들에게도 한·미 FTA 협상에 대해 물었습니다. ‘찬성’(42%)보다는 ‘반대’(58%)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미 FTA 성공을 위한 핵심 과제를 묻는 질문엔 국민적 합의(44%)와 정부의 협상력(29%)이 더 중요한 것으로 응답했습니다.

위 두 가지의 설문조사에서 우리는 한·미 FTA 협상이 더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임에는 틀림없지만 보다 세련된 방법으로 국민을 설득시켜야 한다는 또다른 숙제를 얻었습니다. 물론 반대론자들은 ‘경제학자들조차 한·미 FTA의 실상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긴 어렵습니다. 적어도 십 수 년을 경제 및 경영학에 매진해온 학자들이 이 같은 중요한 국제적 협상에 대해 관심을 꺼놓고 지내왔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 대통령은 잔여임기 중 중점추진분야로 한·미 FTA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반대 여론을 추스르고,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과거의 땜질식 해법과는 다른 근본적인 정책수립을 주도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