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젊은이로 산다는 것은 초인적인 능력을 가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마음껏 뛰놀며 꿈과 창의력을 키워야 할 중·고등학교 시기엔 대학입시를 위해 날밤을 새운다. 다행히 대학에 진학해 한숨 돌릴 만하면 남자들은 곧 군대로 징집돼 인간 인내의 한계를 시험받는다. 예고 없이 일어나는 수많은 사고를 피해 건강하게 제대하고, 대학을 졸업하면 백수생활이 기다리고 있다. 수치상으로 15~29세까지의 청년실업자는 36만명 내외로, 실업률은 7%를 약간 넘는 정도다. 그러나 30만에 가까운 취업준비생과 휴학중이거나 학업을 준비하는 24만명에 달하는 유휴 비경제 활동인구를 감안하면 청년실업자는 90만명에 육박하며 실업률은 15%를 훌쩍 넘어선다. 

 이처럼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든 첫째 이유는 우리 경제의 일자리 창출역량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를 주도하는 반도체 및 정보·통신 산업은 기존의 전통 제조업에 비해 취업유발계수가 적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원자재나 부품을 수입하는 비율이 높아 국내 산업에 미치는 고용효과가 적다. 그 결과 동일한 경제성장률이라도 고용창출 능력은 낮아지게 된다.

 둘째로 기존 제조업의 고용 흡수력이 정체 내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영 효율화와 생산시스템의 첨단화로 제조업체에서의 인력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제조업의 취업계수(취업자수/억원)는 1980년대의 10.3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00년엔 2.3명, 2005년엔 1.72명으로 격감이 예상되고 있다.

 셋째는 대기업들의 글로벌 아웃소싱 확대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격화되는 세계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해외 부품이나 서비스를 아웃소싱하거나 아예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다. 현재 우리나라 일류기업들의 글로벌 아웃소싱 비중은 5~10% 정도지만 향후 2010년까지는 20~30%까지 늘어날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산업 공동화와 이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거듭되는 경기침체 때문이다. 지난 3년 동안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03년의 경제성장률은 3.1%였고 2004년에도 4.6%를 기록했다. 올해도 4%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노동시장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40만명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취업연수생이나 아르바이트 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경력을 키워갈  제대로 된 일자리이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고용 없는 성장이 확산돼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적극적인 기업투자 활동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가 필요하다. 해외의 우수기업을 유치하고 해외로 이전하는 세계적인 기업들을 붙드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앨라배마 주가 현대자동차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벌인 노력이나 중국의 여러 성들이 한국의 대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며칠 전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운용방안을 보면 경기활성화와 서민·민생대책이 두 축을 이루고 있다. 민생대책은 당연히 국가가 담당해야 할 몫이다. 세계화 과정에서 탈락한 소외계층을 돌보는 일은 국가의 기본적인 임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 못지않게 투자를 유치하여 경기를 살리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국가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은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국민들을 잘살게 하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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