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원유가격 상승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서부텍사 스중질유(WTI) 가격은 이미 60달러를 넘어섰고, 우리가 많이 쓰는 두바이유 가격도 60달러대를 넘보고 있다. 이는 2002년 초와 비교하면 3배 이상, 2004년 초에 비해서도 2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절대가격 수준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고, 상승률 면에서도 이미 1973년과 79년의 두 차례 오일쇼크나 90년 걸프전 당시에 버금가는 수준에 이르렀다. 과거 같았으면 엄청난 혼란과 어려움에 처했을 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정부가 아직 여유를 갖고 대응하는 느낌이다.

 정부의 에너지대책이나 언론의 보도내용만 봐도 그렇다. 우리 경제의 규모와 견실함이 이 정도의 충격은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결과라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유가 급등이 과거 오일쇼크보다 훨씬 큰 어려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2000년 이전의 유가급등은 전쟁이나 금수조치와 같은 정치사회적 요인에 의해 단기간에 폭등한 것이었다. 이 경우 당장의 충격은 크지만 급등요인이 해소되면 단기간에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반면 최근의 유가 급등에는 수급 불균형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근저에 있다. 초과수요가 해소되지 않고는 석유가격이 안정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석유를 비롯한 자원 가격 급등의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중국은 확인된 원유매장량이 237억 배럴에 달하고 생산도 세계 5위인 국가다. 그러나 미국 다음으로 많은 석유를 소비해 석유자급도는 70% 이하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는 수입한다는 얘기다.

 철광석, 석탄 등 여타 자원도 비슷한 사정이다. 중국은 세계 철강의 30%를 생산하고 있으며, 그 원료인 철광석과 유연탄을 수입한다. 이로 인해 금년에만 철광석과 유연탄 가격이 거의 2배로 뛰어올랐다. 구리, 알루미늄, 니켈 등 비철금속도 중국 쇼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인도를 위시한 여타 브릭스(BRIC’s) 국가들의 성장이 본격화하면 자원시장은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가격 상승은 말할 것도 없고, 경쟁적인 자원민족주의 확산도 배제할 수 없다.

 국가간 자원 경쟁이 극한에 이르면, 돈이 있어도 석유를 사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최근 중국해양석유유한공사가 미국 석유업체 유노칼을 인수하려던 시도가 미국 여론과 정치권의 ‘중국위협론’에 밀려 무산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 우리나라처럼 부존자원이 없는 국가가 불리할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단기 대응을 넘어 구조적이고 종합적인 자원·에너지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석유나 자원을 덜 쓰는 것은 그 출발점이다. 현재의 고유가 극복을 위해서는 차량 운행이나 불요불급한 전기사용 억제 등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 또한 경제구조를 자원 및 에너지절약형으로 바꾸어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제조업에 기초한 산업구조, 그리고 턱없이 부족한 국내 부존자원을 고려하면 석유 및 자원의 안정적 확보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해외자원 개발 투자는 미국, 일본, 심지어 중국에 비해서도 현저히 부족하다. 이제는 원유 등 주요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국가 역량을 결집할 때다.

박기홍 포스코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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