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혼돈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 총액이 최근 저점인 5월 24일 기준 약 일주일 새 1448조원 넘게 증발했습니다. 지난해 국내 GDP(국내총생산)의 70%가 사라진 겁니다. 하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일주일 새 반 토막 났지만 연초 대비로는 68% 증가한 상태입니다. 애플이 시가 총액 1조달러를 돌파하는 데 42년 걸렸는데,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12년 걸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번에 ‘혼돈의 암호화폐’를 커버 스토리로 다루면서 경제 주체들의 희망과 절망을 모두 느꼈습니다. 대박과 쪽박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화폐는 교환, 가치 측정, 저장 수단이라는 3가지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하루 사이 가치가 급등락하는 암호화폐로 물건을 사거나 다른 재산의 가치를 측정하긴 힘듭니다. ‘저장할 수 있는 투자 자산으로서 기능할 수 있느냐’는 석학과 금융회사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국제 통화학자인 배리 아이켄그린은 중앙집권에 대한 저항이 심한 일부 시기를 제외하곤 역사적으로 화폐는 정부가 독점하는 양상을 보여왔다고 했습니다. 민간 암호화폐 규제 강도를 높이면서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를 띄우는 통화 당국의 행보도 그래서 낯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암호화폐가 튤립 광풍처럼 사라질지, 미래 금융 혁신으로 남을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카지노나 경마에서 돈을 잃었다고 정부를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위험 투자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 폭탄 돌리기에 정부의 방조가 기여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어느 나라나 자본시장은 다층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시장의 위험 등급에 따라 투자자도 제한을 두는 거지요. 정부는 암호화폐 미래를 예단해 싹을 자르기보다 이 같은 틀을 만드는 규제에 나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는 9월 시행되는 거래소 등록제는 2019년 예고했던 제도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점에 충분한 틀이 될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타다 금지법’으로 대표되는 갖가지 규제로 업계의 불만을 듣는 정부입니다. 새 판을 망치는 나쁜 규제도 있지만 새 판을 깔아주는 좋은 규제도 있습니다. 암호화폐가 희망이 될지, 절망을 안길지 결국 우리 하기 나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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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대를 공부하는 기회

예전에는 학계나 언론에서 각 세대를 특정 명칭으로 구분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다. 그게 세대 갈등을 더 부추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세대 간 관심사나 경쟁 환경이 다르다는 걸 확실히 느낀다. 새로운 세대의 특징을 정리해 다른 세대에게 알리고, 서로 이해할 기회를 제공하는 건 의미 있는 일 같다. 기성세대를 소개하는 기사도 기획해보면 어떨까.

- 임연희 가정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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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튀는 Z 세대

우리 회사에도 젊은 직원, 특히 Z 세대 인력이 많다. 회사 조직에서 중간쯤 위치한 나로서는 그들의 능력을 어떻게 발현시킬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한다. Z 세대는 정말 톡톡 튀는 스타일을 지녔다. 이는 창의적인 사고, 업무와도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나 개인적인, 조직에 융화되지 못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중간 관리자의 역할이 큰 것 같다.

- 박민우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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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지만 묵직한 변화 기대

베이비부머 세대, X 세대가 가득하고 그들의 직장 문화가 대세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하고 도시락과 운동화가 든 큰 가방을 메고 출근하는 나는 미운 오리 새끼 같다. 그렇지만 이제는 주변에 ‘나만의 것’에 시간과 돈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지난 호 커버 스토리를 읽으며 조직도 MZ 세대에 서서히 스며들기를 기대해봤다.

- 김지은 직장인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