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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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첨단기술) 시대가 올수록 권력과 트렌드는 하이터치(high touch·높은 감성)가 되는 시대가 온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의 말이다.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4차 산업혁명과 하이테크 시대의 가속화를 예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진짜 권력은 공감과 하이터치가 될 것이다. 공감 리더십은 마음과 배려로 위기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며, 이는 곧 생산성 향상을 이끌기 때문이다.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근무 시간 자유선택제 이름은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Let my people go surfing)’이다. 파도가 좋을 때는 서핑을 하러 갈 수 있다는 취지다. 함박눈이 내리면 스키를 타고, 아이가 아플 땐 집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다. 파도가 안 칠 때, 아이가 건강할 때 파타고니아 직원들은 지구를 지키는 이매지니어(imagineer)가 된다. 회사의 미션인 ‘지구를 지키자’에 공감하고 몰입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든다.

글로벌 리더십 전문 기업 캐털리스트가 코로나19 이후 직장에서 공감적인 리더십(empathic leadership) 효과를 이해하기 위해 직장인 8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감은 특히 위기의 시기에 혁신, 참여, 포용 같은 직원 성과의 동인이 된다. 공감 리더십의 효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직원의 업무 몰입 효과. 공감적 리더십이 있는 조직은 업무 몰입도가 높은 직원 비율이 76%지만, 지시적인 리더십의 조직에서는 업무 몰입도가 높은 직원 비율이 32%에 불과했다. 둘째, 혁신 효과. 공감적 리더십이 있는 조직은 혁신적인 직원 비율이 61%지만, 지시적인 리더십의 조직에서는 혁신 직원 비율이 13%에 불과했다.

셋째, 공감의 힐링 효과. 팬데믹이 오래 지속되는 동안 많은 사람이 무기력과 자기혐오에 빠지는 번아웃 증후군을 보였다. 공감적 리더십의 조직일수록 이런 번아웃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공감 리더가 있는 조직일수록 여성이나 유색인 등 조직 내 소위 마이너 그룹의 번아웃 비율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지시적 리더 조직에서 이들 그룹의 번아웃 비율이 67%를 기록했지만, 공감적 리더 조직에서는 54%로 나타났다.

넷째, 소속감 개선 효과. 공감은 직원 개인의 생활환경을 존중해 그들의 소속감을 높였다. 이 역시 여성이나 유색인 직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적 리더십의 조직에서는 이들 그룹에 속한 직원 80%가 자신의 생활과 가치를 존중받고 있다고 느꼈지만, 지시적 리더십의 조직에서는 그 비율이 40%에 불과했다.

다섯째, 존중감의 직원 유지 효과. 직장에서 개인 생활과 가치를 존중받을수록 유능한 직원이 우리 직장에 머무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존중감을 느끼지 못하는 여성의 약 60%가 조직을 떠나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반면, 존중감을 느끼고 있는 직원들은 이직 고려 비율이 20%대의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인류 역사에서 인간 행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는 정서와 공감이었다. 기업의 성과 역시 사람의 행동으로 이뤄진다. 코로나19 같은 위기일수록 리더는 공감에 더 주목해야 한다. 혼자 꾼 꿈은 그냥 꿈에 머물지만, 함께 꾼 꿈은 비전이 된다. 리더의 비전이 직원과 공감될 때 행동하게 되고, 이를 통해 혁신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