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4일, 일요일 오후 8시가 다 된 시각 서울 장충동 태극당. 1946년부터 빵을 구워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남아 있는 빵이 거의 없었고,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친구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간혹 들르는 곳을 넘어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배경엔 3세 경영인의 리브랜딩(rebranding) 노력이 있습니다. 

2015년 태극당 1946 서체, 2016년 빵아저씨 브랜드 캐릭터 개발에 이어, 2019년엔 태극당 커피도 론칭했습니다. 매장 리뉴얼로 카페 같은 분위기에 노트북을 펴고 앉은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2012년만 해도 홈페이지 하나 없었지만, 인스타그램엔 4월 10일까지 롯데와 협업으로 진행한 ‘태극당×몽쉘’ 구매 인증 이벤트가 올라 있더군요. 젊은 활력이 느껴지는 곳으로 변모했지만, 과거를 버린 건 아닙니다. 태극당을 세월의 빵집으로 만든 야채빵, 모나카 아이스크림 등이 주력 제과들입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 ‘리브랜딩’을 기획하면서 찾아본 태극당 본점의 모습입니다. 브랜드 관리의 대가로 통하는 전성률 서강대 경영대 학장이 “브랜드가 독창적이고 창의적이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이슈를 만들고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면 신선하다고 볼 수 있다. ‘신선’과 ‘젊음’은 다른 의미다”라고 한 인터뷰의 한 대목이 떠올랐습니다. 

태극당은 브랜드의 핵심 가치가 소비자 마음 한편에 자리한 추억임을 간파한 덕에 과거를 지키면서도 신선함을 유지했습니다. 1985년 전통의 맛을 버린 뉴콕(New Coke)을 내놓았다가 실패한 코카콜라 사례 역시 새롭거나 젊다고 해서 신선하고 좋다는 통념을 깹니다. 

전성률 학장은 “‘이 브랜드, 살아있네’라는 생각을 들게 하면 리브랜딩이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비자의 마음 한쪽에 오래도록 자리 잡을 ‘감성적 장소’를 만들어 보라”고 권하는 보 피네만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는 “소비자와 끊임없이 대화하라”고 조언합니다. 

여러분들의 브랜드는 신선한가요. 리브랜딩의 출발점은 현란한 디자인 개발보다는 소비자 마음에 담긴 브랜드 가치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소비자와의 대화임을 되새기게 됩니다.


Reader’s letter

“나도 자전거로 출퇴근해 볼까”

지난 호를 보면서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재벌 총수인 구자열 회장이 건강 관리를 위해 자전거를 탔을 정도로, 자전거가 참 대단한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주문을 해도 반년은 기다려야 한다니 그때까지 이 마음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자신이 없긴 하다. 오늘은 퇴근 후 집 근처 자전거 가게를 꼭 방문해야겠다.

박은정 약국 판매원

Reader’s letter

공급망 대란 다시 한번 실감

코로나19 시국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기사를 접하긴 했지만, 산업 공급망이 마비될 정도의 파급력이 있는지는 몰랐다. 특히 중국에 유명 자전거 제조사나 부품사 공장이 몰려 있던 상황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눈길을 끌었다. 지금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중국 봉쇄로 전 세계 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으니 말이다.

이은영 주부

Reader’s letter

아이러니한 코로나19發 자전거 붐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사람인데, 구자열 회장의 기사를 접하면서 나도 자전거를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비 입문자로서 자전거 중고 거래, 여행 기사도 흥미로웠다. 또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공포에 떨었지만, 건강과 환경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자전거가 유행한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느꼈다.

김경희 교사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