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페이스북 등에 2월 초 올린 춘절(春節·설) 영상 메시지 중 하나는 로봇과 함께 춤을 추는 발레리나의 모습입니다. 양자물리학자이자 전문 발레리나인 메릿 무어 박사는 “‘왜 우리는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밀어내고 기술과 예술을 합칠 수 없을까’라는 물음을 가졌었다”며 “기술과 예술이 협업할 수 있다면 스포츠·패션·헬스케어 같은 분야와 기술 간 완벽한 협업이 불가능하다고 할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협업의 시작은 경계의 장벽을 걷어내는 겁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로 ‘플랫폼 전쟁 2.0’을 택한 건 산업 경계를 붕괴시키며 혁신을 촉발하는 빅테크 충격이 플랫폼의 진화에서 비롯됐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도 전통 기업의 사업 다각화는 주요 현상이었지만 플랫폼 기업의 사업 확장과는 다른 면이 있습니다. 자본의 힘에 기대 다른 영역에 진출한 과거 사업 다각화는 문어발 확장이라는 비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인터넷,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G(5세대 이동통신) 등 신기술 확산으로 이 업종 간에도 공유할 수 있는 자원이 많아지면서 플랫폼 기업의 사업 확장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산업 경계가 무너질 때 혁신이 나올 수 있습니다. 경계선 위에 서면 두 영역을 모두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최대 SNS 플랫폼 위챗으로 결제와 상거래 콘텐츠 시장에서도 공룡으로 성장한 텐센트의 창업자 마화텅(馬化騰)은 “비즈니스 기회는 업종 간 경계 영역에서 발생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선전의 통신 업체에서 6년간 일한 그의 경험은 PC 기반 인스턴트 메신저로 시작한 텐센트가 모바일 기능이 강한 위챗을 개발할 수 있는 발판이 됐습니다.

산업 경계선을 흐릿하게 하는 플랫폼 시대엔 성숙 산업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조차 경계선 위에 노출됩니다. 2017년 말 중국 진출 외자계 1위 체인점이었던 대만계 다룬파의 경영권이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바바에 넘어갈 때 다룬파 창업자는 “모든 경쟁자를 물리쳤지만, 시대에 졌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플랫폼의 진화가 CEO들로 하여금 경계선 위에서 위기와 기회 요인을 읽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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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도 두려워하는 혁신 기업의 권력

인터넷에서 마윈 잠적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는 ‘천하의 마윈도 중국 공산당의 심기를 건드리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 이면에 혁신 기업의 권력이 국가 권력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배경이 있다는 사실을 읽고 큰 흥미를 느꼈다. 다양한 배경과 관점을 제시해준 ‘이코노미조선’에 감사한다.

- 최영민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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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의 세계적인 성장을 기대한다

넷플릭스 화제작 ‘승리호’의 승리 배경을 엿볼 수 있는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의 인터뷰 기사가 흥미로웠다. 훌륭한 감독과 연기자에 기술력이 더해진다면 한국이 진정한 영화 강국으로 나아가는 또 다른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K콘텐츠의 세계적인 성장 속에서 관련 기술 분야에서도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 김경수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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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한국형 SF 영화 한 편!

코로나19가 일상을 장악한 것도 벌써 1년이 넘었다. 출퇴근을 제외하고는 집 밖으로 나가기 어려워 전보다 책이나 영화를 더 많이 보고 있다. ‘승리호’ 개봉 소식을 듣고 궁금해하던 차에 위지윅스튜디오 인터뷰를 접했다. 디즈니와 할리우드 영화에 참여할 정도의 기술력을 보유한 제작사가 함께했다고 하니 더욱 보고 싶어졌다. 이번 주말엔 ‘승리호’를 봐야겠다.

- 문서영 직장인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