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은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세운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입니다. 작년 11월 앤트의 홍콩과 상하이 증시 상장을 중국 정부가 중단시키기 직전까지만 해도 국제 투자은행들이 외신을 통해 전한 앤트의 기업가치는 3000억달러(약 339조원)에 달했습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상장 4대 금융지주의 시총을 모두 합한 규모(약 66조8800억원, 5월 6일 기준)의 5배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앤트에 3년 전 투자했던 미국의 자산운용사 피델리티가 앤트의 기업가치를 올 2월 말 기준 1440억달러(약 162조7200억원)로 낮췄다는 소식이 5월 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흘러나왔습니다.

반년도 안 돼 앤트의 기업가치가 반 토막 난 배경에는 규제가 있습니다. 상장 중단에 이어 쏟아진 플랫폼 반독점 규제, 금융지주회사 전환 압박 등 규제 리스크가 앤트의 앞날을 불확실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로 ‘넥스트 K유니콘’을 다루면서 떠올린 ‘규제 비용’입니다.

물론 규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합니다. 하지만 사업 혁신이 만들어낼 기존 사업의 피해를 규제로 막고 보자는 식의 접근은 유니콘의 앞날을 불확실하게 할 뿐입니다. 지난 3월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에 이어 한국 스타트업의 유니콘 등극 소식이 이어지며 K유니콘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K유니콘 성장의 관건은 생태계입니다. 전 세계 100대 스타트업 가운데 절반은 한국에서 조건 없이 사업하기 힘들 만큼 국내 규제가 거미줄 같다는 한 로펌의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온 게 3년 전입니다. 렌털 기반의 차량호출 서비스로 한국의 우버가 되겠다는 야심을 키웠던 VCNC는 지난해 ‘타다 금지법’ 발효로 해당 서비스를 접고, 택시 기반 서비스로 재기에 나섰습니다. VCNC의 박재욱 대표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성장 자체가 설레기보다 무서운 일이 됐다’고 말한다”고 전했습니다. 더 성장하면 뭇매를 맞으니 숨어야겠다는 말까지 나온다는 겁니다. 기업가를 뛰게 하는 건 도전하는 야성입니다. 외국 기업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불리함을 넘어 야성이 억제되는 것은 규제가 한국 경제의 미래에 안길 비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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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라는 우주

메타버스 커버 스토리를 읽고, 메타버스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는 생각을 했다. 조그마한 나의 방 안에서도 VR 기기 등 메타버스 관련 기기를 통해 원자부터 세계, 우주까지 눈앞에서 보고 느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나는 무섭다. 폐해도 분명 있을 테니, 우리가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해 기술과 윤리를 잘 조율해야 할 것이다. 

- 노형철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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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시대 대비해야

메타버스라는 말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커버 스토리를 읽고 나니 멀게만 느껴졌던 메타버스 시장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국가 차원에서 키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인정보와 보안 측면에서는 우려된다. 잘 준비해 한국이 메타버스 산업을 이끌면 좋겠다.

- 김태훈 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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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에서의 경험, 실제 경험 대체할까

코로나19로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면서 신입생 환영회, 졸업식도 메타버스에서 열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새삼 메타버스의 영향력이 피부에 와닿는다. 단순히 엔터·패션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경제의 다양한 영역을 바꿔 나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종국에는 가상 공간에서의 경험이 실제 경험을 대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최한빛 직장인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