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서울대 공법 학·석사, 독일 뮌헨대 객원 연구원, 사법시험 37회, 사법연수원 27기, 전 서울지방법원 판사, 전 서울고등법원 고법판사, 전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
이인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서울대 공법 학·석사, 독일 뮌헨대 객원 연구원, 사법시험 37회, 사법연수원 27기, 전 서울지방법원 판사, 전 서울고등법원 고법판사, 전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

경제적 자유 획득 후 조기 은퇴는 요즘 젊은 직장인들의 꿈이다. 코스피, 코스닥, S&P, 나스닥이 고점을 향하자 동학 개미, 서학 개미는 물론 미국 개인투자자 ‘로빈 후드’의 활약이 언론을 장식한다. 한 직장인이 투자로 수십억원을 벌어 조기 은퇴했다는 이야기가 직장인들 사이에 연일 회자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주위에 투자로 이익을 본 사람은 많지 않다. 손실의 원인은 여러 가지겠지만, 공정거래법을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투자 대가들의 성공 비법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차근차근 살펴보자.


완전경쟁을 꿈꾸는 공정거래법

경제학 시간에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라면, 완전경쟁은 이상적인 상태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완벽하게 경쟁하는 시장에서는 소비자는 가장 싸게 물건을 사고 싶어 하고, 생산자는 가장 비싸게 물건을 팔고 싶어 한다. 이러한 소비자의 수요와 생산자의 공급이 만나 균형을 달성한다. 독점과 대비되는 완전경쟁 시장에서 개별 기업은 시장 가격만으로 판매할 수 있고 만약 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 한다면 그 기업은 전혀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소비자가 다른 경쟁 기업의 제품을 구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공정거래법은 제1조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의 촉진’을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힌다. 공정경쟁이란 사업자들 사이의 경쟁이 상품·용역의 가격이나 품질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완벽하게 실현될 수 있는 시장이 완전경쟁 시장이다. 그런데 경제학자들이 꿈꾸는 완전경쟁 시장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으며 교과서에서 이상형으로만 가능하다. 그래서 각국의 공정거래법은 완전경쟁에 미치지 못하나 경쟁의 이점을 발현시키는 유효경쟁을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경쟁 싫어하는 페이팔 마피아

공정거래법이 경쟁을 정책 목표로 삼는 반면,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이자 이른바 ‘페이팔 마피아’의 수장으로 불리는 피터 틸은 저서 ‘제로투원’에서 독점을 찬양했다. 독점은 병적인 현상이나 예외적 현상이 아니고 모든 성공적인 기업의 현 상태라는 것이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다음과 같은 예리한 통찰로 시작한다. ‘행복한 가정들은 모두 비슷비슷하다. 불행한 가정들은 모두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하지만 비즈니스는 이와는 정반대다. 행복한 기업들은 다들 서로 다르다. 다들 독특한 문제를 해결해 독점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실패한 기업들은 한결같다. 경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공정거래법이 규제하는 독점을 혁신의 원동력으로 본 틸은 젊은이들에게 경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독점기업을 세우고, 독점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2007년 미국 경제지 ‘포천’은 전자결제 기업 페이팔의 창업 멤버들을 조명하면서 이들을 ‘페이팔 마피아’라고 불렀다.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는 기업용 인맥 소셜미디어(SNS) 업체인 링크드인 설립자 리드 호프먼,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유튜브 설립자 스티브 첸 등은 실리콘밸리에서 실제로 독점기업을 만들어 크게 성공했다.

주식투자에서도 경쟁이 심한 영역에 있는 기업에 투자한 경우 수익을 내기 힘든 반면, 독점기업을 찾아 투자한다면 큰 성공을 거둘 확률이 높다. 만약, 미국 정보기술(IT)업계를 선도하며 ‘팡(FAANG)’ 기업이라 불리는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애플(Apple),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 등에 초창기에 투자했다면 수백 배에서 수천 배의 수익을 거뒀을 것이다. 이러한 기업들의 특징은 바로 공정거래법이 규제하고자 하는 독점기업이라는 점이다. 각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늘도 팡 기업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지 않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주식투자에서도 독점기업을 찾아 투자한다면 큰 성공을 거둘 확률이 높다. 만약, 미국 정보기술(IT) 업계를 선도하며 이른바 ‘팡(FAANG)’ 기업이라 불리는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등에 초창기에 투자했다면 수천 배의 수익을 거뒀을 것이다.
주식투자에서도 독점기업을 찾아 투자한다면 큰 성공을 거둘 확률이 높다. 만약, 미국 정보기술(IT) 업계를 선도하며 이른바 ‘팡(FAANG)’ 기업이라 불리는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등에 초창기에 투자했다면 수천 배의 수익을 거뒀을 것이다.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 금지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경쟁사업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고, 장기적으로 인위적 시장지배로부터 경쟁을 보호해 독과점적 시장구조를 경쟁적 시장구조로 바꾸려는 것이다. 여기서 시장지배적사업자는 일정한 거래 분야의 공급자나 수요자로서 단독으로 또는 다른 사업자와 함께 상품이나 용역의 가격·수량·품질 기타의 거래 조건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할 수 있는 시장 지위를 가진 사업자를 말한다(공정거래법 제2조 제7호).

지위남용행위의 대표적인 것은 부당한 가격결정이다. 가격의 부당한 결정·유지 또는 변경은 정당한 이유 없이 상품의 가격이나 용역의 대가를 수급의 변동이나 공급에 필요한 비용(동종 또는 유사 업종의 통상적인 수준의 것에 한한다)의 변동에 비해 현저하게 상승시키거나 근소하게 하락시키는 경우이다(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사업자의 가격결정 그 자체는 문제 삼지 않지만, 가격결정이 수요, 공급의 법칙에 반하는 등 부당성이 있는 경우에는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로 규제한다.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에는 이밖에 △부당한 출고 조절 △부당한 사업 활동 방해 △부당한 신규 진입 방해 △부당한 경쟁사업자 배제 △소비자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 등이 있다.


워런 버핏의 시장지배적사업자 사랑

이처럼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를 규제하는 반면, 투자의 귀재로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은 시장지배적사업자에 대한 사랑을 감추지 않는다. 버핏이 말하는 주식으로 돈을 버는 방법은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로 부당한 가격결정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회사까지는 아니어도, 가격결정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회사다.

버핏은 주식투자 콘서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시험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얘기해 보자. 첫 번째 질문은, 경영자가 제품 가격을 올리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 CEO가 거울을 보면서 이렇게 말한다고 가정해보자. ‘거울아, 거울아, 이번 가을에 내가 코카콜라 가격을 얼마나 올려야 하니?’ 그러면 거울은 이렇게 답할 것이다. ‘더 올려라.’ 이런 회사가 좋은 회사다.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능력이 다른 회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진짜 능력이다. 그 능력이 굉장한 회사를 만드는 비결이다.”

재미있는 점은, 수급의 변동이나 공급에 필요한 비용의 변동과 관계없이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능력이 있어 공정거래법의 규제 대상이 되는 회사가 투자의 대가 눈에는 돈을 벌어주는 좋은 회사로 보이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거꾸로 투자하기

공정거래법을 열심히 공부하면 주식투자 성공의 길이 보인다. 공정거래법이 독과점을 규제하고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를 규제하고 있는 반면 투자의 대가들은 독과점 기업과 시장지배적사업자에게 투자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독과점을 나쁜 것으로 규정하고 독과점을 규제해 완전경쟁 시장을 추구하는 것이 옳은지, 새로운 혁신 제품을 만들어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대신 그 제품을 만든 사람에게 지속 가능한 독점적 이윤을 보장하는 것이 옳은지는 투자자들이 쉽게 결론을 내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장의 무한경쟁 속에서 이윤 압박에 시달리지 않고, 팡 기업처럼 경제적 해자를 통한 독점을 구축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불황과 호황을 불문하고 막대한 이익을 내는 기업을 찾을 수 있다.

투자의 대가들은 경쟁 영역에서 고군분투(孤軍奮鬪)하는 기업보다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독점 영역을 가지고 있는 기업의 수익성이 탁월하다는 사실을 진작부터 깨닫고 그러한 기업에 투자해 큰 부를 이뤘다.

경제적 자유를 획득해 조기 은퇴하고 싶다면, 지금부터 공정거래법을 열심히 공부해서 법이 규제하려는 기업을 발굴해 투자에 참고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인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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