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말 발표된 한국은행의 경제 수정 전망을 계기로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회복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발표가 있기 전에도 일부 민간 전망기관과 해외 투자기관을 중심으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4%대 성장 전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융통화정책 당국인 한국은행이 불과 수개월 만에 1%포인트나 높여 수정 전망치를 발표한 데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우리 경제는 2010년 6.8% 성장을 기록한 후 11년 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 역성장한 데에 따르는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라는 지적이 있을 수는 있지만,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3% 내외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상당한 수준의 회복력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더군다나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만큼은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점은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문제는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할 전망이라는 사실이다. 1980년대까지 연평균 40만 명 수준을 유지했던 취업자 증가 규모가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고,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 그런 것도 아니다. 하지만, 빠른 경기 회복이 기대되는 올해 취업자 증가 규모가 10만 명대 초중반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경기 안정화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도 20만 명대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은 높은 경기 회복 전망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더 큰 문제는 경기 회복 과정에서 공공 부문의 역할이 점차 축소될 경우 일자리 문제는 현재의 전망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공공 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과 같은 공공 부문,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과 같은 공공과 가까운 부문에서 16만 명 이상의 취업자 증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취업자 수가 20만 명 이상 감소한 지난해만 보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올해도 공공 부문의 역할에 기대하는 바가 크지만,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높고 안정적인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제공하기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산업별로는 지난 수년간 일자리 감소세가 이어져 온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 창출력 복원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최근 이어지고 있는 수출 부문의 예상 밖의 호실적은 매우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겠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한다면 수출 부문을 중심으로 일자리 개선 속도가 빨라져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고, 이는 곧 국내 고용 환경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5월 27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로 발표했다. 종전 전망치보다 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한국은행은 5월 27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로 발표했다. 종전 전망치보다 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공공 부문 역할 축소돼야

하지만,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고용 확대를 위해서는 수출 기업이든 수출 기업이 아니든 투자가 선행돼야 하지만 국내외 여건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각종 규제는 물론 반기업 정서 등이 기업의 투자 의사 결정에 족쇄가 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반도체, 배터리, 가전, 완성차 등 핵심 제조 분야의 해외 직접투자가 미국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투자와 고용의 해외 유출 또한 가속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앞으로도 고용 없는 성장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위기 극복과 함께 공공 부문의 역할은 축소될 수밖에 없고, 또 그렇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는 시장이 기대하는 정책 대안이 마련되고 실천돼야 한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오롯이 정책 당국의 몫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