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 조감도. 사진 롯데건설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 조감도. 사진 롯데건설
박상욱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팀장 연세대 토목공학 학사, 덴버대 MBA, 현 한국금융연수원 부동산 겸임교수
박상욱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팀장
연세대 토목공학 학사, 덴버대 MBA, 현 한국금융연수원 부동산 겸임교수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분양하는데, 당첨만 되면 로또 맞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빨리 청약하라고 주변에서 성화인데, 정말 좋은가요?”

“마곡 르웨스트? 마곡지구 입지 좋은 곳에 분양하는 오피스텔인가. 평형대도 전용면적 약 15평의 소형부터 33.6평의 중대형까지 다양하고 가구 수도 876가구로 규모도 크고, 좋은데! 그런데 잠깐만⋯. 이거 생활숙박시설이네. 얼마 전에 생활숙박시설을 주거용 오피스텔처럼 사용하면서 투자가 몰렸었고, 그 이후로 정부에서 주거용으로 용도변경하지 않으면 엄청난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던 거 같은데, 규제가 풀렸나?”

생활숙박시설 투자를 놓고 요즘 이뤄졌을 만한 가상의 대화다.


주거용으로 뜨는 생활숙박시설

생활숙박시설은 레지던스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건축법과 공중위생관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요약하면 숙박료를 받고 손님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는 시설이다. 이 부분에서는 일반 호텔이나 여관과 같지만, 취사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밥도 해 먹으면서 오래 머물 수 있는 호텔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숙박업으로, 관광객이나 장기 출장자에게 객실을 임대하고 이익을 얻는 전형적인 수익성 부동산이다.

사실 과거에는 부동산 투자자에게 별로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아파트 대체재 성격이 강한 오피스텔 가격도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생활숙박시설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생활숙박시설에도 전입을 받아주면서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같은 주거시설과 차이점이 모호해지면서 시장 가격도 수익성 부동산이 아닌 주거용 부동산을 기준으로 매겨지게 되었다. 숙박시설은 주변 부동산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투숙객이 증가해서 임대수익이 증가하지 않으면 가치가 오르지 않는다. 반면에 주거용 부동산은 임대수익과 무관하게 주변 아파트나 오피스텔 가격에 따라 가치가 좌우된다. 지금은 주거용 부동산으로 간주되면서 높은 분양가에도 성공적으로 매매되고 있다.


다주택자 관련 규제 회피

마곡 르웨스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657 대 1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분양을 마쳤다. 가장 큰 평형인 전용면적 111㎡(33.6평)의 경우 무려 6049 대 1의 강남 아파트 청약 못지않은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일단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당첨 시 바로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당첨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묻지 마 청약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평형에 따라서는 1억원이 훌쩍 넘는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꼭 초단기 투자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부산의 엘시티에서 생활숙박시설의 성공 사례를 보면서 제2의 엘시티를 기대하는 투자자도 있다. 부산의 엘시티는 생활숙박시설을 주거용으로 불법 사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가구 수의 3분의 2 이상이 소유자가 직접 거주하면서 고급 주택단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에 강남에서나 가능할 법한 조식 서비스나 컨시어지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으로, 고급 주거단지에 대한 기대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세제 측면에서도 숙박업 등록을 통해 건물분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고,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다주택자 취득세 및 양도세 중과나 종부세 부과를 회피할 수 있다. 자녀에게 안정적으로 거주할 주거공간을 마련해 주면서도 신규 아파트 청약에 유리한 무주택 자격을 유지할 수도 있다.


‘시한폭탄’ 품은 ‘로또’

생활숙박시설을 주거시설로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정부도 이러한 불법용도변경에 대해 강력한 경고에 나서고 있다. 건축법에서는 불법용도변경의 경우 시가표준액의 10% 이내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것도 일회성이 아니고 적법한 용도로 용도변경할 때까지 매년 부과한다.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는 한편 기존 생활숙박시설의 합법적인 용도변경의 길도 마련하고 있다. 기존 생활숙박시설이 대부분 용도변경을 위한 적정 주차 대수 부족, 발코니 설치 금지, 전용면적 85㎡ 초과 시 바닥난방 금지 조항 등으로 용도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을 고려하여, 법 개정을 통해 2023년 10월 3일까지 기존 생활숙박시설의 오피스텔로 용도변경 기준을 완화해 줄 법안을 마련 중이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기존 생활숙박시설은 합법적인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이 가능할 전망이다. 오피스텔에서는 불가능한 전용면적 85㎡ 초과 시 바닥난방과 발코니가 설치된 오피스텔로 변경되어 오피스텔보다 아파트와 유사한 주거시설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르웨스트의 경우 2024년 준공 예정으로 현재 추진 중인 오피스텔 용도변경 완화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만일 정부에서 이후 생활숙박시설 불법용도변경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펼친다면, 현재 투자자들은 주거시설이 아닌 숙박시설로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숙박시설로서의 르웨스트는 현재 대비 폭락 수준으로 시장 가치가 형성되게 된다. 호텔 위탁 업체에 운영을 위임하고 수익은 위탁 업체 운영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어, 많은 투자 실패 사례가 발생한 ‘분양형 호텔’의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나 종부세 회피도 과거 오피스텔과 같이 실질과세 원칙을 적용해 국세청이 주거용으로 판단해 버리면 얼마든지 주택으로 과세할 여지가 있다. 정부 의지에 따라 로또가 한순간에 시한폭탄으로 돌변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르웨스트의 분양 성공에서 알 수 있듯이 시장 투자자들은 정부 발표에 그다지 우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러 차례 주택 정책 번복으로 시장에서는 정부 정책 발표에 의문부호를 달기 시작하면서 정책에 대해 기민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최대한 지켜보면서 투자를 이어 가는 쪽을 택하고 있다. 생활숙박시설에 대해서도 ‘설마 전수조사를 하겠어. 나중에 대규모 민원을 발생시키면 또 빠져나갈 길을 열어 주겠지’라는 생각으로 ‘시한폭탄을 품은 로또’에 그들의 운(運)을 시험하고 있다.

박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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