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 반월역 일대.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 연합뉴스
경기도 안산시 반월역 일대.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 연합뉴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 박사, 단국대 부동산건설대학원 외래 교수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 박사, 단국대 부동산건설대학원 외래 교수

우리가 장을 보러 시장에 가게 되면 한 끼 식사용으로 사용할 생선 한 마리, 과일 한 개, 계란 한 판을 구입할 때조차 상한 곳 하나 없이 모양이 예쁜지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 만일 신선도가 의심된다면 코로 냄새를 맡아본 후 가격이 비싼지 여부도 함께 따져본다. 하물며 이들과 비교가 무의미할 만큼 고가인 부동산을 구입할 때 의심하고 확인하는 과정은 너무나도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는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속담에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라는 말이 있다. 이는 매사 조심하고 확인하라는 뜻으로, 이를 부동산 투자에 적용시켜 보면 조금이라도 의심이 생긴다면 실행하기에 앞서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성공적인 부동산 투자는 실패 없는 부동산 투자를 의미하고, 이는 의심하고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데서 출발한다. 만일 당신이 부동산 투자로 부자가 되고 싶다면 남의 말만 믿고 생각 없이 덤벼들기보다는 의심하고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습관을 갖춰야 한다. 부동산 투자에는 거액의 자금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부동산 중개업자나 매도자의 말만 믿고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사례 1│기획부동산의 감언이설만 믿고 의심 없이 투자해 낭패 본 A씨

자영업자 A씨(남·54세)는 잘못된 부동산 투자로 인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10년 전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알게 된 기획부동산 직원으로부터 경기도 양평군에 소재한 전원주택용 토지(임야 661㎡)를 매입한 게 화근이었다. 멀리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고 있어 전원주택단지가 들어서면 초대박이 날 거라는 기획부동산 직원의 감언이설에 현혹된 A씨. 토지를 매입하고 나서 뒤늦게 알아보니 당시 시세보다 훨씬 비싼 가격(시세의 10배 수준)을 주고 산 것은 물론, 경사도가 30도가 넘고 사실상 맹지인 까닭에 전원주택으로 인허가를 받을 수 없는 토지, 말 그대로 ‘쓸모없는 땅’으로 밝혀진 것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땅을 판 기획부동산은 폐업한 지 오래고 심지어 땅을 소개했던 업체 직원은 행방조차 알 길이 없으니 그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이 없게 됐다. 기획부동산의 감언이설만 믿고 의심과 확인 절차 없이 섣불리 거액을 투자한 자신을 그저 원망할 뿐이었다. 의심하고 확인하는 투자 습관이 부족했던 A씨다.


사례 2│확인 절차 없이 지역주택조합에 투자해 곤경에 처한 B씨

내 집 마련이 소원이었던 직장인 B씨(여·38세). 평소 무주택자라는 설움을 종종 주변에 토로했던 그녀. 4년 전 어느 날, 길을 가다 우연히 접하게 된 아파트 공급 광고 벽보를 보고 지역주택조합에 일사천리로 가입했다. B씨가 이처럼 앞뒤 따져보지도 않고 서둘러 가입했던 이유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었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분양할 아파트가 시세보다 3.3㎡당 1000만원 이상 저렴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조합 측이 선정한 업무대행사의 거짓 홍보(조만간 분양·착공할 예정이라는 것)에 로또라도 맞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마른하늘에 웬 날벼락’이라 했던가.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B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게 된다. 지난 수년간 조합원이 1000억원 이상을 납부했음에도 조합 명의로 소유권이 이전된 사업 부지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고 오히려 땅값 인상을 이유로 적지 않은 추가부담금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분양 및 착공은 요원한 일이 돼버렸고 B씨의 내 집 마련 꿈도 이내 사라지게 됐다. 결국 원치 않는 피해를 입게 된 조합원을 중심으로 지역주택조합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됐고 조합 측과 업무대행사를 상대로 고소장까지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사업 부지 확보 요건이 매우 엄격해 95% 이상 확보해야 비로소 잔여 부지에 대해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더욱이 통계에 따르면, 지역주택조합의 사업 성공률은 약 20% 선이라고 한다. 토지 확보 여부에 관한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섣불리 지역주택조합에 투자해 곤경에 처한 B씨다.


사례 3│개발제한구역 해제 소문, 직접 눈으로 확인 후 매입해 대박 난 C씨

부동산 투자로 많은 부(富)를 축적한 치과의사 C씨(남·61세). 지인들 사이에서 부동산 투자의 귀재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C씨가 부동산에 투자해 별다른 실패 없이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의 독특한 투자 원칙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부동산에 투자하기에 앞서 반드시 의심하고 확인하기를 반복했다. 중개업자나 매도자의 말만 믿고 무작정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리스크 사전 제거 차원에서 반드시 매물에 대한 의심과 확인 절차를 거치자는 것이다. 급매로 나온 우량 매물을 소개받았을 때도 직접 현장 방문을 통해 의심나는 점을 해소하고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고,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이 촉박한 급매물일지라도 반드시 의심하고 확인하는 절차를 통해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코자 했다.

2002년 늦가을 어느 날, 평소 알고 지내던 부동산 중개업자로부터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OO동 일대 토지 3필지(지목 대·전·임야) 총 6150㎡를 소개받아 당시 시세(3.3㎡당 50만원 선)보다 훨씬 저렴한 개별공시지가 수준(3.3㎡당 25만원 선)에서 매입한 것은 의심하고 확인하는 평소의 투자 원칙이 안겨다준 성공 사례다. 사실 해당 토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있었지만 북측으로 인접한 일대가 아파트 3000여 가구가 들어설 수 있는 대규모 택지지구로 지정되면서 개발제한구역 해제 및 토지수용보상에 관한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던 중이었다. 다만 그 이전에도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으나 구체적으로 진행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에 그저 조심스러울 뿐이었다.

며칠간의 고심 끝에 C씨는 자신의 투자 원칙대로 의심나는 점은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기로 했다. 첫째, 개발제한구역 해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청과 고양시청을 찾아가 각각의 업무 담당자를 만났다. 아쉽게도 해제 시기와 관련해 정확한 정보는 얻을 수 없었지만 적어도 해제 가능성이 헛소문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향후 지역 개발 가능성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해당 토지가 소재한 OO동 일대는 경기 북부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진출입로에 입지해 있으며 39번국도 왕복 4차선 대로변과 인접해 있어 향후 추가적인 택지 개발 시 매우 유력한 후보 지역으로 확인됐다. 셋째, 가격이 비싼지 여부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애초 매도자 측이 요구한 가격은 개발제한구역 해제 이후 가치까지 반영해 시세 수준에 육박하는 3.3㎡당 45만원이었지만 C씨는 자신이 직접 경기도청과 고양시청을 방문해 확인한 바를 근거로 개발제한구역 해제 가능성은 있으나 시기가 불확실함을 내세워 개별공시지가 수준인 3.3㎡당 25만원에 매입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C씨의 부동산 투자는 성공적이었다. 토지를 매입한 후 몇 해 뒤인 2006년 말, 해당 토지가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됐기 때문이다. 소문이 무성했던 부동산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 매입해 대박 난 C씨다.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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