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펀드는 출시 당시 시장 상황에는 강하지만 훗날 시장 상황이 바뀌면 강점이 줄어들 수 있다.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 사진 셔터스톡
테마 펀드는 출시 당시 시장 상황에는 강하지만 훗날 시장 상황이 바뀌면 강점이 줄어들 수 있다.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 사진 셔터스톡
엄여진 쿼드자산운용 PEF운용본부 매니저 연세대 경영학, 전 신영증권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
엄여진 쿼드자산운용 PEF운용본부 매니저 연세대 경영학, 전 신영증권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펀드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특정 테마에 투자하는 펀드가 주목받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급부상한 신종 산업과 관련된 테마 펀드도 줄줄이 출시됐다.

대선을 앞두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어떤 펀드가 뜰지 역시 투자자에게는 초미의 관심사다. 대선 테마 펀드에 관한 관심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에도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반짝 판매됐다가 자취를 감춘 펀드가 많았다. 2007년에는 물 부족 사태가 온다는 말에 물 펀드가 인기를 끌었고, 2014년에는 통일 펀드가 한창 출시되다가 정부의 녹색 성장 정책과 맞물려 녹색 펀드가 떴다. 이후에는 정권 교체로 통일 펀드가 다시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테마 펀드는 특정 기업이나 특정 종목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일종의 섹터형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주식형 펀드가 각 종목 간 연관성 없이 30~40개의 개별 종목에 투자한다면, 테마 펀드는 특정한 투자 목적과 운용 전략에 적합한 종목을 다룬다. 일반적으로 펀드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개별 주식 투자보다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인데, 테마 펀드에 가입하기 전 해당 펀드의 분산투자 효과가 괜찮은지, 변동성에 취약할 수 있는 상품 구성이나 특성이 있는지 등을 잘 따져야 한다.

특정 펀드로 쏠림 현상이 있을 때 따라가자니 겁이 나고, 가만있자니 소외되는 느낌이 들 것이다. 과연 투자 트렌드에는 맞되 일시적으로 유행만 타지 않도록 펀드 투자를 하는 방법은 있는 걸까.

테마 펀드와 비(非)테마 펀드, 소위 일반 주식형 펀드는 본질적으로 다를까. 테마 펀드란 시장 상황에 따라 큰 관심을 끌고 높은 수익률로 자금이 몰리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 수익률이 나빠진다. 이 때문에 펀드에 처음 투자하려는 이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테마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투자자 눈에 쉽게 띄어서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이나 특정 테마만으로 장기 수익률을 내기가 쉽지는 않다. 반면 일반 주식형 펀드는 투자자의 눈길을 잡아채는 강렬함은 없지만, 국내 주요 우량 기업에 골고루 투자해 경제 성장률에 준하는 수익률을 꾸준히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같은 맥락으로, 테마 펀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가가 내릴 때 편입 종목을 바꾸지 못하면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주식형 펀드는 저평가된 종목을 최대한도까지 사들일 수 있는데, 테마 펀드는 편입할 수 있는 종목 수가 많지 않아 제한이 많다. 특정 테마 업종이 돌발 악재를 만나 주가가 추락하더라도 테마 펀드가 살 수 있는 주식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성격 때문에 테마 펀드는 출시 당시 시장 상황에는 강하지만 훗날 시장 상황이 바뀌면 강점이 줄어들 수 있다. 즉 특정 그룹이나 특정 섹터 종목만을 편입하는 테마 펀드는 상장 주식 전체를 편입 대상으로 삼는 일반 주식형 펀드와는 다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 일반 주식형 펀드가 이론적으로는 언제나 저평가된 주식만 발굴할 수 있다면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것과 달리, 테마 펀드는 특정 주식에 다소 얽매일 수밖에 없다. 물론 테마 펀드도 종목 제한이 있더라도 편입 비율 조절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보완이 가능은 하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테마 펀드를 무조건 피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일반 주식형 펀드 역시 이론적으로는 종목 선택이 자유롭다고 하더라도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펀드 스타일을 유연하게 바꾸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 쉬운 투자는 없다. 리스크 요인이 명확한데도 사람들이 테마 펀드에 몰리는 건, 어쨌든 지금 당장 많은 돈이 몰리고 또 그만큼 많은 돈을 벌 기회가 제공되는 영역이 ‘테마’이기 때문이다.

단발성 유행을 타고 잠시 인기를 끌다가 오래가지 못하고 자투리 펀드로 전락하거나 사실상 자취를 감추는 경우도 부지기수지만, 잠깐 유행으로 끝날 줄 알았던 테마형 투자 기법이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자리 잡는 경우도 많다. 새로운 테마가 부각되거나 경기 사이클에 따라 단기간에 이와 관련한 유사 펀드가 쏟아지며 테마를 형성하는 경우도 있고, 장시간 다양한 펀드들이 출시된 후 자연스럽게 테마를 이루기도 한다.

새로운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투자자도 몰리면 유행에 따라 펀드에 돈이 몰리게 된다. 즉 주가가 오르면 펀드에 돈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펀드가 그 주식을 사면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고 돈이 몰리는 현상이 반복된다. 따라서 신규 테마 펀드가 출시되면 초기에만 펀드에 가입해도 수익률이 꽤 좋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떤 펀드라도 펀드에 유입된 돈으로 관련 종목을 사서 주가를 올리고 이게 다시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영원히’ 계속될 수 없다는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한다.


보수 지급 방식, 종목 구성 등 꼭 체크해야

펀드에 돈이 몰리다 보면 무작정 유행을 좇는 투자자들의 ‘묻지 마 투자’ 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 경우 펀드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유행의 주기가 빨라지며, 테마 펀드의 수명도 짧아질 수 있다. 만약 유행이 1년 이상 가지 못한다면, 수시로 환매 가능한 상품일수록 고객에게 유리하다.

단, 폐쇄형인 경우라면 성과 보수 지급 방식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펀드 만기에 성과 보수를 부과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이워터마크 방식처럼 매년 성과 보수를 부과하는 방식이라면, 펀드 운용 1년 차에 성과 보수가 지급되고 나서 2년 차부터는 그동안 올린 수익을 다 까먹기 시작해 막상 펀드 만기에는 적자인 경우가 허다하다.

테마 펀드가 투자하는 시장과 산업을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즉 업황을 봐야 하는 건데 이는 시장의 규모, 변동성, 전망, 경기 사이클 등을 분석하는 것과 대동소이하다. 짧은 기간 시류에 편승해서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는 펀드의 경우 업황이 테마와 맞지 않으면 급격하게 수익률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향후 산업 전망과 경기 사이클을 고려해 펀드를 골라야 한다. 물론 새롭게 뜨는 투자 대상의 경우, 성장성은 높지만 성장 초기 단계의 각종 변수로 인해 시장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업황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면,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전반적으로 단발성 유행에 그칠 가능성을 알아낼 수 있다. 상품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연관성 없는 종목을 대거 편입하거나 유행이나 이슈를 좇아 급조한 테마 펀드가 적지 않다.

“요즘 뭐가 좋다더라.” 이런 한마디에 투자하고 싶어지는 펀드가 테마 펀드다. 우리가 펀드라는 간접 투자 상품을 찾는 건 투자자가 직접 옥석을 발굴하기 힘들 때 전문가의 힘을 빌리려는 의도다. 그렇지만 투자자도 공부해야 한다. 성과 보수 지급 방식도 보고, 포트폴리오 구성도 보고, 시장 현황도 보는 식으로 말이다. 이것이 결국에는 테마 펀드 투자의 성공 방정식이 아닐까.

엄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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