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테 블랑 서현 투시도. 사진 ㈜건영
라포르테 블랑 서현 투시도. 사진 ㈜건영

“오피스텔 공급 계약과 주차장 공급 계약은 일체로 체결되는 계약인 바, 반드시 함께 체결해야 합니다. 오피스텔 용도로 부여된 주차 면적은 계획돼 있지 않습니다. 오피스텔 계약자는 주차장 공급 계약을 별도로 반드시 함께 체결해야 합니다.”

11월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0월 27일까지 청약을 받은 성남시 분당구 ‘라포르테 블랑 서현’은 입주자 모집 공고에 이같이 공지했다. 라포르테 블랑 서현은 ㈜건영이 시행과 시공을 맡아 공급하는 95실 오피스텔이다. 입주자 모집 공고를 보면, 수분양자는 호실별로 주차장 분양비 1500만원(1면)을 반드시 내야 한다. 예를 들어 전용면적 84㎡A 301호실 분양가는 16억6460만원인데, 주차장 분양가 1500만원을 더해 16억7960만원을 내야 오피스텔을 분양받을 수 있다. 수분양자는 1500만원을 내고 주차장 1면에 해당하는 건물등기와 지분등기를 갖게 된다고 건영은 밝혔다.

이런 분양 방식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통상 공동주택 주차장은 공용면적에 속해 따로 건설사에 돈을 주지 않고 입주민들이 공동으로 소유하며 이용하기 때문이다. 주차장법은 법정 주차 대수를 지켜 ‘부설 주차장’을 반드시 만들도록 규정한다. 반면 ‘주차전용 건축물’은 주차 용도로 지어진 건물인 만큼 부설 주차장을 따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고 주차장법은 규정한다. 주차전용 건축물은 통상 주차장으로만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주차장법에 따르면 연면적의 70%까지 주차장을 조성하고 나머지 30%에 근린생활시설이나 업무시설, 오피스텔 등을 지어도 주차전용 건축물로 인정된다.

라포르테 블랑 서현은 알고 보면 주차전용 건축물이다. 460여 면의 주차장으로 쓰기 위해 개발된 주차빌딩으로, 토지 지목도 주차장 용지다. 오피스텔은 일부만 첨가됐다. 라포르테 블랑 서현은 지하 1~2층 주차장, 지상 1층 근린생활시설, 지상 2~8층 주차장·오피스텔로 지어진다.

이렇게 주차전용 건축물에 첨가된 오피스텔에는 부설 주차장을 짓지 않아도 되고 주차전용 건축물에 오피스텔을 첨가하는 것도 합법이라는 얘기다. 그래도 일각에서는 라포르테 블랑 서현처럼 주차장을 돈을 주고 분양받도록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판교역 호반 메트로큐브’ 등 주차전용 건축물에 지어진 다른 오피스텔들은 본건물 주차장이 넓은 만큼 오피스텔 입주자들이 무료로 주차장을 쓸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주차장 용지를 오피스텔과 주차장으로 복합 개발한 경험이 있는 국내 한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주차 전용 건물에 포함된 오피스텔을 분양하며 주차장을 따로 돈을 받고 판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 분양 방식은 편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성 법무법인 자연수 변호사는 “주차장을 무조건 사야 오피스텔도 분양받을 수 있다는 것은 끼워팔기 아니냐”면서 “부당한 끼워팔기와 강매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건영 관계자는 “다른 오피스텔처럼 오피스텔 수분양자가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경우, 주차장 소유주가 부도나거나 소유권이 이전됐을 땐 해당 권리를 지속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주차장 지분을 제공해 계약자가 일반 오피스텔과 똑같이 주차장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민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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