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청약 경쟁률이 1312 대 1에 달했던 신길 AK 푸르지오 조감도. 사진 대우건설
평균 청약 경쟁률이 1312 대 1에 달했던 신길 AK 푸르지오 조감도. 사진 대우건설

11월 3일 신길 AK푸르지오 오피스텔 96실 모집에 12만5919명이 몰려 청약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마비됐다. 평균 청약 경쟁률(이하 평균 경쟁률)은 1312 대 1이다. 청약 당일 접속 대기자가 수만 명에 달하자 대우건설은 청약 신청 시간을 애초 오후 5시에서 밤 12시까지로 늦췄다.

‘청약 난민’이 추첨제로 진행되는 오피스텔과 대형 평형 아파트 청약에 몰리고 있다. 당첨에 필요한 점수가 높아지다 보니 가점제로는 사실상 ‘내 집 마련’이 어렵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탓이다.

앞서 총 89실을 모집하는 경기 과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 청약에는 12만 명 이상이 몰려 평균 경쟁률 1398.05 대 1을 기록했다. 역대 아파트 최고인 동탄역 디에트르아파트 경쟁률 809.08 대 1을 뛰어넘었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청약 경쟁에서 밀린 ‘청약 난민’이 100% 추첨제로 당첨 여부를 가리는 오피스텔로 몰려든 결과라고 분석한다. 오피스텔은 대출 규제가 아파트에 비해 덜 까다롭고, 100실 이하인 경우 전매 제한이 없다. 청약통장을 쓸 필요도 없다.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도 추첨제로 당첨 여부를 가리는 대형 평형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10월 전국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의 평균 경쟁률은 67.54 대 1로 지난해(45.73 대 1)보다 높아졌다. 같은 기간 서울의 전용 85㎡ 초과 아파트 평균 경쟁률은 342.78 대 1로 집계됐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체 평균 경쟁률인 163.2 대 1의 두 배 수준이다.

반면, 중소형 평형 아파트의 평균 경쟁률은 다소 낮아졌다. 10월 기준 올해 전국 전용 60㎡ 이하 아파트 평균 경쟁률은 11.28 대 1, 전용 60~85㎡ 이하 경쟁률은 16.33 대 1이다. 지난해 평균 경쟁률이 각각 17.51 대 1, 25.11 대 1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0% 이상 낮아졌다.

청약 시장에서 대형 평형의 인기는 실제 사례로도 확인할 수 있다. 11월 3일 당첨자를 발표한 경기 광주시 오포자이디오브 C-1BL 62㎡B형 1순위 청약에는 77가구 모집에 356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62 대 1을 나타냈다. 이 단지 대형 평형인 84㎡A형의 청약 경쟁률 17.19 대 1과, 104㎡A형 경쟁률 49.00 대 1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청약 시장에서 대형 평형이 인기가 높아진 주된 이유로는 추첨제로 진행되는 청약 방식이 꼽힌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전용 85㎡ 이하 주택은 100% 가점제로 공급하지만, 85㎡ 초과 주택형은 공급 물량의 절반을 추첨제로 공급한다. 추첨제의 경우 별도의 가점을 요구하지 않는다. 가점제로 공급되는 중·소형 평형의 평균 청약 가점은 점점 오르는 상황이다. 11월 3일 기준 올해 서울 아파트 전체 청약 당첨 가점 평균은 61.7점으로 작년(57.8점)보다 3점 이상 높아졌다. 2인 가족(10점) 기준으로 15년 이상 무주택 기간(32점)을 유지하고,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15년 이상(17점) 돼도 도달할 수 없는 점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청약 당첨 가점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가점과 상관없이 당첨을 노릴 수 있는 추첨제 청약은 무주택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대형 평수 공급 물량이 중소형 평형에 비해 적어 희소성이 큰 점도 청약 시장에서 대형 평수 인기를 높이는 데 한몫한다”고 말했다.

김송이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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