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 서울중앙지법 211호 경매 법정에 투자자들이 몰려 있다. 사진 김효선 기자
5월 6일 서울중앙지법 211호 경매 법정에 투자자들이 몰려 있다. 사진 김효선 기자

집값 급등으로 부동산 경매(競賣)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경매보다 저렴하게 집을 살 수 있는 공매(公賣)가 수요자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경매와 공매는 둘 다 국가가 실시하는 ‘경매’로 최고가 입찰자가 부동산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공매는 국제징수법에 의한 압류재산이나 형사소송법에 따른 압수물 중 보관하기 곤란한 물건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매각하고, 경매는 민사집행법에 따라 법원이 매각을 집행한다는 차이가 있다.

12월 7일 온비드 공매에 따르면, 서울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전용면적 183㎡(61평형)가 11월 11일 65억3200만원에 낙찰됐다. 평당가로 약 1억700만원이다. 직전 최근 실거래가는 올해 1월 50억원에 그쳤지만 무려 10개월 전 수준이라 적절한 비교가 어렵다. 현 매물 호가가 70억원(평당 1억15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낙찰가가 매매가보다 저렴한 것이다.

압구정 신현대아파트는 매매가가 비싼 만큼 거래가 자주 이뤄지지 않는 단지인데, 거래가 꽤 많은 단지들을 살펴보면 공매 낙찰가가 호가뿐 아니라 실거래가보다 저렴했다. 안산 단원동 안산고잔푸르지오3차 전용 101㎡는 지난 7월 공매로 나와 7억4600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달 매매 시장에서 이뤄진 거래가(7억8500만원)보다 4000만원가량 낮았다. 시흥시 월곶동 월곶3차풍림아이원 전용 84㎡도 지난 8월 공매에서 4억6100만원에 낙찰됐다. 이전 거래 가격(4억8500만원)보다 2000만원 저렴했다.

이 같은 흐름은 ‘시세보다 싸게 산다’는 통념이 깨진 최근 경매 시장 분위기와 반대다. 경매 시장에선 아파트 경매 물건이 매매 실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며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최근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매가 수익률 측면에서 매매나 경매보다 유리한 이유는 경매와 결정적인 차이에서 비롯한다. 민사집행법에만 있는 ‘인도명령제도’가 경매 낙찰자의 명도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인도명령제도는 낙찰자가 별도의 명도소송 없이 강제 집행권원을 확보하도록 해, 명도소송보다 빠르게 부동산을 명도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경매 낙찰자는 인도명령제도를 활용, 임차인이 심하게 몽니를 부릴 경우 통상 2주 정도 걸리는 신속한 강제집행으로 주택을 인도받을 수 있다. 반면 공매는 인도명령제도가 없어 정식 명도소송을 통해야 한다. 6개월에서 1년가량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즉, 공매는 경매보다 명도가 어렵다는 위험이 있지만, 비교적 저렴하게 아파트를 낙찰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공매는 인도명령제도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지만, 그래서 경매보다 더 싸게 낙찰받을 수 있다”면서 “공매 물건은 경매 물건보다 많지 않아 투자자 관심도 대부분 경매에 쏠린 만큼, 저렴한 낙찰을 노린다면 경쟁률이 비교적 낮은 공매 물건을 살펴보는 것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성민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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