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섭 KB국민은행KB GOLD&WISE 한남 PB센터장 전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전 KBWM 스타자문단 자문위원 사진 KB국민은행
김현섭 KB국민은행KB GOLD&WISE 한남 PB센터장 전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전 KBWM 스타자문단 자문위원 사진 KB국민은행

“부자들도 재테크 방법이 제각각이다. 다만, 그동안 만난 고액 자산가들은 공통으로 ‘위기’를 ‘기회’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아무래도 경험과 학습에서 비롯된 것 같다.”

가파른 물가 상승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화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 금융 시장이 휘청대고 있다. 2021년 유동성 잔치에 힘입어 장 중 사상 첫 3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던 유가증권시장은 5월 19일 26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세계 3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BNB(바이낸스코인)는 물론, 한국산 테라USD와 루나 가격은 폭락했다. 코로나19 시대 3대 투자처인 주식, 암호화폐, 부동산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느는 가운데, 소위 ‘부자’라고 불리는 고액 자산가들은 시장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서울 용산구 한남동 KB국민은행 KB GO-LD&WISE 한남 PB센터에서 최근 만난 김현섭 센터장은 “자산가들은 성향에 따라 현금 보유 비중을 기존보다 늘리는 한편 지금도 계속해서 분산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시장 전망에 근거한 투자보다는 자산과 타이밍을 분산하는 ‘분산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산가들은 리스크를 최소화해 자산을 지키려는 노력을 계속한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금리와 물가, 환율이 모두 올랐다. 주식과 가상자산은 폭락했고, 주택 등 부동산 거래는 둔화했다. 거품 붕괴 전조인가.
“물가 불안을 잡기 위해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KB국민은행 하우스 뷰(House view)다. 세계 금리 인상과 중앙은행 유동성 축소가 금융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을 이해하면서 위험 관리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금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자세는.
“누구도 시장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다. 지난해 미국 연준조차도 일시적(transitory) 물가 상승이라고 봤다가 이를 철회했다. 그동안 세계 금융당국과 수많은 전문가의 예상대로 시장이 딱 맞게 움직인 적이 없다. 시장 전망에 근거한 투자보다는 자산과 타이밍을 나눠 투자하는 ‘분산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다.”

바닥을 가늠하기 어렵다 보니, 분산 투자를 계획하거나 추가 매수에 나서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데.
“변동성이 큰 장세인 만큼 현금 보유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도 물론 필요하다. 다만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면, 시장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면서 분산 투자하는 전략도 가져가야 한다.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크고 장세가 나쁠 때 투자와 분할 매수를 권하면 일반인보다 자산가들에게서 더 긍정적인 반응이 돌아온다. 자산가들은 장이 좋을 때보다 장이 안 좋을 때, 시장의 공포가 커졌을 때, 분할 매수해 미래 수익률을 높이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더 잘 수긍하는 것이다. 시장의 변동성 앞에서 그저 덮어두고 회피하기보다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분할 투자할 필요가 있다.”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하나. 수익률을 높일 팁이 있다면.
“증권사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매주, 매달 내는 보고서와 추천 포트폴리오나 수익률 상위권 펀드 상품을 다른 시선으로 봐야 한다. 이미 수익률이 높은 상위권 상품 및 종목보다는 저평가돼 있고 낙폭이 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오를 여력이 더 큰 상품을 볼 필요가 있다. 개별 주식 가격이나 주가지수와 연계해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주가연계증권(ELS), 금리·원자재·환율 등과 연계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은 특정 기준을 충족하면 수익을 얻는다. 해당 지수 또는 종목이 원금손실 발생 기준선(knock in)에 진입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나, 기초자산 가격이 40~50% 급락하지 않으면 통상 약속된 수익을 지급받을 수 있다. 현실적으로 예·적금 금리보다 좀 더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목표치로 삼아야 한다. 물고기 낚시를 하듯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요즘 부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뭔가.
“절세(節稅)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상속세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과 빌딩을 다수 보유한 고령의 자산가들은 증여를 통해 보유 부동산을 하나둘씩 정리해왔다. 이들은 세금 정책 변화에 따른 자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유 부동산을 어떤 순서로 증여하고 매도할지 등 미리 처분 계획을 세워 대응했다.”

가상자산 시장을 어떻게 보나.
“개인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본다. 기본적으로 PB센터를 찾는 자산가들은 위험자산 투자보다는 안전자산 투자와 운용에 관심이 더 많다. 지난해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하면서 문의가 잇따르긴 했으나, 적극적으로 투자 의향을 보인 경우는 없었다. 자산가들은 소위 몰빵 투자를 꺼린다. 주식에 투자하더라도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려 한다.”

영리치(Young Rich)라 불리는 3040세대 젊은 자산가들의 투자 성향은 어떤가.
“자산가를 연령대로 나눠 투자 성향을 특정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다만 이들의 부모를 비롯한 윗세대가 은행과 전문가의 말을 믿고 맡기는 식이라면, 3040세대는 투자와 운용에 관해 더 적극적으로 묻고, 전문가와 더 많이 소통하려고 한다. 자기 투자 책임 의식이 더 큰 것인데, 긍정적인 변화라고 본다.”

많은 사람이 부자를 꿈꾼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나.
“공통으로 느낀 건 자산가들은 허튼돈 쓰는 것을 싫어한다는 점이다. 심하게 근검절약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하나는 사회와 시장 경제에 관심을 놓지 않고 꾸준히 공부한다는 것이다. 네트워크와 소통도 중시한다. 보편적인 청년들에게는 자기 가치를 높이는 일에 더욱 집중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 당장 월급을 투자해서 100만원의 단기 수익을 내는 것보다 내 가치를 1000만원 더 올리려는 노력이 값지고 의미 있다.”


plus point

은행 지점은 줄지만 PB센터는 확장

4월 22일 ‘KB GOLD&WISE 한남 PB센터’ 개점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KB국민은행
4월 22일 ‘KB GOLD&WISE 한남 PB센터’ 개점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KB국민은행

최근 국내 금융 시장에서는 자산가를 겨냥한 PB 서비스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예·적금이나 대출 업무 상당수가 온라인으로 이뤄지면서 은행 영업점 수를 줄이고 있는 반면, 초개인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하는 PB센터는 확장하고 있다. KB금융연구소가 2021년 11월 발표한 ‘2021 한국 부자(富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 부자 수는 39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10.9% 증가했다. 

한편,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KB국민은행의 PB 브랜드 ‘GOLD&WISE’는 ‘고객의 부를 지혜롭게 관리한다’는 브랜드 철학 아래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전국에 31개의 PB센터를 운영 중이다. KB국민은행 PB센터는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고객이 이용하는 스타PB센터와 금융자산 3억원 이상 고객이 찾는 일반 PB(Private Banking), BIB(Branch In Branch)형 PB로 나뉜다.

허지윤 조선비즈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