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잠잠했던 아파트 증여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 전 증여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지난 5월 증여에 의한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건수는 올 초의 두 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고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 위주로 증여 움직임이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에서 증여에 의한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건수는 1534건으로 집계됐다. 집합건물은 1동의 건물 중 구조상 구분된 몇 개의 부분을 독립건물로 사용하는 형태로, 아파트, 오피스텔, 연립주택 등이 해당된다. 

작년 하반기 감소하던 증여 건수는 올해 들어 다시 늘고 있다. 증여에 의한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 건수는 작년 4월 2980건으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813건, 2월 852건, 3월 942건, 4월 1792건 등으로 오름세다. 

증여 움직임은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두드러졌다. 강남구 아파트 증여 거래는 1월 55건에서 5월 144건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37건에서 125건, 송파구는 68건에서 124건으로 각각 증가했다.

다른 수도권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5월 경기도에서 증여에 의한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경우는 1241건으로, 지난 1월(853건)과 비교해 4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천은 246건에서 304건으로 늘었다. 올 초 200건대를 유지하던 인천의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4월 들어 415건으로 급증했다가 5월 들어 소폭 줄었다.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증여가 차지하는 비율도 증가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거래된 서울 아파트 4835건 중 830건이 증여 거래였다. 약 17.2%다. 4월에는 서울 아파트 거래 중 약 23%가 증여성 거래로 나타났다. 

2분기 들어 아파트 증여가 급증한 이유로는 ‘세금 절감’이 꼽힌다. 지난 3월 정부는 공시가격을 발표하면서 1주택자에 한해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해 세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그러나 다주택자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높아진 공시가격을 적용받는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6월 1일인 재산세 과세 기준일을 앞두고 종합부동산세를 줄이기 위한 가족 간 증여가 4월부터 활발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가 한시적으로 시행돼 매매를 택할 유인도 있지만, 증여를 통해 종합부동산세를 줄이려는 사람도 많았던 것”이라고 했다.

양도세 중과 배제 조치가 이뤄졌다 해도 각종 세금 측면에서 재산 증여 시 집을 매도해 현금을 증여하는 것보다 아파트 자체를 증여하는 게 이득이라는 평가다. 특히 강남 아파트 등 팔기 싫은 자산을 여러 개 가진 사람들이 증여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격대가 높은 아파트 중심의 증여 움직임이 꾸준히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교수는 “하반기 부동산의 중요 변수는 금리 인상”이라며 “금리 인상으로 집값이 일정 부분 조정받아 시세가 낮아지면 증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도 줄어든다. 똘똘한 한 채를 중심으로 증여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송이 조선비즈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