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 시장이 침체인 가운데개발 호재가 있는일부 물건 경매에는 경쟁 열기가 뜨겁다. 사진 셔터스톡
부동산 경매 시장이 침체인 가운데개발 호재가 있는일부 물건 경매에는 경쟁 열기가 뜨겁다. 사진 셔터스톡

상반기 부동산 경매 시장 분위기가 침체했지만, 일부 물건은 뜨거운 경쟁 속에 낙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물건들을 살펴보니 30평 남짓한 100.2㎡짜리 땅을 두고 응찰자 129명이 경쟁했는가 하면, 강원도에서는 아파트를 낙찰받기 위해 79명이 몰린 경우도 있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에서 진행된 부동산 경매 8293건 중 37.4%인 3098건만 낙찰되는 데 그쳤다. 낙찰률은 5월(37.9%) 대비 0.5%포인트 떨어졌고,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3.0%포인트 하락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뜻하는 낙찰가율도 5월 83.0%에서 6월 80.8%로 떨어졌다. 평균 응찰자 수 역시 하락세였다. 

지난 4월 올해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로 낙찰된 대전 서구 변동 31-27 토지. 사진 지지옥션
지난 4월 올해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로 낙찰된 대전 서구 변동 31-27 토지. 사진 지지옥션

경매 시장이 잠잠했지만, 개발 호재가 있는 일부 물건 경매에서는 뜨거운 경쟁이 펼쳐졌다. 조선비즈가 전국 법원과 지지옥션을 통해 올해 1~6월 진행된 경매 물건 중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사례를 찾아보니 토지 분야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땅은 응찰자 수가 129명에 달한 대전 서구 변동 도로 부지였다.

면적 100.2㎡짜리 이 도로 부지의 감정가는 5100만원이었는데, 지난 4월 2억9700만원에 매각됐다. 낙찰가율이 무려 577.79%에 달한다. 

이 부지 경매에 100명이 넘는 경매 참여자가 몰려 감정가의 6배에 육박하는 금액에 낙찰된 원인은 재개발 지역 내 도로 부지도 일정 면적 이상 보유하면 조합원 자격이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 사업은 건물, 토지, 지상권 중 하나만 있어도 조합원 조건이 충족된다.

해당 물건은 도마·변동 3구역 재개발 지역 내에 있다. 도마·변동 3구역은 도마·변동 재정비촉진지구 6곳 가운데 최대 규모(19만2861㎡)로, 지난 2018년 ‘미라클사업단(GS건설·현대건설·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상태다. 시공사 선정 당시 추정된 공사비만 7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장이다. 

이 물건은 낙찰자가 잔금을 납부하지 못해 6월 28일 다시 경매 시장에 나왔다. 두 번째 매각에서는 5명이 경쟁한 끝에 1억3000만원에 매각됐다. 부지 면적에 비해 다소 높은 가격에 낙찰받은 낙찰자가 잔금 납부를 포기한 것 같다는 게 업계 평가다. 

또 1차 경매 당시 입찰자들이 써낸 낙찰가가 높아 2차 경매에서는 경쟁을 포기한 입찰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주택 경매에서는 비규제지역 아파트와 수도권 빌라를 두고 응찰자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경매 시장에 나온 아파트 물건 중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물건은 강원 속초시 조양동 부영아파트 전용면적 50㎡(6층)였다. 지난 4월 새 주인을 만난 이 물건을 노린 응찰자 수는 79명이었다. 경쟁률이 높다 보니 감정가 8900만원인 이 물건은 1억258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41.34%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감정가가 지난 2020년 3월 책정됐기 때문에 시세 대비 저렴했던 것이 응찰자가 몰린 원인”이라면서 “속초, 강릉 등 동해안 일대로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주택을 노린 투자 수요와 실거주 수요가 몰린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고 했다. 

실제 해당 물건과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의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 5월 거래된 1억7500만원으로 낙찰가보다 5000만원가량 높다.

다세대주택 중에서는 경기 부천시 원미동 삼성쉐르빌 3층 물건의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전용면적 60㎡인 이 물건에는 73명이 경매에 참여했는데 매각가는 감정가 대비 낮은 2억305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 물건은 두 차례 유찰 끝에 지난 2월 주인을 찾았는데, 별다른 호재가 없음에도 유찰로 인한 최저 입찰가가 내려가 응찰자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보인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아르테스 1~2층(복층) 물건은 상반기 경매에 오른 연립주택 중 입찰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 4월 진행된 전용 85㎡ 이 물건 낙찰을 위해 69명이 경쟁을 벌였는데, 낙찰가는 감정가 대비 40% 가까이 낮은 2억3060만원이었다. 이 물건은 ‘타운하우스’로, 제주영어교육도시와 차로 15분 거리에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섬진강 조망권인 전남 구례군 토지면 송정리 446번지 주택 경매에는 48명의 응찰자가 몰려 단독주택 경쟁률 1위를 기록했다. 토지면적 298㎡, 건물 면적 134㎡인 이 물건은 지난 5월 감정가(3억9963만원)의 두 배 이상인 8억1500만원에 낙찰됐다. 섬진강 조망권인 데다 도로가 접해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평가됐다.

상가 중에서는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999-1·1000-3번지 점포(2종근린생활시설)에 66명이 응찰해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지상 1층 규모의 이 건물은 감정가(2억886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비싼 5억8889만원에 낙찰됐다. 해안가에 있고 단독주택에서 근린생활시설로 용도가 변경돼 있어 낙찰받은 사람이 바로 상가로 활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경매 시장이 침체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른바 ‘똘똘한 물건’에 대한 경매 열기는 식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주현 연구원은 “지난해 경매 시장은 부동산 가격 급등 분위기 속에 일단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과열됐던 경향이 있다”면서 “기저효과로 지난해에 비해 경매 지표들이 하락세이지만, 개발 호재가 있고 입지가 좋은 경매 물건에 대한 투자 수요는 여전히 유입되고 있다. 앞으로 똘똘한 물건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송이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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