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 뉴스1

1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가 늘었다. 1년 전만 해도 성동구 성수동이나 용산구 한남동 등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월세 금액 자체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임대차 2법이 시행된 이후 전셋값이 급등한 데다 금리 인상에 따른 월세 선호 현상이 맞물린 영향이다.

최근 조선비즈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등록된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에서 등록된 월세 1000만원 이상 거래는 총 74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26건이었는데, 불과 1년 만에 184.6% 증가했다. 재작년 상반기에는 초고가 월세 거래가 단 9건이었다.

초고가 월세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진 단지는 서울 한남동 ‘한남더힐’이다. 올해 상반기 한남더힐에서는 총 9건의 초고가 월세 거래가 이뤄졌다. 9건 중 7건은 월세가 2000만원을 넘었다. 최고가인 2500만원 월세 거래도 상반기에만 3건 이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한남더힐 전용면적 233.06㎡는 5월 30일 보증금 5억원, 월세 25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 같은 달 19일과 8월 1월에도 월세가 2500만원인 임대차 계약이 이뤄졌다.

눈에 띄는 점은 용산의 약진이다. 올해 상반기 이뤄진 초고가 월세 거래 10건 중 3건은 용산구에서 나왔다. 한남더힐 9건 외 △아스테리움용산·용산푸르지오써밋 3건 △래미안첼리투스·아울스스퀘어·현대하이페리온 2건 △아울스타운·용산센트럴파크해링턴스퀘어·현대하이페리온II 1건 등이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용산에서 이뤄진 초고가 월세 거래는 4건으로, 전체(26건)의 15.4%에 불과했다. 2년 전인 2020년 상반기 용산구에서 맺어진 초고가 월세 거래는 전체(9건)의 약 10%인 단 1건이었다. 당시 르가든더메인한남 전용 235.68㎡가 보증금 2억원과 월세 13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

초고가 월세가 등장하는 단지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1000만원 이상의 월세 계약이 체결된 서울 아파트 단지는 총 30개로 나타났다. 1년 전 서울 14개 아파트 단지에서 초고가 월세 거래가 맺어진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 됐다. 재작년 같은 기간에는 단 9개 단지에서만 초고가 월세 거래가 이뤄졌다.

초고가 월세 거래가 늘다 보니 올해 상반기에는 서울 지역 아파트 월세 계약액 사상 최고가 거래가 등장하기도 했다. 서울 청담동 PH129(더펜트하우스 청담) 전용 273.96㎡가 지난 3월 보증금 4억원, 월세 40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초고가 월세 거래가 늘어난 원인으로는 두 가지가 꼽힌다. 임대차 2법 시행에 따른 전세 가격 급등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월세 선호 현상이다. 전세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차액을 월세로 전환하려는 사람이 늘었고,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전세보다 월세가 이득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금리 인상으로 초고가 주택의 전세금을 올려주기 위해 전세 대출을 추가로 받는 것과 높아진 금액을 월세로 대체하는 것이 큰 차이가 없게 됐다”면서 “특히 사업자들은 초고가 월세를 비용으로 처리할 수도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김송이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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