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서울 서초구에 사는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 12월 출시된 금리 연 5.95%짜리 5년 만기 저축보험 상품에 3000만원을 넣었다. 김씨는 금리 연 5.75%짜리 3년 만기 저축은행 정기예금에도 1500만원을 불입했다. 김씨는 “여윳돈을 어떻게 굴릴까 하다가 저축보험과 정기예금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기 보험사들이 5%대 고금리 저축성보험(저축보험) 상품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확정금리형 저축보험’에 관심 두는 사람이 예년보다 늘고 있다. 하지만 저축보험에 가입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실제 저축보험에 섣불리 가입했다가 후회하며 여러 이유로 해지를 고민하는 소비자도 상당수다.

저축보험은 목돈 마련을 위해 장기간 일정액의 보험료를 납입한 뒤 만기가 되면 보험료를 돌려받는 상품이다. 가입자가 낸 돈에서 보장 보험료와 사업비를 제하고 그 잔액을 적립한다. 확정금리형 저축보험은 보험 계약 시 보험 기간과 납입 기간에 따른 보험료와 보험금이 확정되는 상품이다. 5년 확정금리형 저축보험 출시가 활발한데, 5년 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이율을 제공한 이후 공시이율을 적용한다.


서울의 한 은행 상담창구. 연합뉴스
서울의 한 은행 상담창구. 사진 연합뉴스

올해 하반기 금리 하락에 베팅 

금융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확정금리형 저축보험에 관심을 두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주요 금융기관들이 2023년 중순 이후 금리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 소비자의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실제 지난 연말 보험사들이 내놓은 고정금리 연 5% 중후반대 저축보험 상품에 가입하려는 사람이 몰리면서, 판매가 일찍 종료됐다. 11월 교보생명(연 5.8%), 한화생명(연 5.75%)의 저축보험이 완판됐다. 12월 동양생명이 내놓은 금리 연 5.95%짜리 저축보험 상품과 KDB생명의 금리 연 5.95%의 저축보험도 출시된 지 하루 만에 공급 한도를 모두 채워 절판됐다.

김윤희 신한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국내외 투자은행과 금융기관들이 2023년 금리 하락 전망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금리가 높은 확정금리형 저축보험 상품에 관심을 두는 고객이 더 늘었다”면서 “금리 하락기에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입자들에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보험이라는 특성상 최소 5년 이상 장기 보유해야 유리하다”면서 “상품과 계약 조건들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고금리 확정금리형 저축보험은 향후 금리 하락에 대비할 수 있고, 장기간 가입을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어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금리 변동이 반영되는 상품은 가입(계약) 시점보다 금리가 떨어지면 이자 수익도 기대보다 줄어드는데, 확정금리형은 계약 당시 약속한 이율을 적용한다.

저축보험은 불입 10년 차부터 비과세 혜택이 생긴다. 거치식은 1억원, 적립식은 매월 150만원 한도 내에서 5년 이상 납입하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연간 이자와 배당소득을 합산한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사업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 등 모든 소득을 합산해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저축보험 표면금리 현혹 안 돼

저축보험 가입 전 반드시 짚어봐야 할 사항도 있다. 저축보험 상품의 ‘표면금리(적용금리)’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저축보험은 보험 보장에 따른 사업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만기 시 사업비를 제하게 된다. 이 때문에 고객이 실제 받는 금액은 납입 보험료를 적용금리로 계산한 금액보다 적다. 가령, ‘연 복리 고정금리 4.5%’ 상품의 사업비·보장보험료를 뺀 실질 환급률은 3.97%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저축보험 가입 전 상품설명서·약관을 통해 실질 이율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저축보험 상품설명서와 안내장의 ‘공제 금액 공시’를 통해 적립 기간별 실질 환급률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은 실질금리와 적용금리가 다른 구조인데, 적용금리만 부각시키는 측면이 있다”면서 “가입 전에 적립 기간별 실질 환급률과 비용·수수료 등 공제 금액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금을 손해 보지 않는 ‘최소 가입 기간’도 확인해야 한다. 저축보험의 경우 만기 전 중도 해지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 만기 전 중도 해지 시 사업비를 물고 적은 환급금을 받게 된다. 최소 3년 이상 유지하는 게 부담이라면, 만기가 더 짧거나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상품 등에 가입하는 편이 낫다. 5년 확정금리 저축보험에 가입하면 불입 10년 차를 채워야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5년 확정금리 이후에 적용금리 수준에 따라 이자 수익이 달라질 수 있다. 보험증권을 받은 날로부터 15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허지윤 조선비즈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