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 조치로, 2007년 4분기 이후 반 토막 났던 중국 증시가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매도 타이밍을 놓치거나 뒤늦게 중국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더욱 깊은 고민에 빠지고 있다. 정말 이제라도 팔아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다시 봄날이 올 것인가?

단기 정책성 약발 효력 다해…

추가 정책 뒤따라야 본격 반등

분석에 앞서 가장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중국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라면 대부분의 펀드들이 홍콩 거래소에서 투자가 이뤄지며, 본토의 우량종목(H지수 편입 종목) 중심으로 투자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즉, 중국 펀드에 편입된 종목들은 홍콩과 본토에 동시 상장된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결국 본토보다 합리적인(?) 외국인의 투자 비중이 높고, 대형 우량주 중심인 홍콩 증시에 투자를 하고는 있지만 기업들의 펀더멘탈은 본토 기업들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본토 증시와 홍콩H지수(HSCEI: Hang Seng China Enterprise Index)의 연계성이 높다는 점에서 본토 증시와 경제 상황을 항상 예의 주시해야 함을 시사한다.

잊지 말아야 할 중국 증시의 세 가지 잠재력

중국 증시는 2007년 11월 6000포인트 고점 이후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2008년 중국 증시의 모습은 2007년과 비교해 방향성 외에도 여러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첫 번째로 수급 요인을 들 수 있다. 최근 증시 반등의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비유통주 물량 문제는 사실 전혀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2007년에도 이미 2008년의 70%에 해당하는 비유통주가 시장에 쏟아졌지만 차익 실현 비율이 낮아 전혀 이슈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정부의 긴축 강화와 펀드 허가 제한, 글로벌 신용경색 위기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해 투자심리는 극도로 위축되었고, 낮은 금리를 피해 증시에 유입되던 막대한 예금이 은행으로 다시 역류하면서 물량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비유통주 정책에 대한 간접적인 조치들을 내놓고 있지만 2008년과 2009년에도 공개될 물량이 적지 않아 근본적인 수급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지수 반등 폭을 계속적으로 압박할 것이다<그림1>.

두 번째로 정부 긴축에 대한 우려감이다. 2007년에도 중국 정부는 연중 지속적으로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상했지만, 증시는 오히려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결국 2007년 11월부터 긴축에 대한 공포감이 부각되면서 주가지수는 맥을 못 추는 모습을 보여줬다. 긴축에 대한 투자자의 시각 변화는 실질적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 감속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문제가 현실화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우려감은 역시 인플레이션 압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긴축정책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데 있다. 중국 정부도 상반기 물가의 고공행진을 더 이상 식품 가격에 국한된 문제만으로 인식하지 않으면서 긴축 불안감이 더욱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그림2>.

중국 정부가 2008년 정책 비중을 물가 안정과 고성장 사이에서 물가에 좀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고용 안정과 지역 불균형 해소의 필요성을 감안할 때 여전히 10%대 성장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반기 중국 수출이 이미 감소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성장 둔화는 불가피하고, 적정 성장률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이러한 매크로 환경 때문에 중국 증시를 포기해야 할까? 더욱 현명한 질문은 ‘중국 경제의 잠재력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는가?’일 것이다. 중국의 2008년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성장성과 잠재력마저 폄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기본으로 돌아가 생각해보자. 2007년 중국 증시가 급등할 때 고PER이 정당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고성장에 대한 프리미엄과 내수시장의 잠재력, 그리고 환율 요인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중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성은 여전히 가장 큰 투자 매력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IMF는 중국 경제가 2008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CAGR) 10%대의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25년간 중국 경제는 연평균 9.6% 성장했으며, 그 변동성(표준편차)은 2.8%포인트로 일본의 60년대와 한국의 70년대에 비해 크게 낮다. 즉, 과거의 경험과 강력한 정부 리더십을 감안할 때 2007년의 11.9% 성장을 심각한 과열로 보기보다는 호황으로 봐야 하고, 역으로 2008년 성장 둔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긴축으로 인한 급락보다는 일시적인 속도 조절로 봐야 할 것이다. 한 단계 나아가 해석하면 안정적인 고성장이 지속되면서 가계의 소득 수준 향상과 기업들의 높은 이익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소득 수준의 향상은 중국 가계의 증시투자 여력을 갖게 할 것이고, 기업의 펀더멘탈 향상에 따라 증시 투자의 매력도 역시 유지될 것이다.

향후 증시 상승의 키포인트는 정부 의지

물론 위안화의 절상이 지속된다는 점도 여전히 간과할 수 없는 매력이다. 중국은 2005년 7월 고정환율제도를 폐지했지만 여전히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준고정환율제도’를 시행중이다. 사실 위안화 절상의 의미는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인 수출 위축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왜 투자 매력과 관계되는지 의아해 할 수 있다.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 자산(부동산, 주식) 가격에 변동이 없어도 비위안화로 계산했을 때 투자가치는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즉, 위안화 절상은 경제적 측면에서는 수출 둔화로 풀이 가능하지만 중장기적인 투자 잠재력에서는 메리트로 작용한다.

사실 2008년 상반기 중국 수출의 감속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중국 정부의 환율정책에 대한 발언은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다. 최근 인민조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이 위안화 절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위안화의 하락 폭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중국 정부의 위안화 절상 용인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추가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환율 절상을 선택했다는 점도 위안화 강세를 지지한다. 2007년부터 시작된 물가 상승은 결국 과잉유동성 때문인데,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가 주원인이라는 점에서 환율 절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환율 절상은 수입 가격 인하를 의미하기 때문에 중국 물가 하락에 중장기적으로 일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 증시의 가격 부담이 일부 해소되면서 투자 매력도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7년 10월 고점 당시 PER 35배(IBES기준)를 기록했던 상하이A주는 5월 현재 19.8배로 하락했고, 홍콩H지수의 경우 23.1배에서 14.4배까지 하락한 상황이다<그림3>.

이는 중화권 시장의 고평가 논란이 일부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상대적인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중국 증시가 최근 6개월간 40% 이상 하락하는 조정장세가 지속되면서 과거 일본과 같은 버블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 증시에 단기적으로 부과된 과대한 프리미엄과 높은 벨류에이션이 재조정 과정을 겪고 있을 뿐 버블 붕괴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시 5월 상황으로 돌아와서, 상하이지수와 홍콩H지수는 2008년 저점 이후 각각 15%, 30% 상승하며 하락 폭을 일부 만회했다. 특히 하락 폭이 깊었던 본토 증시는 4월 말 증시부양 조치 이후 단기간에 15% 상승, 정부의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정부가 3000선 붕괴를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연속적인 정책을 내놓았다는 점은 시장 바닥 확인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호재였으며, 극도로 불안했던 투자심리는 일부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정책 부양으로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된 것일까? 필자는 단기적으로 지나친 기대감은 버려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조언한다. 단기적인 정책성 약발은 바닥을 다지는 역할을 했을 뿐 이미 그 효력을 다해가고 있으며, 본격적인 반등을 불러오기에는 추가적인 정책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향후 중국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거래세 인화와 같은 1회성 조치보다는 시장 보완성 조치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신용거래 허용이나 주가지수 선물 개설, 비유통주 매각제도 수정과 QFII제도의 확대 같은 조치들이다. 즉, 2008년 중국 경제가 수출 감속과 단기 악재들(폭설사태, 지진)로 펀더멘털이 약화된 현 상황에서 1회성 조치로 인한 증시 반등은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중국 정부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지 느긋한 마음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 증시를 움직이는 소수의 주도주들(Petro Chjna, ShenHua Energy, 공상은행 등)이 대부분 국유 기업이라는 사실도 정부의 정책 방향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2007년 11월 상하이A시장에 상장한 Petro China(시가총액의 20% 이상)의 사례를 들면, 정부의 석유 가격 통제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공모가를 크게 하회하며 전체 주가지수를 끌어내렸다. 향후 중국 정부가 물가 안정과 기업의 수익성 보전을 위해 공격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지수 반등 폭을 키울 것이다. 이러한 공격적인 재정 지출은 기업뿐 아니라 전체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골이 깊으면 산도 높을 것, 기다려야…

장기적인 안목에서 주시해야 할 점은 위에서도 강조했지만 중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성이다. 중국 경제는 2008년의 수출 경기 둔화와 긴축에도 내수 주도로 연간 10% 내외의 고성장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즉, 향후 2~3년을 바라본다면 현재 증시의 조정 국면은 오히려 매수 타이밍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다만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인플레이션과 비유통주 문제가 지속되면서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에 보수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의 높은 성장성으로 장기적인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기 때문에 기다릴 수 있는 투자자에게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이다. 골이 깊으면 산도 높기 때문이다.

김경환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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