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은 이른바 ‘1가구 2펀드’ 시대라는 통계가 나올 만큼 펀드시장이 질적인 성장과 더불어 양적으로도 비약적 성장을 이룬 한 해였다.

이 같은 펀드시장의 성장은 특히 해외 펀드에서 두드러진다. 해외 펀드의 경우 설정 잔고 기준으로 작년 연초 대비 연말까지 무려 10배 이상의 양적 성장을 이뤄내 국내 펀드와 비교 시 괄목할 만한 성장이 돋보였다. 하지만 그 내용 면에서는 투자 지역이 특정 국가로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과거의 수익률에 따라 펀드 유입자금이 따라가는 ‘후행성’이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투자자와 판매 창구의 직원들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평범한 분산투자 원칙이 아직까지도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고 있다고 전한다.

당신은 혹시 이런 유형의 투자자?

투자한 자산의 가격이 오르건 내리건 늘 고통스러워하는 투자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격이 내린 경우야 당연하겠지만 올랐을 때도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는 언론상에 매일같이 회자되는 소위 잘 나가는 주식이나 펀드를 보며, 욕심만큼 가지고 있지 못하거나 아예 보유하고 있지 않을 경우 생기는 불안함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결과는 크게 둘 중의 하나로 귀결된다. 먼저 대부분의 경우 특정 주식이나 펀드 가격 조정 시 집중투자로 인한 일시적 손해를 감당하지 못해 환매(매도)하는 경우가 있고, 극히 일부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예상이 적중해 큰 수익을 얻은 경우로 나뉜다.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짚어봐야 할 것이 있다. 소위 ‘몰빵’투자의 수익이 일회성에 그친다는 점이다. 수익을 얻는다 하더라도 분명한 건 투자자의 ‘능력’에 의한 연속성 있는 결과보다는 ‘우연’에 의한 일회성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시장의 단기적인 고점과 저점을 정확히 예측하는 일은 분석가나 펀드매니저에게도 어려운 신의 영역이다.

최근 펀드 투자자들은 작년 10월 이후의 글로벌 증시 급락을 계기로 포트폴리오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점차 자산배분에 대한 요구를 높이고 있다. 연간 50~100% 수익은 돼야 쓸 만한 펀드라는 일반 투자자들의 인식이 이번 글로벌 증시 조정을 통해 기대수익률이 낮아져 소위 잘나가는 펀드가 오히려 손실의 가능성도 많다는 경험을 한 것이다. 이를 통해 특정 자산으로의 ‘몰빵’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에 눈을 뜨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답은 ‘체계적 자산배분’

편안하고 안정적 수익 확보의 가장 분명한 방법은 ‘체계적 자산배분’이다. 간단히 말해 나눠서 투자하면 되는 것이다. 단, 체계적인 전망을 근거로 국가별(지역 분산), 상품별(자산 유형 분산) 그리고 기간(시분산)별로 다양하게 분산투자함으로써 흔히 말하는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어야 한다. 분산투자하면 위험은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분산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것이다. 5개 지역에 각각 투자하는 경우와 5개 지역에 고루 분산투자한 경우 최근 3년간의 최대, 최소, 평균 수익률을 비교해 본 결과 <표>에서 보듯이 분산투자 시 모두 큰 폭의 개선 효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해외의 사례를 보더라도 안정적 고수익의 절대적 비결은 역시 자산배분전략이다. 세계 자산배분의 아버지 게리브린슨이 1991년 발표한 논문이나 선진국 연기금의 투자성과 요인 분석 결과 등에 의하면 놀랍게도 장기투자 성과의 90%가 종목 선택(Stock Picking), 매매 시점(Market timing) 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산배분전략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투자성과를 분석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매매 시점을 잘 찾아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을 얻은 경우는 1.8%, 종목 선정을 잘한 경우는 4.8%에 그친 반면, 자산배분전략 즉, 분산투자를 통해 초과 수익을 얻은 경우는 무려 91.3%에 달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자산배분전략 못지않게 리밸런싱(Rebalancing: 사후관리)도 하나의 전략이다. 거래 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자산배분 서비스가 아무리 신뢰성 높은 모델이라 하더라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투자 후 지속적인 리밸런싱이다.

일반적으로 리밸런싱이라 하면 크게 소극적·적극적 의미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소극적 리밸런싱이란 최초 투자 후 각 자산의 평가금액이 증가하거나 감소함에 따라 최초 투자 비율과 달라지는 것을 바로 잡는 것을 말한다. 반면, 적극적 리밸런싱은 최초 투자 후 점검 시점에서 향후 고수익이 예상되는 투자 대상에의 자산 비중을 전략적으로 늘리는 투자활동을 말한다.

최초 펀드 가입 후 적어도 6개월 마다 본인이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과 향후 전망 등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만약 투자 당시 예측했던 방향과 현 시점에서의 향후 전망이 크게  다르다면 최초의 자산배분전략이라는 큰 틀 안에서 적절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병행될 때 효과적인 자산배분전략이 될 것이다.

이용규 미래에셋증권 상품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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