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주택 시장의 화두는 중소형이었다. 주택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2006년 이후 시장은 빠르게 실수요자 시장으로 재편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종합부동산세의 본격적인 영향력,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등이 한꺼번에 효력을 발휘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즉, 대형 평형은 매수 세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지지부진한 시장 상황을 보이고 있을 때, 중소형 평형은 실수요자 위주의 매수 세력과 약간의 투자자가 합세한 가운데 주택 시장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향후 대형 평형 시장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현재 처해 있는 여러 가지 규제 내용을 알아보고 아울러 보유자들의 심리 변화, 수요·공급에 따른 시장 전망 및 중소형 평형 보유자의 갈아타기 등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자.

실수요자 시장으로 재편되는 혼돈기

종합부동산세는 대형 평형 선호도를 급전직하시킨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2006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부유층에게 종합부동산세는 심적으로 그리 큰 존재는 아니었다. 다소 신경이 쓰이기는 했으나 인내할 만했다. 그런데 2007년 고지서를 받아본 순간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기준시가 현실화에 따라 과세 기준금액이 시세 대비 종전 50% 수준에서 70% 정도까지 상승했으며, 연 단위 단계적 세율 상승으로 전년보다 세액이 2배가량 오른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다주택 보유자의 심리적 변화가 나타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과거 막연하게 생각하던 좋은 집 두 채 이상이 이제는 고민거리가 된 것이다.

2007년 말 기준으로 기준시가 25억원 정도의 집 두 채를 보유한 경우,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한 보유세는 약 3000만원 정도였다. 이 금액은 2008년에는 3500만원 정도로 바뀌고, 2009년에는 4000만원 가까이에 이른다. 아무리 부자라 하더라도 연말에 3000만원 정도를 현금으로 납부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은퇴 후 부동산 등 자산은 많다 할지라도, 현금 유동성에서 그리 넉넉하지 못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런 사유로 기회가 되면 한 채를 매도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 25억원 주택이 12억5000만원짜리 집 두 채라고 할 때, 2009년에 그 중 한 채를 판다고 가정하면 보유세는 2700만원 줄어든 1300만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종합부동산세의 영향으로 그 중 한 채를 팔고 싶어 하는 수요는 대략 30% 이상으로 추정된다. 

매도 경향을 보이고는 있으나 걸림돌이 되는 것은 양도소득세 중과다. 2주택자는 50%, 3주택 이상은 60%를 부담해야 하는 현실은 쉽게 매도 결정을 할 수가 없게 만든다. 특히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배제된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부득불 얘기하면 할 말은 없어지나, 사람 마음이 그리 간단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세부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분석을 시도하게 된다. 양도소득세가 완화될 때까지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감수하고 팔 것인가의 고민이다. 대부분 사례에서 보게 되면, 대략 2년 정도 기다려서 양도소득세가 완화되어 정상세율로 돌아오면 내게 될 부담세액과 그 기간 동안 보유에 따른 세금을 비교하게 된다. 그 결과 주택 가격이 많이 올라 양도소득세가 많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보유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 평형인 고가 주택 시장에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는 어찌 보면 엇박자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보유세 중과, 거래세 완화라는 당초 정책 모토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퇴로를 차단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중과를 감수하고라도 팔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 것은 지나치게 경직된 원론일 뿐이다. 이제는 실거래가제도가 정착되었고, 시장 상황상 양도소득세 완화에 따른 고가 주택 가격 상승 등에 대한 우려도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종합부동산세의 부담을 느낀 보유자의 상당수가 매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은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 지금이 양도소득세 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양도소득세 완화 필요 시점

이제는 시장에서 대형 평형인 고가 주택에 대한 수요를 쉽게 찾을 수 없다. 종합부동산세 등으로 고가 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며, 매수 주체를 만나기 어려워진 것이다. 우선 대표적인 수요층인 부자들 중 한 채를 가지고 있으면서 추가 투자 목적으로 2주택이 되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고급 주택을 투자 수단으로 생각하던 가수요가 사라진 것이다. 종전 2주택이나 3주택자는 추가 매입이 문제가 아니라, 위에서 언급했듯이 어떻게 팔 것인가가 현안이다. 결국 대형 평형 시장도 실수요자 시장으로 재편되었다고 할 수 있다. 

실수요자의 실체를 알아보기로 하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기존 부유층의 자녀다. 그러나 이들이 부모로부터 증여를 통해 대형 평형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미 부모의 의식이 바뀌어 100㎡ 수준의 평형이 고려 대상이라 할 수 있고, 대형을 증여할 경우 증여세가 최소 2~3억원 이상이 발생하므로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종전 부자들 중 강남 등 고급 주거 지역이 아닌 곳에 거주하거나 빌라 등 아파트가 아닌 대형 평형 거주자들이다. 이들은 대출 규제에도 상당한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는 부류다. 최근 대형 매수세는 이들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중 일부는 기업을 운영 중이거나 전문직종으로 자금 조달상의 무리는 없으나 자금 출처 증빙에 애로를 느끼는 경우가 간혹 있다. 소득 노출로 인해 세무상의 조사가 사업장까지 번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 부자들의 갈아타기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은 중산층 위주의 평수 늘리기 형태다. 가장 바람직한 경우라 할 수 있는데, 자금 조달상의 문제로 현실화되기가 쉽지 않다. 즉, 대출 규제로 인하여 LTV, DTI 등의 요건을 맞추려면 대출금액에 한계가 있고, 금리 인상으로 7% 정도의 조달 금리를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10억원 정도의 종전 집을 매도하고, 20억원 정도의 대형 평형으로 갈아타기를 할 경우, 10억원의 차액 조달이 필요한데, 연간 소득이 1억원 이상이어야 대략 4억원 가량 대출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나머지는 여유자금을 보유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종전보다 1000만원 이상 낼 각오를 해야 한다. 이런 수요층이 대형 평형 매입에 애로를 느끼며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기다리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대기 매수세에 머물러 있는 등 여러 사유로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 대형 평형은 비교적 안정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종전에 강남 등 지역에서 사업성을 위해 대형 위주로 공급이 상당기간 지속되어 왔고, 최근 공급량 중 주상복합의 경우는 상당수 대형 평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올해 분양 예정 물량 중 서울에서만 용산 한강로, 한남동 단국대학 부지, 성수동 두산, 반포 주공 2·3단지, 마포 합정동 등이 대기하고 있고, 뚝섬의 주상복합인 대림·한화는 고분양가로 인해 아직 분양률이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입주 물량으로는 대표적인 잠실 지역과 삼성동 AID아파트와 반포 주공도 연말 연초로 예정되어 있다. 여기에 기존 물량으로 위에서 언급한 다주택자의 매도 대기 물량까지 고려하면, 당분간은 무리가 없다고 예상된다. 그러나 향후 재건축의 경우 소형평형의무비율 60%제도(2005년 5월19일 이후 사업 시행인가 신청분) 실시로 대형 평형 공급 상향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2006년 말 주택 가격 상승은 중소형 위주였다고 할 수 있으나 대형 평형도 가격이 같이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시장이 2007년을 거치면서 대형은 제도적 한계에 부딪혀 보합세를 유지했고, 재개발 연립·다세대를 중심으로 한 주택 유형과 규모로는 중소형 위주의 장세가 펼쳐졌다. 대형은 최근 들어서도 중소형의 상승과는 달리 대부분의 지역에서 10~20% 정도 매도호가 기준으로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물론 지역적으로 볼 때 용산의 경우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지만 기타 지역은 매수세가 실종된 가운데 1년 내내 문의가 없는 곳도 있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지리라 예상된다. 매수 주체가 아직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주택 보유자도 기회만 있으면 매도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 전망 및 갈아타기 시점 등 접근법

향후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보게 되면, 서울 등의 지역에 신규로 아파트를 공급할 용지는 재개발 지역과 재건축아파트 등으로 제한된다. 여기에는 공히 소형평형의무비율제도가 적용되어 재개발의 경우 중대형 비율이 10~20%로 제한되고, 재건축은 40%로 한계가 있다. 재개발은 지나치게 비율이 낮은 문제가 있으며, 재건축은 종전 중대형 거주자들의 만족도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대형 평형의 물량 부족을 초래할 수도 있다. 소득이 증가하고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부유층의 대형에 대한 선호도가 강화되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상황은 다소 과도기라 할 수 있다. 보유세 부담으로 인해 대형 주택을 매도하려 하지만 양도소득세 중과로 팔기가 어려워 매물도 많지 않고, 그렇다고 매수자도 별로 없는 매도·매수 부재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새 정부 들어 논의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 기준금액을 6억원에서 9억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는 문제라든가, 위헌 제청되어 있는 세대별 합산을 인별 합산으로 되돌리는 결정이 내려질 경우에는 변화가 예상된다. 종전 매도 성향을 보이던 다주택자의 심리적 변화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잠재적 공급처였던 이들이 보유세 부담이 절반 정도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위 제도가 시행될 경우, 매도세는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2주택자 이상은 강남 등 좋은 지역, 즉 팔기 아까운 곳에 집을 소유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한번 팔고 나면 다시 사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책의 시행 시점상 종합부동산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양도소득세가 완화되어 매물 확대로 인해 시장이 안정되기를 기대해 본다.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중소형 평형 보유자들의 갈아타기 시점으로는 종합부동산세에 앞서 양도소득세가 완화되는 시점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적 기대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대형 평형 매입에 여력이 있는 경우라고 한다면, 요즘 같은 시기도 차선의 시점이 될 수 있다. 매수자가 없는 시장에서 매수자의 지위는 매도자에 우월하기 때문이다. 모든 여건이 갖추어지는 매수 시기는 없다. 그때는 이미 기회가 아니다. 본인의 상황이 자금 조달 능력과 아울러 준비되어 있다면 망설일 이유는 많지 않다.

또 하나의 관심 분야를 살펴보면 대형 평형 분양 시장이다. 요즘 고분양가 논란 속에 미분양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층과 향을 골라 살 수 있는 매력도 있으므로 고려할 만하다. 이런 미분양 물량 외에 향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대형 분양 물량도 관심거리다. 고분양가 거품이 제거되어 있으므로 매력이 있다. 판교에 공급되는 물량이 대표적이다. 또한 용산 등 기존 지역의 아파트 공사 물량 중 입주가 얼마 남지 않은 재건축 조합원 입주권도 검토 대상이다. 재건축 예정 단지 물량을 사서 무한정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형 평형은 혼돈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대형도 실수요자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본인에게 맞는 유형이 나타나면, 시기는 특별히 의미가 없으므로 과감하게 선택 결단을 해야 한다.

박합수 국민은행 PB부동산팀장 / 사진 : 홍승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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